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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화

나는 전화를 끊고 서둘러 옷 방으로 달려가 옷을 골랐다. 훈련장에 가는 거라 편한 옷이 좋을 것 같아 청바지에 티셔츠 그리고 운동화를 선택했다.

유재인은 약속대로 10분 안에 도착했고 우리는 바로 출발했다.

“왜 경찰이 되고 싶었어요?”

나는 그를 바라보며 물었다. 분위기는 편안했고 나는 오랜만에 누군가와 이렇게 편하게 있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아버지가 경찰 때문에 돌아가셨거든요.”

그는 덤덤하게 말했다. 그러자 나는 놀라서 미간을 찌푸렸다.

“그러면 경찰을 더 싫어해야 할 텐데요?”

“아니요. 우리 아버지는 좋은 사람이 아니었어요. 좋은 아버지도 아니었고. 불법 무기를 팔던 분이었는데 경찰이 총으로 아버지를 쏴서 죽였을 때 나는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고요. 나도 그들처럼 위험한 사람들을 제압하고 우리 동네를 안전하게 만들고 싶었어요.”

그는 잠시 말이 없었지만 나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버지를 언급할 때 그의 어조를 보아 그의 아버지는 단순히 나쁜 사람이 아닌 끔찍한 사람이었음이 분명했다.

내가 가르치는 반에도 자식을 학대하는 부모들이 있었다. 나는 최대한 도와주려고 노력했다. 신체적이든 정신적이든 그런 학대를 받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럼 수아 씨는 왜 선생님이 되고 싶었어요?”

나는 평소라면 이런 얘기를 하지 않지만 유재인 앞에서 마음을 열고 말하려는 내 자신을 보며 놀랐다.

“훌륭한 부모님이 아니셨어요. 저를 신경 쓰지도 않았거든요. 아홉 살쯤이었을 때 정말 훌륭한 선생님을 만났고 그분은 제가 엄마에게 원했던 모든 것을 해주셨어요. 저를 신경 써주고 칭찬해 주고 안아주고 지지해 줬죠. 저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에게도 친절하셨어요. 저는 그분을 잊을 수 없었고 어른이 되었을 때 그런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는 가르치는 일도 좋아하고요.”

서현정 선생님은 나의 정신적 지주였다.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면 마음이 편안해졌고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그 당시 슬프고 외로웠던 아홉 살 나에게 베풀어준 친절에 여전히 감사했다.

“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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