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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화

우리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나는 너무 어색해서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그는 마치 나의 영혼을 꿰뚫어 보는 듯 나를 쳐다봤다. 나는 그의 강렬한 시선을 피하고자 고개를 돌렸다.

“재인아!”

뒤돌아보니 다른 경찰관이 그에게 손짓하고 있었다.

“곧 갈게.”

유재인은 짧게 대답하고 다시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오늘 참 예쁘네요. 이렇게라도 만나서 너무 반가워요. 또 연락드릴게요.”

“네...”

이때 그는 갑자기 나에게 포옹하고 자리를 떠났다. 나는 너무 놀란 나머지 그 자리에 남아 멍을 때렸다. 한참 후 정신을 차리고 장을 보러 갔다. 시장은 학교에서 멀지 않아서 걸어가기로 했다.

깁스를 풀었지만 어깨가 여전히 쑤시고 아팠다. 그래도 움직이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사야 할 물건들을 떠올리며 걸어가는데 머릿속에는 온통 유재인과의 대화였다.

유재인이 나를 대하는 태도는 우현수와 너무 달랐다. 그동안 나를 예쁘다고 말해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비록 유재인은 늘 다정하게 나를 대해줬지만 나는 그게 진심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 내 남편조차 나를 매력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 다른 남자들도 그러지 않을까?

‘한수아, 왜 혼자 김칫국을 마시고 난리야.’

나는 혼자 중얼거리며 피식 웃었다.

유재인은 아마 예의상 그렇게 말했을 것이다. 그렇게 멋진 남자가 나 같은 여자에게 관심을 보일 리가 없으니까.

나는 애써 정신을 차리려고 했다. 나는 내 외모를 누구보다 잘 알기에 쓸데없는 기대를 하고 싶지 않았다.

드디어 시장에 도착했다. 혼자 살고 있었으니 많은 물건이 필요하지 않았다. 필요한 것들을 빠르게 구매하고 계산을 마친 후 가게를 나섰다.

오늘은 어깨가 아파서 차를 몰고 출근하지 않았다. 택시를 잡고 집을 가려던 순간 우현수와 청아를 발견했다.

두 사람은 손을 잡고 걸어가고 있었다.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었고 알고 싶지도 않았다. 청아가 무슨 말을 하자 우현수는 고개를 젖히며 웃었다. 정말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순간 아픈 추억들이 다시 떠올랐다. 내 앞에서는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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