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93화

정천곤은 자기 목숨이 눈앞의 이 청년의 손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잘 인지하고 있었다.

기개라고? 그딴 게 정천곤을 살아남게 해주지는 않는다.

“날 풀어만 준다면 혈제 비법을 그대로 네게 전수할게.”

정천곤은 임지환이 솔깃할 만한 비장의 카드를 내밀었다.

“난 혈제 비법 따위에 관심 없어.”

하지만 예상외로 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널 잡아 온 이유는 단 하나, 궁금한 게 하나 있어서 물어보고 싶어서야.”

“뭘 알고 싶은데?”

정천곤은 별로 의심하지 않고 무심코 물었다.

“검문에 관한 모든 걸 알고 싶어. 자세하면 자세할수록 좋아.”

임지환은 그윽한 눈빛으로 정천곤을 바라보며 자기 패를 깠다.

“그건 절대 안 돼! 내 눈에 흙이 들어간다 해도 검문의 정보는 절대로 누설하지 않을 거야.”

정천곤은 뜻밖에도 강력한 의지를 보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그래? 그럼 인간 오뚜기가 뭔지 혹시 알아?”

임지환은 갑자기 입가에 오싹한 냉소를 지으며 물었다.

“그건 뭔데?”

정천곤은 경각심을 높이며 물었다. 본능적으로 임지환이 말한 것이 별로 좋은 물건은 아니라고 느꼈다.

“인간 오뚜기는 사람의 손발을 잘라내고 눈을 파낸 다음, 귀에 구리를 부어 넣고 혀를 잘라낸 뒤 약을 강제로 먹여 성대를 파괴해 소리도 낼 수 없게 하는 일종의 고문이야. 사람을 이렇게 파괴하고 나중에 돼지처럼 기르는 고대의 고문이지. 정천곤, 네가 과연 이 고문을 견딜 수 있을까?”

임지환은 한담을 나누듯이 담담한 말투로 말했지만 이 끔찍한 내용은 정천곤의 몸을 얼음처럼 얼어붙었고 소름이 돋아 심장박동이 빨라지게 했다.

이건 아무리 생각해도 도무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고문이 아니야.

인간이 이런 고문을 받게 된다면 죽는 것보다 더 끔찍할 게 뻔했다.

“난 검문의 제자이긴 하지만 핵심 인물은 아니야.”

정천곤은 침을 꼴깍 삼키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서 내가 아는 건 그렇게 많지 않아.”

“그럼 검문에 있을 때 이마에 번개 흉터가 있는 검수를 본 적이 있어?”

임지환이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