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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화

“그런데 왜 형 전 부인이랑 저 남자를 째려봐? 사람을 구해준 영웅인데.”

지찬이가 말했다.

“개자식이 무슨 영웅이야!”

“영웅이지... 수아 씨를 구해줬으니깐 수아 씨 눈에는 영웅처럼 보일 수밖에 없어.”

수아가 유재인을 바라보는 눈빛은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눈빛이었다.

“닥쳐!”

나는 버럭 화를 냈다. 그러자 그는 이 상황이 재밌다는 듯 피식 웃었다.

“형 정신 차려. 형은 청아 씨 때문에 온 거잖아. 이렇게 허무하게 시간을 보낼래? 청아 씨야말로 형의 여자야. 형이 딴 데 신경을 팔고 있다는 걸 청아 씨도 눈치챘어.”

그 말에 나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는 청아를 봤더니 그녀는 무릎 위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지찬의 말대로 나는 정신을 차려야 했다. 청아와 다시 시작하려고 했으면서 수아한테 집착하다니. 게다가 수아는 이미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았다.

나는 수아 옆으로 다가가 앉았다.

“미안해, 청아야. 내가 오늘 좀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수아 때문에 나는 오늘 엄청 혼란스러웠다.

청아는 내 손을 잡고 내 볼에 가볍게 뽀뽀했다.

“아니야. 9년 동안 같이 살았으니까 신경 쓰이는 게 당연하지. 게다가 유재인이라는 사람이 경철이지만 나쁜 사람일 수도 있잖아.”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청아의 말대로 나는 단지 수아의 안전을 걱정하고 있을 뿐이다. 결국 그녀는 지훈이의 엄마였으니 말이다.

약 30분 후, 나는 수아가 훈련장을 떠나는 것을 보았다. 유재인이 수아 곁에 있지 않자 나는 자리를 비우고 수아를 따라갔다. 자초지종을 제대로 물어 볼 유일한 기회라고 생각했다.

“뭐 하는 거야?”

수아는 비명을 지르듯이 말했다. 나는 여자 화장실로 따라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그녀 쪽으로 걸어갔다.

“아까는 뭐야?”

나는 차갑게 수아를 쳐다보며 물었다.

“무슨 말이야?”

수아는 이마를 찌푸리며 대답했다. 나는 말을 길게 하기 싫었다. 다시 청아 곁으로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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