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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6화 처음 잡는 불륜 현장

하윤은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석지환의 문자를 받았다.

[시윤아, 미안해. 내가 전에 너무 어리석었나 봐. 잠깐 진정이 필요하니 나중에 제대로 사과할게.]

이 문자를 보자 하윤은 그제야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석지환이 스스로 알아차렸다는 건 공은채가 도준의 방에 들어간 게 확실하다는 걸 설명하기도 한다.

‘하!’

머릿속에 그려지는 화명에 하윤의 발걸음은 점점 빨라졌다. 하이힐을 또각거리며 문 앞에 다다른 하윤은 일부러 방 안에 사람들이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카드키로 벌컥 문을 열었다.

그리고 도준의 몸 위에 바싹 붙어있는 공은채를 본 순간 끝내 화가 폭발하고 말았다.

“누가 너 더러 들어오라고 했어! 지금 뭐 하는 짓이야!”

공은채는 생각보다 빨리 돌아온 하윤을 보며 아쉬운 표정을 지었지만 그렇다고 곧바로 도준의 위에서 일어나지는 않았다. 오히려 도준의 반응을 관찰하며 그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 지켜볼 뿐.

그 사이 도준의 시선이 잔뜩 화가 난 하윤의 얼굴을 위아래로 훑었다. 버럭버럭 화내는 하윤의 모습은 심지어 정말 남편 불륜 현장을 덮친 아내 같아 보이기까지 했다.

그게 재밌었는지 도준은 자리를 꼰 채 와인을 내려 놓으며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렸다.

“봤으면서 뭘 물어?”

분명 미리 짜 놓은 각본이었지만 쓰레기 남편처럼 말하는 도준을 보자 하윤은 화를 주체할 수 없었다.

심지어 도준을 삿대질하던 손마저 부들부들 떨어 오히려 더 리얼하게 느껴졌다.

“저 여자 다시는 내 눈앞에 나타나지 못하게 한다고 약속했잖아요!”

“앞으로 나 다시는 속이지 않겠다고 약속한 건 누구더라?”

도준은 담배에 불을 붙이며 아무렇지 않은 듯 대답했다.

하지만 그 말에 하윤은 아무런 반박도 할 수 없었다.

“그런 적 없어요.”

그때 옆에서 듣고 있던 공은채가 이내 두 사람의 대화에 끼어들어 하윤의 변명을 사전에 차단했다.

“그럼 지금 어디서 오는 길이야?”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지?”

하윤은 눈살을 찌푸렸다.

“나랑은 상관없지. 그런데 우리 오빠가 너랑 공천하 만나게 도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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