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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3화 지나간 일

오후 1시 반.

하윤은 공태준이 준 명함대로 공천하가 수감된 감옥을 찾았다.

이 곳에 수감된 사람은 모두 경제사범들이기에 환경은 그나마 괜찮았다.

태준이 미리 손쓴 덕분에 하윤은 공천하를 쉽게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이곳에서 만난 공천하는 전에 보던 때보다 많이 변해 있었다. 얼굴은 핼쓱해졌고 옷차림도 더 이상 고급 정장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을 보는 눈빛만큼은 여전히 덤덤하고 도도했다.

하윤을 본 순간 공천하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뭘 알고 싶어서 찾아왔지?”

공천하가 이렇게 말하다면 하윤도 내외할 필요가 없었다.

“당신이 우리 아빠 죽였어?”

“이성호 친구를 찾아가 돈 좀 찔러주면서 내 계획대로 움직여달라고 꼬드긴 걸 말한다면 맞아. 그런데 투신한 건 멘탈 약한 네 아비를 탁해!”

“닥쳐!”

하윤은 피가 거꾸로 솟았다.

“우리 아빠는 반평생 음악밖에 모르던 분이셨어. 그런데 그런 분한테 그렇게 더러운 누명을 씌우다니! 당신이 사라미야?”

격양된 하윤의 반응에도 공천하는 여전히 무덤덤하게 대답했다.

“딸이 미쳐서 아비보다 더 늙은 남자와 살겠다는데 그럼 어떡해? 은채의 명예를 더럽히지 않는 선에서 이성호한테 교훈을 주려면 그러는 방법 밖에 없었어.”

공천하는 제 딸을 유혹한 남자한테 이정도 벌쯤은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모든 게 공은채가 꾸민 짓이라는 건 모르는 듯했다.

기운 없이 앉아 있는 공천하를 보자 하윤은 문득 지금 화를 내봤자 아무 의미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에 하윤은 깊은 숨을 들이켜면서 질문을 이어 나갔다.

“그럼 공은채는 왜 하필 우리 아빠와 같이 살겠다고 고집했지? 대체 왜?”

“은채의 친모 염옥란은 해원 제일의 미녀였어…….”

그 때문에 부잣집 귀공자든 아니면 능력 있는 젊은 인재든 모두 염옥란에게 구애했었다.

하지만 염옥란의 마음 속에는 오직 공천하 뿐이었다.

두 사람이 자연스럽게 사귀게 되었고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염옥란이 공태준을 임신했다.

그때만해도 공천하는 아직 가주가 아니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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