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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한수아의 시각]

“엄마, 보고 싶었어요. 왜 전화 안 했어요?”

지훈이의 목소리에는 슬픔이 묻어났다.

나는 당장이라도 그를 안아주고 싶었다. 내가 아직 여기에 있고 그를 두고 떠나지 않을 거라는 걸 확인시켜 주고 싶었다.

“미안해. 엄마가 핸드폰을 잃어버려서 아빠 폰으로 전화하는 거야.”

“그럼 영상통화 할 수 있어요? 보고 싶어요.”

지훈이는 뭔가 잘못됐다는 걸 눈치챈 게 분명했다. 하지만 지금 병실에 누워 있는 날 보여줄 수는 없었다. 지훈이가 걱정할 테고 당장 집에 오겠다고 할 것이다.

게다가 내가 표적이 된 상황에서 그를 위험에 빠뜨릴 순 없었다. 누군가가 나를 죽이려 한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았다.

“지금은 안 돼. 여기에서 영상통화를 못 한대.”

나는 거짓말을 했다.

“그런 룰이 어디 있어요? 왜 안되는데요?”

지훈이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는 지훈이가 화가 난 걸 알았지만 그저 넘기기로 했다.

“지훈아...”

“보고 싶단 말이에요. 아빠가 거기에 있는 사람들이랑 말하면 영상통화 할 수도 있잖아요. 아빠라면 다 할 수 있잖아요.”

울먹거리는 지훈이의 목소리를 듣자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았다.

이때 우현수는 미소를 지으며 날 보고 있었다. 지훈이도 우현수라는 이름 하나면 다 해결된다는 걸 알 나이가 된 것 같다.

“이번엔 안 돼. 대신 내일 카톡으로 통화하자.”

“정말이죠?”

“정말이야. 약속.”

오늘 퇴원하면 내일쯤 통화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알았어요. 엄마. 내일 얘기해요. 사랑해요.”

“나도 우리 지훈이를 사랑해. 잘 자.”

“할머니가 바꿔 달라...”

나는 그 말을 듣기도 전에 전화를 끊었다. 지금 엄마랑은 절대 얘기하고 싶지 않았다. 솔직히 앞으로도 그럴 것 같았다.

우현수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내가 나가달라고 그렇게 말해도 그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 간호사에게도 부탁했다. 하지만 그는 간호사에게 자기를 쫓아내면 병원 영업을 정지시키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매일 찾아왔다. 이렇게 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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