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92화

“넌 어디서 굴러먹다 나타난 쌍년이야? 감히 날 때려? 죽고 싶어 환장했어?”

유옥진은 부은 뺨을 서둘러 감싸며 독기를 품은 눈빛으로 유란을 노려보았다.

“당장 꺼져! 더 개소리치면 바로 죽여버릴 거야!”

유란은 말을 마치고 주저 없이 부츠 속에서 단검을 꺼냈다.

서슬 퍼런 단검을 보며 유옥진은 찍소리도 내지 못하고 서둘러 배준영을 흔들어 깨우고 허겁지겁 이곳을 떠났다.

“아가씨, 임지환이 지금 저 안에 있어요. 빨리 소방서에 전화해 봐요. 어쩌면 아직 임지환을 구출해 낼 수 있을지도 몰라요.”

배전무는 고개를 돌려 용기를 내어 유란에게 마지막으로 부탁하고 기절한 배지수를 품에 안고 비틀거리며 유옥진을 따라 떠났다.

“배씨 가문 사람들이 이 정도로 배은망덕할 줄 몰랐어. 용주님이 이 사람들의 생사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면 난 벌써 이 사람들을 갈기갈기 찢어서 개들에게 먹였을 거야.”

단검을 든 유란은 멀리 떠나는 배전무 일가를 보며 치밀어 오르는 원한을 참지 못하고 투덜거렸다.

“대장님, 지금 가장 중요한 건 용주님의 생사를 확인하는 거예요. 저 사람들은 언젠가는 천벌을 받을 거예요.”

유향과 다른 영사들도 시간을 맞춰 저택으로 속속 돌아왔다.

유란은 하늘을 치솟는 거대한 불길을 바라보며 눈썹을 찡그렸다.

“불길이 이렇게 큰데 용주님이 정말 무사할 수 있을까?”

“걱정 마세요. 용주님은 반보 선천의 절정 고수도 이길 수 있는 분이니까요. 이 정도 불길은 용주님에게 아무런 상처도 남기지 못할 거예요.”

유향이 자신만만한 말투로 말했다.

“맞아요. 용주님은 의부님도 무척 존경하고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대단한 인물인데 이런 불길 속에서 죽을 리가 없잖아요.”

“대장님이 그래도 걱정된다면 불길이 조금 사그라들면 우리와 함께 들어가 찾아보죠.”

“그리 번거롭게 할 필요 없어. 난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유란과 영사들이 임지환을 구하러 들어가려고 할 때, 임지환은 마치 마당에서 산책하듯 거대한 불길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기이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임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