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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화

나는 짜증을 참으며 일어나 목욕 가운을 걸치고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달콤한 나의 잠을 깨운 사람을 욕할 준비를 하고 문을 열었지만 그대로 굳어버렸다. 내 예상을 완전히 빗나간 사람이었다.

“청아? 뭐 하러 왔어?”

나는 잠이 덜 깬 상태라 퉁명스럽게 말했다.

"난 그냥 경고하러 왔어. 현수한테서 떨어지라고. 현수는 내 거야. 다시는 너한테 빼앗기지 않을 거야."

청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 화가 치밀어 오른 상태였다. 나는 어이가 없어 웃었다.

“그래서 아침 7시에 우리 집에 온 거야? 미친년.”

나는 더 이상 순진하고 어리석은 소녀가 아니었다. 청아가 또다시 나를 깔보게 놔두지 않을 것이었다.

“현수는 내 거야! 처음부터 내 거였어. 너 때문에 난 사랑하는 사람이랑 9년을 떨어져 있었어. 다시는 너에게 빼앗기지 않을 거야.”

청아는 날이 선 상태로 말했다.

"이젠 나랑 아무런 사이도 아니라고! 원하면 마음대로 가져가. 제발 나 좀 내버려둬!"

나는 내 앞집에서 우현수 때문에 언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지훈이만 없다면 우현수는 나와 남이다.

“어제 현수가 너를 쳐다보는 눈빛 그리고 너를 따라 화장실에 들어가는 것도 봤어.”

“그게 내 잘못이야?”

청아는 당장이라도 나를 때릴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화를 낼 때조차 아름다웠다. 어떻게 사람이 이렇게 아름답고 완벽할 수 있을까? 과연 비결은 뭘까?

“넌 다시 현수를 유혹하려는 거잖아.”

“우리는 결혼까지 했었어. 그리고 셀 수 없을 만큼 자주 잤어. 나는 그를 유혹할 필요도 없어. 네가 내 남은 찌꺼기를 가져가도 좋다면 가져가.”

그 말을 하자마자 나는 후회했다. 너무 지나친 말이었고 그렇게 말할 필요는 없었다.

“만약 네가 집착하지 않았더라면 현수는 내 남편이었을 거야. 내 언니가 내가 사랑하는 남자랑 결혼했는데 내가 그걸 어떻게 이해해야 해?”

청아는 눈물이 그렁그렁해졌다. 나는 정말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다. 청아는 내가 9년 전 일에 대해 얼마나 후회하고 있는지 모를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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