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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4화 민병철의 패배

“하긴, 그렇다면 어디 한번 직접 가르쳐 보세요. 제가 만족한다면 이번 일은 그대로 묻어드리죠.”

도준이 상냥한 미소를 지으며 이런 말을 하자 민병철은 도준이 대충 편의를 봐줄 거라고 생각하고는 민현준을 꾸짖는 척 목소리를 높였다.

“것 봐, 그러게 왜 그런 같잖은 여자들과 어울려서는 이 할아비까지 너 걱정하게 해? 앞으로 눈 크게 뜨고 사람 제대로 봐, 알았어?”

“알았어요.”

“하.”

도준은 어이없는 듯 웃음을 터뜨리더니 손에 쥐고 있던 라이터 뚜껑을 닫았다.

“설마 이거로 끝낼 생각 아니죠?”

회의실 안을 꽉 메운 임원진들 앞에서 저보다 한참 어린 도준에게 사정할 수 없었던 민병철은 얼굴을 굳혔다. 그도 그럴 게 이 상황에 사장을 하면 앞으로 아랫사람들을 볼 면목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뭘 원하는 거지?”

“제가 뭘 원하냐고요?”

도준은 말꼬리를 길게 늘어뜨리며 방 안에 있는 사람들을 빙 둘러보더니 경비원의 허리 춤에 있는 막대기를 가리키며 머리를 까딱거렸다.

“민병철 사장님께 그거 갖다 드려요.”

“제가 바라는 거 별거 없어요. 민현준의 다리를 부러뜨리면 이번 일은 넘어가 드리죠.”

“쾅!”

도준의 말에 민병철은 분에 겨워 막대기를 쳐냈다.

“민도준! 너 사람 그렇게 무시하지 마!”

바닥에서 데굴데굴 구르던 막대기는 마침 도준의 발 앞에 굴러왔다.

그 막대기를 밟으며 자리에서 도준이 자리에서 일어나자 사람들의 시선도 따라서 위로 올라갔다.

검은 막대기를 손에 든 도준의 모습은 소름 돋을 정도로 섬뜩해 민병철의 기세마저 꺾어 버렸다.

“지…… 지금 뭐하는 거지?”

도준은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저요? 이러려고요.”

말과 동시에 도준은 손에 든 막대기를 힘껏 휘둘렀다. 이윽고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회의실에 울러 퍼졌다.

사람들은 저마다 숨을 몰아 쉬었고 곧이어 돼지 멱따는 듯한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아! 내 다리…… 아!”

도준은 몽둥이를 손바닥에 툭툭 내리치며 민병철을 향해 웃었다.

“손자라고 손 못 댈 것 같아 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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