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쳇! 날 죽인다 해도 임 선생님에 관한 정보는 한 마디도 알려주지 않겠어. 유일하게 아쉬운 점이라면 우리 힘으로 널 상처 입히지 못한 거야. 조금이라도 상처를 입혔다면 결전에서 임 선생님이 덜 힘들었을 텐데.”생사가 걸린 관건적인 순간에도 유향은 전혀 두려워하지 않고 오로지 임지환을 걱정하고 있었다.유향뿐만 아니라 다른 영사들도 마찬가지로 목숨을 이미 포기한 결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사실 유도 16영사가 결성된 그날부터 그녀들은 이미 자기 생명을 내던질 각오를 하고 지금까지 뛰어왔다.천종한은 여인들의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표정을 보고 살짝 놀랐다.이들의 반응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다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건 참으로 감탄할 일이야. 하지만 내가 너희들을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럽게 살아가게 할 방법이 있어.”천종한은 차갑게 웃으며 주머니에서 열쇠를 꺼내 송만의 몸을 구속한 쇠사슬을 풀었다.그러고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여자들을 가리키며 송만에게 말했다. “송만아, 이제 네가 나설 차례야. 이 계집들은 전부 훌륭한 화로야. 화로는 곧 힘이야.”“화로를 흡수하면 강력한 힘을 얻어 스승님처럼 강해질 수 있는 거죠?” 송만은 흥분하며 물었다.천종한은 그 말에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맞아, 저 여자들 체내의 힘을 흡수하면 너도 나처럼 강해질 수 있어. 심지어... 스승님을 훨씬 초월해 세상에서 가장 강한 자가 될 수 있어.”“헤헤, 화로 좋네...”송만은 바보처럼 웃으며 저항할 힘이 없는 여자들에게 다가갔다.“너... 너 이자에게 뭘 시키려는 거야?”유향은 스승과 제자 사이의 대화를 듣고 갑자기 몸이 오싹해지며 머리카락이 곤두섰다.“이미 너희들에게 기회를 줬는데 너희들이 소중히 여기지 않았으니 이제 내 마음대로 해도 날 원망하지 마라.”천종한은 뒷짐을 지고 쌀쌀한 말투로 말했다. “너희들이 반항하지 않고 고분고분하게 내 제자에게 너희 체내의 진기를 흡수하게 한다면 난 너희들을 죽이지 않을 거야. 나중에
송진국은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우러나오는 두려움을 억지로 억누르며 큰소리로 위협했다.임지환은 아무런 표정 변화도 없이 송진국을 바라보며 차분히 말했다. “내 사람들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널 물속으로 끌어내려 함께 매장할 거야.”“임지환, 나와 뭐라고 하지 말고 용기가 있으면 천 선생님과 맞서봐. 내 앞에서 으스대는 꼴이 참 가소롭거든.”송진국은 냉랭하게 웃으며 받아쳤다. 천종한이라는 대종사가 뒤를 받쳐주니 송진국은 임지환을 마주해도 기세가 한층 높아졌다.“내가 널 죽이지 못할 거라고 착각한 건 아니지?”임지환이 칼날 같은 차가운 눈빛으로 송진국을 쏘아봤다.그 날카로운 눈빛의 압박을 받자 송진국은 온몸이 오싹해져 움직일 수 없었다.“임 대사, 우선 사람을 구하는 게 좋을 거야. 그렇지 않으면 네 부하들이 전부 목숨을 잃을 거니까.” 진태양은 천천히 앞으로 한 걸음 나서서 송진국을 몸 뒤로 가렸다.“나중에 다시 네 죗값을 묻겠어.” 