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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우현수는 내 쪽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우리는 서로의 숨결을 느낄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서 있었다. 그는 눈을 부릅뜨고 나를 째려봤지만 나 역시 겁을 먹지 않기로 다짐하고 물러서지 않았다.

“난 안 나가. 그러니까 취소하고 내 차에 타. 지금 당장.”

그는 차가운 표정으로 나를 노려보며 이를 갈았다. 나도 화가 치밀어 오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참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네가 뭔데? 응? 내가 네 강아지야? 시키면 다해야 해?”

나도 언성을 높이며 화를 냈다. 수년 동안 우현수는 나를 쥐락펴락했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난 무엇을 얻었을까? 화를 억누르고 나답지 살지 못했는데 결국에는 이 지경이 되었다. 얻은 건 아무것도 없고 오직 고통과 상처만 남았다.

“한수아...”

우현수는 경고하듯 말했다.

“또 싸우는 거예요?”

지훈이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슬픈 표정으로 서 있는 지훈이를 발견했다. 나랑 우현수가 싸우는 모습을 지훈이에게 보이는 게 너무 싫었다. 지훈이는 아무 잘못이 없으니 말이다.

“아니야. 싸우는 게 아니야. 뭐 좀 토론하고 있어.”

나는 우현수에게 눈치를 줬다.

“그렇지?”

우현수도 나처럼 노아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사람이었다. 그 역시 순식간에 표정을 바꾸며 환하게 웃었다.

“그럼. 네 엄마가 팔을 다쳐 운전을 못 해서 우버를 불렀대. 하지만 나는 너희 둘을 데려다주고 싶었어.”

우현수는 지훈이를 바라보며 말했다.

“엄마, 왜 우리 아빠랑 같이 안 가요?”

나는 깊은숨을 들이쉬고 천장을 바라봤다. 기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지훈이 때문에 나는 매우 난처했다. 그리고 마지못해 입을 열었다.

“아니야. 같이 갈 거야.”

나는 투덜거리며 말했다. 지훈이 때문에 이런 일까지 하다니.

“야호!”

지훈이는 환호하며 거실로 달려가 다시 가방을 챙기고 나왔다.

“여기서 기다려.”

나는 우현수에게 말하고 지훈이의 짐과 내 가방을 가지러 갔다. 나는 거실을 조금 정리한 후 짐을 챙겼다. 마지막으로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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