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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화

“어머니가 너를 찾으시던데. 만났어? 통화했어?”

그러자 나는 짜증을 냈다.

“말이 왜 이렇게 많아? 평소처럼 나를 무시해 주면 안 돼?”

우현수는 운전대를 꽉 쥐며 이를 갈았다. 그는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였다. 순한 양처럼 행동하던 내가 이런 말을 하니 익숙지 않아서일 것이다. 그는 이런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우현수를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서 온갖 노력을 다했다. 그의 이상형인 청아처럼 되려고 애썼다. 사랑스러운 아내가 되려고 모든 걸 다했다. 하지만 이젠 진정한 나로 살고 싶었다.

나는 그 생각에 절로 미소를 지었다. 우현수가 화를 낼수록 나는 조금 더 단단해지고 진정되는 것 같았다.

다시 정적이 흘렀다. 우리 둘은 말없이 앉아 있었고 지훈이는 만화를 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한 시간 뒤 우리는 공항에 도착했다. 나는 지훈이의 손을 잡고 우현수는 짐을 내렸다.

“빨리 바다로 가고 싶어요.”

지훈이는 흥분한 상태로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그래. 빨리 가자. 우리 지훈이가 가고 싶다는데.”

우현수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리고 다치지 않은 나의 한 쪽 팔을 잡고 어머니 쪽으로 나를 끌고 갔다.

그쪽에는 경찰들이 있었는데 그들 중 몇 명은 내가 아는 사람들이었다. 지훈이는 모두에게 인사했지만 나는 하지 않았다. 나를 싫어하는 사람에게 굳이 친절을 베풀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우현수는 짐을 가져와 한 경찰관에게 건넸고 청아, 도언이와 우지찬 옆으로 갔다. 그리고 청아 쪽으로 돌아서더니 내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어깨를 감싸안고 이마에 키스했다.

나는 모른 척했다. 우현수가 나를 무시한 것과 내가 느끼는 고통은 모두 거짓이라고 나를 속이며 위로했다.

왜 굳이 내 앞에서 저런 행동을 할까? 지훈이가 비행기에 타기 전까지는 최소한의 예의를 지킬 수는 없는 건가?

“5분 뒤 출발할게요.”

조종사라고 짐작되는 사람이 입을 열었다. 모두가 나를 이상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마도 그들은 내가 평소처럼 굽신거릴 것이라고 예상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들의 예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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