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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1화 허락

“공은채가 이미 먹었다고 했잖아요! 둘이 뭐 했어요?”

민도준은 잔뜩 화난 권하윤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귓가에 대고 나지막하게 속삭였다.

“자기가 나 다 뽑아먹어서 남아나지 않는데 어떻게 가능하겠어?”

뜨거운 숨결에 귀까지 빨갛게 된 하윤은 얼른 도준의 어깨를 밀어 버렸다.

“사람 참 뻔뻔해.”

……

뭐가 어찌됐든 연기는 계속해야 했기에 두 사람은 따로 레스토랑을 빠져나갔다.

하지만 먼저 성큼성큼 나가는 도준을 보자 하윤은 왠지 모르게 속상했다.

도준이 호텔에 돌아왔을 때 하윤은 여전히 버림받은 강아지처럼 잔뜩 풀이 죽어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도준은 얼른 하윤을 자기 무릎 위에 앉혔다.

“고작 이거로 삐졌어? 그럼 이틀 뒤에는 어떻게 버티려고 그래?”

홱 고개를 돌린 하윤은 잔뜩 놀란 듯 두 눈을 둥그렇게 떴다.

‘이게 고작 에피타이저라고?’

“이틀 뒤에 왜요?”

“사실 공은채가 바란 건 오늘 우리 관계가 완전히 나빠지고 자기가 떠난 뒤 그 틈에 나 꼬시는 거였거든.”

그런 상황을 생각하니 하윤은 가슴이 답답해났다.

그때 도준이 하윤의 턱을 들어 올렸다.

“기분 안 좋아? 그럼 기분 좋은 얘기해볼까? 오늘 공태준과 공연 보러 갔다며? 아니지, 무대 다시 서게 된 게 더 기쁜 일이겠지?”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도준의 품에 안겨 있던 하윤은 말없이 허리를 곧게 펴고 다리를 한데 모으며 군기 바짝 잡힌 모습을 보여주었다.

“아니에요, 제 말 좀 들어봐요.”

조심스럽게 말하는 하윤을 보며 도준은 입에 담배를 문 채 고개를 살짝 젖히며 끄덕였다.

“그래, 말해 봐. 듣고 있으니까.”

하윤은 다시한번 말을 조직해 오후에 있었던 일을 빠짐없이 도준에게 설명했다.

하지만 말을 할수록 기가 죽었다. 그도 그럴 게, 저도 잘한 거 하나 없으며 도준만 탓했으니.

그 이유 때문인지 방금까지만해도 버럭버럭 화내며 따지고 들던 하윤은 이내 누그러들었다. 심지어 당장이라도 도준의 다리 위에서 내려가고 싶었다.

하지만 도준이 이내 움직이려는 하윤의 허리를 끌어안았다.

“아직 얘기 안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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