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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한수아의 시각]

“왜 거기에 가야 해요? 저는 엄마랑 같이 있고 싶어요.”

지훈이는 미간을 찌푸리며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떠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부터 불만이 가득했다. 처음에는 나와 우현수가 같이 가는 줄 알고 신났지만 말이다.

학교 측에서는 우리의 상황을 이해해 주면서 어머니께 수업 자료를 보내주며 지훈이가 뒤처지지 않게 해주었다.

“말했잖아. 이번 여행은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여행이야.”

경찰서장과 이야기한 후 나는 그들이 따뜻한 해변으로 갈 거라고 확신했다.

“해변으로 갈 거야. 네가 우리한테 휴가 보내 달라고 마침 졸랐잖아.”

나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해변이라는 단어를 듣자 지훈이는 갑자기 표정이 밝아졌다. 지훈이는 바다를 엄청 좋아한다. 셋이 같이 몰디브에서 휴가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그는 일주일 동안 울었던 적도 있었다. 지훈이는 그곳으로 이사하길 원했고 우리가 그 제안을 거부하자 혼자 몰디브에 남겠다고 애원했다.

나는 지훈이가 내 삶에 가져다준 행복한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엄마, 거짓말하는 거 아니죠?”

지훈이가 갑자기 물었다.

“내가 언제 너한테 거짓말을 한 적이 있어?”

“그건 없죠.”

지훈이는 눈을 반짝이며 환하게 웃었다.

“그럼 괜찮아요. 저 이제 삐지지 않을게요.”

“왜 삐졌어?”

“엄마가 저랑 같이 가지 않아서요. 하지만 나중에 합류하면 되잖아요.”

나는 나중에도 가지 않을 거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지훈이가 슬퍼할까 봐 하려던 말을 삼켰다.

“이제 가자. 안 그러면 늦어.”

나는 다치지 않은 한쪽 어깨로 가방을 메고 지훈이의 작은 캐리어를 들고 조심스럽게 계단을 내려갔다. 지훈이도 자기 가방을 메고 서둘러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택시를 부르려던 찰나에 초인종이 울렸다. 지훈이가 열기 전에 내가 서둘러 문을 열었다.

지훈이는 늘 상대가 누구인지 묻지도 않고 문을 여는 경향이 있었다. 상대가 답하지 않거나 모르는 목소리면 열지 말라고 몇 번 주의를 줬으나 나의 말을 듣지 않았다.

문을 열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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