임지환은 송진국과 더 이상 긴말을 하지 않고 갑자기 발을 구르며 허공을 날아올라 물새처럼 가볍고 멋지게 강 위를 건너 몇 번의 도약 만에 배의 갑판에 도착했다.“이건 ‘거미 타수'의 최고 경지인가? 그렇다면... 네가 바로 그 소문이 자자한 임 대사로군. 그래도 꽤 실력이 있는 것 같네.” 천종한은 눈을 가늘게 뜨고 임지환을 평가했고 손에 든 기도는 더욱 강한 빛을 내뿜었다.그러자 보이지 않는 강풍이 갑판 위를 몰아쳤다.임지환의 소매가 강풍을 맞고 펄럭이며 찢어질 듯 강렬하게 흔들렸다.임지환은 중상을 입고 쓰러진 영사들을 한 번 쓱 훑어보고 눈살을 찌푸렸다.“저 여자들이 내 사람인 걸 알면서도 이렇게 사정없이 공격한 거야?”“그럼 네 사람들이 날 죽이려고 했는데 내가 반격도 안 하고 그대로 죽어줄까? 세상에 그런 미친놈이 과연 있을까?” 천종한은 한심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고 이어서 송만에게 명령을 내렸다, “송만아, 멍하니 구경하지 말고 네 할 일을 해라.”“스승님, 이 사람은 고수예요. 저도
“오호, 이제야 기억나네... 네 아들이 날 저격하려 했던 그 저격수, 천둥이야?”천종한의 분노에 찬 말에 임지환은 드디어 예전에 만난 적이 있던 사람을 떠올렸다.“돈을 빌렸으면 돌려줘야 하고 사람을 죽였으면 그 대가를 치러야 해. 이건 너무나도 당연한 이치야.”천종한은 눈을 반쯤 감으며 말을 이었다.“이제 내가 널 죽인다고 해도 넌 불평할 이유가 없겠지?”“네 아들의 목숨만 소중하고 내 목숨은 소중하지도 않냐? 목숨을 잃은 건 네 아들의 실력이 부족했기 때문이지 나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야.”임지환은 가볍게 웃으며 조금 전에 천종한이 했던 말을 그대로 되돌려 줬다.“좋아, 실력이 모자랐다고 해두자. 잠시 후 내가 네 숨통을 끊을 때, 울며불며 살려달라고 애원하지나 마라!”천종한은 말을 마치고 하늘을 향해 큰소리로 포효했다.쿵!그러자 주변 물결이 갑자기 요동치며 물보라가 일었고 배가 위아래로 흔들리며 금방이라도 뒤집힐 듯했다.“두 분, 저 유강이 한마디만 합시다. 제 배가 당신들 싸움엔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 다른 곳으로 이동하셔서 싸우는 게 어떨까요?”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배의 주인 유강이 용기를 내어 간신히 입을 열었다.거의 평생을 고생한 끝에 겨우 이 배를 샀고 이제 이 배로 노후를 보내려 했던 터였다.그런데 이 두 명의 대종사가 여기서 싸움을 벌인다면 배는 고철 덩어리가 되고 말 게 뻔했다.그렇게 되면 유강은 남은 인생을 걸식으로 생계를 연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 배는 내가 이미 앞부분을 잘라냈으니 남겨둬도 소용없어요. 걱정 마세요. 이놈을 죽인 후에 새 배를 살 돈을 줄 테니까.”천종한은 가볍게 손을 흔들며 웃었고 이내 송만에게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 “송만아, 시름 놓고 저 화로들의 기운을 흡수해. 네가 그러는 사이 이 스승은 저놈을 죽이고 바로 네가 선천 경지로 도약할 수 있도록 도와줄 거야.”천종한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만만하고 여유로운 태도로 대결에 임했는데 마치 임지환이 이미 자기 손아귀에
