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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1화 약속

하윤은 싱글벙글 웃으며 도준의 목을 끌어안더니 나지막하게 중얼거렸다.

“여보.”

마치 잘못이라도 한 것처럼 우물쭈물하는 모습에 도준은 하윤을 제 품안으로 끌어당겼다.

“누가 보면 불륜이라도 저지르는 줄 알겠네. 뭐 하러 그렇게 조심스럽게 말해?”

하윤은 도준의 품에 안긴 채 발을 굴렀다.

“그냥 도준 씨라고 부르다가 갑자기 호칭을 바꾸자니 왠지 존중하지 않는 느낌이 들어서요.”

“쓸데없는 생각은 참 많이 해.”

도준은 하윤의 말에 피식 웃으며 그녀의 이마를 쿡쿡 찔렀다.

하윤은 도준의 다정한 모습이 좋은지 도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댄 채 애교 부렸다.

“혹시 화난 건 아니죠?”

도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하윤을 빤히 바라보다가 한참 뒤에 되물었다.

“내가 무서워?”

‘어제 했던 대화는 다 지난 거 아니었나?’

갑작스러운 언급에 하윤은 도준의 의도를 파악하지 못해 손으로 대충 표시하며 얼버무렸다.

“조금요.”

도준은 입꼬리를 끌어 올리며 하윤의 손을 꼭 감싸 쥐며 하윤이 손가락으로 표시한 작은 틈마저 닫아버렸다.

“이만큼도 무서워할 거 없어.”

하윤은 어안이 벙벙해서 이해할 수 없다는 듯 도준을 바라봤다.

“앞으로 싫으면 싫다 직접 말해. 곤란하게 하지 않을 테니까.”

도준은 매혹적이면서도 진지한 눈으로 하윤을 빤히 바라보며 그동안 꿈에 그리던 약속을 해주었다.

그 모습에 하윤은 넋이 나간 듯 몇 초간 가만히 있더니 이내 정신을 차리고 되물었다.

“정말이에요?”

“모든 사람이 다 자기 같을 줄 알아? 내가 약속한 거 언제 안 지키는 거 봤어?”

하긴, 지난 일을 없었던 일로 하겠다고 한 뒤로 도준은 한 번도 하윤의 지난 잘못을 언급한 적이 없다.

심지어 하윤에게 주겠다고 약속한 것도 모두 주었고.

그 때문에 하윤은 이 순간이 더 믿기지 않았다.

“그럼 만약 제가 도준 씨 말 안 들으면요? 일부러 성깔 부리면…….”

“마음대로 해.”

하윤은 할 말을 잃은 듯 멍하니 도준을 바라봤다.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는 않을 텐데.’

이정도 신분 차이라면 도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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