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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9화 달라진 대우

하윤은 입을 삐죽거렸다.

“나처럼 호강만 할 줄 아는 쌀벌레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도준은 나른하게 침대 머리에 기대 되물었다.

“누가 자기더러 쌀벌레래?”

“누구긴 누구겠어요? 도준 씨 전 약혼녀죠. 자기는 도준 씨와 함께 어려운 시기를 함께 극복하며 걱정도 나눠줬는데 나처럼 호강만 할 줄 아는 여자는 도준 씨랑 어울리지 않는대요.”

그 말에 도준은 피식 웃었다.

“걱정을 나눴다고? 그 정도 능력이 되면 집구석에서 아무것도 못하고 있었겠어? 그런 말도 믿어?”

하윤은 그제야 마음이 조금 편해졌는지 투덜거렸다.

“뭐 어쩌겠어요? 도준 씨를 늦게 알게 된 제 잘못이죠. 도준 씨 걱정도 나눠주지 못하고.”

“하.”

장난기 섞인 웃음 소리가 핸드폰을 통해 방 안에 울려 퍼졌고 핸드폰을 쥐고 있는 하윤의 손마저 찌릿찌릿하게 했다.

“자기가 미리 나타났어도 난 응석받이를 데리고 싸우러 다닐 생각 없어. 껍질이라도 까지면 또 얼마나 달래 줘야 한다고.”

하윤은 불만인 듯 투덜거렸다.

“지금 제가 도준 씨 발목 잡는다는 거예요?”

“당연하지.”

하지만 하윤이 화를 내기 전에 도준이 느긋하게 말했다.

“맨날 자기한테 홀려 침대에서 기운 다 쏟으면 어떻게 일을 제대로 하겠어?”

“말은 똑바로 해야죠. 누가 누굴 홀린다는 거예요?”

시끄러운 소리는 전화기를 통해 두 방안의 적막을 깨트렸다.

……

다음날 아침.

경성의 추운 겨울 기온 때문인지 백제그룹 대문을 들어선 사람들은 저마다 찬공기를 몸에 휘감은 채 오돌오돌 떨었다.

하지만 걸음을 재촉하는 회사원들 사이에서 한 쌍의 모자는 유독 어울리지 않았다.

나이가 좀 들어 보이는 여인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옆에 있는 남자에게 말을 건넸다.

“이번에 프로젝트 부장이 새로 부임됐다면서? 왜 나와서 반겨주는 사람이 없어?”

송민우는 저들을 보는 시선에 어색한 지 자꾸만 몸을 숨겼다.

“가서 물어보면 되죠.”

그러다가 한참 뒤 프런트 직원에게 물어보고 돌아왔다.

“지금 회의 중이래요. 조금 기다려야 할 것 같아요. 회의 끝나는 대로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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