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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7화 남편을 남에게 양보하다

결국 하윤은 얼굴을 감싼 채로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호텔문은 벽에 부딪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그 모습을 본 공은채는 손에 들고 있던 와인을 테이블 위에 올려 놓고는 화장실로 들어갔다.

화장실 안의 물건은 거의 다 깨져 있었고 도준은 세면대 옆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아무렇게나 풀어헤친 옷깃 사이로 보이는 남자의 목덜미에 난 상처는 그의 이미지를 깎아 내리기는커녕 오히려 야성미를 더해주었다.

심지어 욕실 안에 흩어진 희뿌연 연기는 야릇한 분위기까지 연출했다.

공은채는 바닥에 떨어진 수건을 주어 거치대에 걸어 놓고는 도준을 향해 걸어갔다.

하지만 너무 가까이 가지 않고 오히려 도준과 같은 세면대에 기댄 채 그를 힐끔 쳐다봤다.

“화가 나면 더 흥분하는 사람도 있다던데, 도준 씨는 어때요?”

공은채는 어머니의 미모를 물려받은 데다 남자의 마음을 잘 알고 있다. 그 때문에 마음만 먹으면 그 어떤 남자를 저한테 푹 빠지게 하는 건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그런 공은채도 딱 한 번 실패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도준이다.

물론 그때는 공씨 저택을 빠져나갈 계획을 짜느라 다른 데 집중할 수 없어서 실패했다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계획이 이제 막바지에 이른 데다, 공은채에게는 도준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이 도준을 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도준이 꼭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런 날이 멀지 않다고 공은채는 속으로 생각했다.

……

“띠.”

멀리에서 들리는 경적 소리에 하윤은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리고 비로소 아까의 ‘분노’가 좀 가라앉는 기분이었다.

방금 아무 생각도 없이 단숨에 1층까지 달려 내려왔지만, 이 순간 다시 맨 위층의 유리창을 보자 하윤은 저도 모르게 마음이 갑갑해 났다.

지금껏 도준에게 접근할 기회만 엿보던 공은채가 이렇게 좋은 기회를 놓칠 리 없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으니 그럴 만했다.

외로운 남녀가 같은 공간에 있는 데다, 하필이면 예전에 사귀던 사람이었으니…….

아까 방으로 쳐들어갔을 때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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