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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3화 솔직한 고백

하윤의 표정은 태연했다.

“동병상련이요. 저랑 은우는 모두 아무것도 제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처지니까. 운명도, 신분도.”

도준은 조금도 굴하지 않고 말하는 하윤의 말에 천천히 대답했다.

“계속 말해 봐.”

하윤은 잠깐 생각하더니 이를 악물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저 도준 씨 사랑해요. 하지만 무서워요.”

“오?”

도준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렸다.

그러자 하윤은 손을 들어 도준의 손목을 잡았다.

“만약 우리가 평등하다면 뭐든 도준 씨한테 털어놓고 상의했을 거예요. 그런데 우린 아니잖아요. 저 도준 씨가 화낼 때마다 무서워요. 제가 감당할 수 없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을까 봐.”

맨 처음, 도준이 하윤과 은우의 사이를 오해했을 때, 은우는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다.

그리고 하윤이 중상을 입은 은우를 경성에 데려오자고 부탁했을 때, 은우는 그 대가로 다리 한쪽을 잃었다.

하윤은 아직도 저와 도준이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제 오빠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잔인하고 난폭한 사람은 칼과 같아. 상대가 일부러 너 다치게 하려고 하지 않아도 너는 다칠 거야.’

‘보통 사람은 화 나면 말다툼으로 끝내지만 민 사장은 화 나면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할 수 있어.’

이 모든 걸 떠나 하윤을 가장 불안하게 하는 건 사실 도준이 뭘 하려고 하면 하윤은 그걸 막을 능력이 없다는 거다.

너무 큰 차이 때문에 하윤은 언제나 조심해야 하고, 눈치 봐야 하고 도준의 사랑과 본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며 가장 안전한 위치를 찾을 수밖에 없다.

하윤도 솔직히 도준한테 솔직하고 싶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주변 사람을 끌이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하다.

……

모든 걸 솔직히 털어놓고 나서야 하윤은 조마조마한 듯 도준의 눈치를 살폈다. 도준이 제 말을 믿어줄지, 또 더 화내지는 않을 지 하윤도 모른다. 때문에 그저 빤히 도준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그 시각 도준도 하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가로등 빛이 마침 도준에게 떨어졌지만 오히려 더 섬뜩해 보이기만 했다.

“지금 그 말은 자기와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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