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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미인계

“은채야, 우선 얼음찜질 하고 있어. 내가 이따 의사 불러줄게.”

공은채는 얼음주머니를 받아 쥐어 얼굴에 대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눈살을 살짝 찌푸린 모습에서 불편해한다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

석지환은 마음이 아파 공은채 옆에 앉았다.

“아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다 봤잖아.”

공은채는 한참 동안 찜질을 하다가 얼음 주머니를 내려 놓았다.

“내가 교수님을 해쳤다고 미워하는 것 같아. 이런 일 당해도 싸지 뭐.”

공은채가 오히려 모든 죄를 제가 떠안는 모습에 석지환은 오히려 마음이 아팠다.

“아니야. 이건 다 공천하 짓이잖아. 너도 피해자야.”

말이 끝나기 무섭게 석지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공은채가 그의 어깨에 기댄 것이었다. 그 순간, 공은채한테서 나는 특유의 시원한 향기가 석지환을 그물처럼 감쌌다.

“나 이해해줘서 고마워.”

석지환에게 고마운 게 아니라 석지환이 저를 이해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오해당한 게 억울하다는 걸 충분히 나타냈다.

그 때문에 마음도 따라서 철렁 내려앉아 석지환은 손을 들어 공은채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그동안 고생한 거 알아. 나도 이런 거 원치 않아. 너무 자책하지 마.”

공은채는 무표정한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석지환의 위로를 듣기만 했다.

그러다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난 네가 시윤이 만난 뒤로 나 다시는 안 볼 줄 알았는데.”

“그럴 리가 없잖아.”

석지환은 피식 웃었다.

공은채는 그런 석지환의 어깨에서 일어나더니 애교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두 사람 나 없는 데서 내 뒷담화 하지 않았어?”

말을 꺼내려는 순간 석지환은 엄지가 무거워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건 하윤과 약속한 증거였다.

다시 눈을 내리 깐 석지환은 천천히 말을 꺼냈다.

“시윤은 그저…… 네가 교수님 해쳤다고 오해하고 있어. 그게 뒷담화는 아니잖아.”

석지환이 여전히 하윤의 편을 들자 공은채는 미간을 좁혔다.

“그럼 주림 데려오는 건 물어봤어?”

석지환은 잠시 머뭇거렸다.

“주림의 정신이 아직 온전치 못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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