조금 전까지 침착했던 천종한이었지만 임지환의 주먹이 점점 가까워지자 그의 표정도 걷잡을 수 없이 급변했다.그러나 천종한은 뒤로 물러나는 대신 손에 잡은 기도로 임지환의 주먹을 잘라내려 했다.주먹은 천둥과 같은 기세를 담고 있었고 기도는 굴러가는 바퀴처럼 거침없는 기세를 담고 있었다.그런 주먹과 기도가 공중에서 격렬하게 충돌했고 기도는 단번에 얼음처럼 사르르 녹아내렸다.임지환의 주먹은 기도를 뚫고 기세를 잃지 않고 천종한의 가슴에 그대로 강하게 부딪혔다.탁탁...모두의 경악스러운 시선 속에서 대종사 천종한은 여러 걸음 뒤로 물러났고 어느새 입가에서 피가 흘러나왔다.“이... 이게 어떻게 가능한 일이야? 설마, 천 선생님 같은 대종사도 저 재앙 같은 골칫덩어리를 막지 못한단 말이야?”송진국은 놀라서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천문에서 어렵게 모셔 온 절세 고수가 첫 대결에서 임지환에게 상처를 입을 거라곤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대종사가 뭐가 그렇게 대단해? 우리 임 선생님이 대종사를 죽여본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고.”유란은 강변에 서서 달콤하게 웃으며 자랑스럽게 중얼댔다.하지만 유란의 미소와 달리 송씨 가문 사람들의 마음은 순식간에 절망으로 가라앉았다.“내가 방심했군. 너처럼 어린 나이에 이미 선천의 벽을 넘을 줄은 몰랐어.”천종한은 깊게 숨을 들이마시며 속에서 요동치는 기운을 가라앉혔고 전례 없는 무거운 표정으로 임지환을 바라봤다.여기 오기 전, 천종한은 임 대사에 대한 여러 소문을 많이 들었고 임지환의 실력을 최대한 높게 평가했었다.하지만 아무리 높게 평가한다고 해도 임지환은 나이가 너무 어린지라 기껏해야 대사 경지의 절정에 이른 무사라고 추측했다.하지만 조금 전 임지환이 날린 그 주먹은 천종한의 모든 추측을 산산이 조각냈다.기도를 단 육체의 힘으로 부순 인물은 이미 선천 경지를 돌파한 게 틀림없었다.눈앞에 있는 이 서른도 안 되어 보이는 청년은 다름 아닌 진짜 대종사였다.“선천이 뭐가 그렇게 어려워? 난 종사 경지에 오르는
송만은 한 상 가득 차려진 맛있는 음식 앞에서 뭐부터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아이처럼 난처해하며 어디서부터 손을 대야 할지 전혀 갈피를 잡지 못했다.“마음에 드는 놈부터 고르면 되잖아. 내가 이런 것까지 일일이 가르쳐줘야 해?”천종한이 못마땅한 듯 눈을 굴리며 쏘아댔다.“마음에 드는 놈이라고요? 그럼 이 여자부터 해야겠네.”송만은 바닥에 쓰러져 움직일 수 없는 유향을 가리키며 순박한 미소를 지었다.“너... 가까이 오지 마!”송만의 그 순박한 미소가 유향에게는 마치 악마의 미소처럼 느껴져 몸서리치게 했다.“난 단지 네가 진심으로 패배를 인정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지, 내 앞에서 내 사람을 네 마음대로 건드려도 된다고는 하지 않았어.”임지환은 쌀쌀한 목소리로 말하며 송만의 앞길을 가로막았다. 180cm에 가까운 키에도 불구하고 송만 앞에서는 임지환이 다소 왜소해 보였다.“너 나랑 싸우고 싶나?”송만은 자기보다 머리 절반 정도 작은 임지환을 내려다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너 너무 버릇없구나. 내가 좀 교육해 주마.” 임지환은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날 교육한다고? 네가 진짜 그럴 능력이 있을까?”송만은 여전히 사람 좋은 순박한 미소를 지었고 말을 마치자마자 주먹을 휘두르며 임지환을 향해 돌진했다.“송만아, 성급하지 마, 조심해!”천종한은 한마디 충고를 남겼을 뿐, 정작 송만을 제지하지는 않았다. 방금 임지환의 한방에 밀려난 천종한은 겉보기에는 단지 후퇴했을 뿐이지만 사실 이미 기운이 심장과 폐부까지 침투된 상태였다. 