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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저는 서진수라고 해요. 한도언의 여자 친구예요.”

나는 순간 그녀를 집에 들인 것을 후회했다.

“이만 나가 주세요.”

나는 또 가족들과 엮이고 싶지 않았다. 그들은 결국 다 똑같았다.

“제발 제 말 한 번만 들어주세요.”

그녀가 애원해 봤자 나는 마지못해 그녀의 말을 듣기로 했다.

이상하게도 처음 보는 사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묘한 안정감을 주었다. 나는 원래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 편인데 서진수는 조금 달랐다.

“솔직히 말해서 도언이가 잘못한 건 알아요. 제가 도언이를 사랑하지만 인정할 건 인정해야죠. 수아 씨가 무슨 잘못을 했든 그런 대접을 받으면 안 되죠. 다른 가족들도 마찬가지고요. 그동안 수아 씨를 찾아뵙고 싶었지만 날 거절할까 봐 두려웠어요. 그런데 수아 씨가 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냥 있을 수 없었어요. 모르는 사람의 말을 믿기란 참 힘든 거죠. 하지만 저에게 기회를 준다면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고 싶어요.”

나는 소파에 다리를 올리고 팔걸이에 기대어 앉았다.

“도언이는 진수 씨가 여기 온 걸 알아요?”

“제가 하는 일에 간섭하는 타입은 아니에요. 하지만 제가 여기 온 건 알고 있어요. 저희는 서로 비밀이 없거든요.”

서진수가 도언이를 사랑하는 건 분명했다. 도언이는 다른 사람들에겐 좋은 사람일지 모르지만 내게는 늘 상처만 주는 존재였다. 나를 비난하고 미워하고 마치 내를 죄수처럼 대했다.

서진수를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으면 후회될 것 같았다. 이제는 내 주위 사람들을 더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온 것 같았다. 더 이상 그들을 내 삶에서 밀어낼 수는 없었다.

“한 가지 조건이 있어요. 그거 지켜주면 기회를 줄게요.”

마침내 나는 말했다.

어쩌면 약기운 때문일 수도 있고 다른 이유일 수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모험을 해보기로 했다. 어차피 상황이 더 나빠질 것도 없을 것 같았다.

“조건이 뭐죠?”

“도언이나 제 가족 얘기는 절대 하지 마세요. 더 이상 엮이기 싫어요.”

그러자 서진수는 잠시 망설였다. 언니 동생으로 지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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