천종한의 평소 성격 같았으면 공격을 받고 나서 벌써 반격해 임지환을 죽여버렸겠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이제 와서 경고해 봤자 너무 늦었어.”임지환은 재빠르게 손을 뻗어 송만의 팔을 잡고 팔꿈치를 움직여 송만의 복부에 세게 내리쳤다.팔극권, 정심주!쿵!거의 2미터에 달하는 송만의 거구는 임지환의 치명적인 한 방에 균형을 잃고 그대로 뒤로 날아갔다.풍덩...거대한 체형의 송만은 그대로 강에 빠져 엄청난
임지환은 나지막하지만 단호한 목소리로 말하며 무극식 자세를 기본으로 허리에서 천천히 양손을 들어 올렸다. 그 동작은 잔잔한 바람과 옅은 구름처럼 눈에 띄지 않게 가벼워 보였다.태극권, 람작미!쿵!깃털처럼 가벼워 보였던 그 동작이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한 힘을 발휘, 송만의 무지막지한 주먹을 가볍게 받아냈다.그러자 송만도 갑자기 평형을 잃고 팽이처럼 휘청거리며 통제 불능의 회전 속으로 몰아넣었다. “재밌군, 다시 한번 해보자.”한참 후에야 몸을 가누고 난 송만은 새 장난감을 본 아이처럼 흥미로워하며 말했다.“바보 같은 놈, 네가 저 자식에게 개처럼 놀아난 걸 모르겠느냐? 부끄러운 줄 알아.”옆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천종한이 참다못해 한마디를 날리고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듯 바닥을 세차게 밟은 후, 고삐가 풀린 맹수처럼 임지환의 등 뒤로 강력한 주먹을 한 방 날렸다.“천종한이 이렇게 비겁할 줄은 생각하지 못했네. 대종사라는 무사가 정당하게 싸울지언정 상대방의 뒤통수나 치고 말이야.”“치졸하고 비열하기 짝이 없어.”천종한의 예상치 못한 공격에 모두가 경악하며 비난이 폭주했다.“전쟁에서는 속임수를 가리지 않아. 우리 아들의 복수를 위해서라면 수단을 가릴 필요가 없어.”하지만 천종한은 사람들의 비난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베어라!”그러나 천종한의 기습 공격을 날린 희열이 미처 가시기도 전에 임지환의 쌀쌀한 말투로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슉슉...모두가 놀란 눈으로 지켜보는 가운데, 머리카락처럼 가느다란 무형의 기검들이 잡초를 썰어버릴 듯한 기세로 공중을 가르며 천종한을 향해 날아갔다. 갑자기 목숨이 위태로워지는 순간을 맞이하자 천종한은 간신히 목이나 머리 등 치명적인 부위를 막아냈지만 옷은 볼품없이 산산조각이 나고 마르고 왜소한 몸 곳곳에 크고 작은 상처가 다닥다닥 새겨졌다.이제 천종한은 더 이상 위엄 있는 대종사가 아닌, 흔하게 볼 수 있는 거리의 거지와도 같았다.“임지환, 비겁하게 기습 공격을 날려?” 천종한이 분노에 난
기운 운용이 절정에 달했을 때, 천종한의 목소리는 천둥처럼 울려 퍼졌다.깡마른 몸에서 엄청난 힘이 폭발하며 호랑이와 용이 울부짖는 듯한 살벌한 소리가 들려왔다.천종한은 하늘의 별이나 달을 쫓듯이 빠르게 다가와 천지 사이를 찢는 듯한 무서운 기세와 함께 벼락처럼 치밀한 손바닥을 휘둘러 임지환의 목을 노렸다.그러자 임지환은 눈을 가늘게 뜨며 두 손을 십자형으로 고정해 그 공격을 막아냈다.천종한은 임지환을 방어 자세를 보자 신속하게 공격 자세를 바꿔 활처럼 몸을 굽히고 앞으로 나아가 임지환의 복부를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그 속도는 너무 빨라 잔상이 남을 정도였다.임지환도 뒤질세라 재빨리 반응해 두 손으로 태산이 무너지는 듯한 힘을 실어 천종한의 발을 내려쳤다.천종한은 상황이 불리하다고 판단하고 신속하게 다리를 거두어 뱀이 구멍으로 들어가듯 몸을 날렵하게 움직였다. 그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임지환의 뒤로 돌아가 그의 등을 향해 전력을 다해 손바닥을 내리쳐 기습 공격으로 임지환의 목숨을 거두려 했다.하지만 임지환은 몸을 옆으로 피하면서 태극권의 화진으로 천종한의 팔을 붙잡아 그대로 바닥에 내리쳤다.천종한은 임지환의 반응이 이 정도로 빠를 줄은 도무지 예상하지 못해 미처 방어 자세를 취하지 못하고 그대로 던져져 나갔다.쾅!천종한은 무서운 기세로 날아가 거대한 소리와 함께 갑판에 부딪히며 자옥한 먼지를 일으켰다.“네 실력이 고작 이 정도라면 날 죽이기엔 역부족이야.”임지환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여전히 여유로운 표정을 지었다.“방금은 몸을 풀었을 뿐이야. 너 저승에 가고 싶어 안달이 났구나.”눈에서 냉기가 번쩍이는 천종한은 물고기처럼 날렵하게 몸을 일으켜 바닥에서 일어나며 받아쳤다.그 기세를 이어 천종한은 갑자기 앞으로 돌진해 소림 금강권을 휘두르며 임지환과 강제로 맞붙어 격렬하게 펀치를 날렸다.비처럼 쏟아지는 강력한 주먹들이 고스란히 임지환의 몸에 날아갔다.임지환은 그 기세에 연이어 밀려나 결국 망가진 선두까지 몰리게 되었다.쏴아아.
“진 대사, 천 선생님의 저 모습은 대체 무슨 상황이죠? 혹시 귀신이라도 씐 건가요?” 이 광경을 지켜본 송진국은 놀라서 입이 떡 벌려졌고 턱이 빠질 뻔했다.왜 멀쩡한 사람이 갑자기 이렇게 기괴하게 변할 수 있는지 송진국은 이해할 수 없었다.“이건... 나도 잘 모르겠어요. 내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천 대사가 어떤 신비한 비법을 사용한 것 같아요. 그 비법을 사용하면 천 대사의 실력이 미친 듯이 강해져 아까보다 훨씬 엄청난 경지로 이를 겁니다.”진태양은 고대 신화에 나오는 악마처럼 변한 천종한을 바라보며 그 어느 때보다도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진태양은 이제 곧 일어나게 될 전투는 틀림없이 천지를 뒤흔드는 대단한 전투가 될 것이라고 직감했다. 생애 단 한 번 만날 수 있는 위대한 교전이 될 것이다.“난 또 네가 뭔가 대단한 필살기라도 있을 줄 알았어. 근데 너도 어쩔 수 없구나. 또 그 시시한 마문의 고전 수법이냐?”고대 악마 같은 상대를 앞에 두고도 임지환은 실망과 경멸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이런 자기 수명과 생명력을 대가로 폭발적인 힘을 끌어내는 수단은 마문 무사들이 자주 사용하는 비법이었다.그러나 이 비법은 주로 암살이나 계급을 초월하는 어려운 도전에 쓰이는 것이었다.그런데 이런 비법을 선보인다는 것은 천종한이 임지환에게 완전히 궁지에 몰렸음을 의미했다.“일단 살아남고 나서 개소리를 지껄이는 게 좋을 거야.”천종한은 얼굴에 울긋불긋 핏줄이 드러난 상태로 소름 끼치는 미소를 지었다.천종한이 두 손을 휘두르자 손가락 굵기의 붉은 칼날들이 연이어 그의 손바닥에서 쏟아져 나왔다.푸쑹...이 칼날들은 속도가 총알보다 빨랐고 파괴력도 훨씬 강력했다.잠시 후, 원래 멀쩡했던 배에 칼날이 스쳐 지나가며 기관총으로 난사한 것처럼 구멍투성이가 되었고 상황이 초토화되었다.오직 임지환의 주변 1미터 내에 어떤 피해도 발생하지 않고 잠잠했다.하지만 임지환의 얼굴에는 긴장감이 감돌았고 심지어 창백해지기까지 했다.“배가 거의 두 동강 날 것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