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격하지 않고 여기에 서서 어르신이 때리도록 하겠습니다. 만약 조금이라도 후퇴하면 제가 지는 것으로 하죠!"말을 마친 후 임지환은 자신 있게 두손을 뒤에 짊어졌다."임 씨, 너무 건방지네! 정말 자신이 종사보다도 더 강하다고 생각하는 거야?"박군영은 참지 못하고 조롱했고 임지환이 헛소리를 한다고 생각했다.임지환은 그를 상대하기 귀찮아 고개를 돌려 장도행을 보며 물었다."어르신, 고민 다 하셨어요?""좋아, 그렇게 하겠네! 약속을 지키기를 바라네!"장도행이 고개를 끄덕였고 몸에서 격류처럼 강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그 말은 제가 하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만약 신용을 지키지 않으시면 바로 선옥초를 빼앗을 수도 있습니다!"임지환이 웃었다."임 선생은 너무 경솔하네. 이런 상황에 감히 허락하다니. 나라면 절대 승낙하지 않을 거야."모든 과정을 목격한 안양인은 지금의 정세를 환히 꿰뚫어 보았다.그는 임지환의 능력이 절대 약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장 어르신은 진정한 무도 종사이다.설령 장 어르신이 지금 상처를 입었다 하더라도 결코 그가 경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저 녀석이 감히 이렇게 잘난 척을 하다니. 이 내기에서 그는 반드시 참패할 거야!"박군영은 뒷짐을 지고 서 있는 임지환을 보며 참지 못하고 고개를 저었다."임 선생, 그럼 미안하네!"자리에 있는 사람들이 각자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을 때, 장도행이 낮은 소리로 소리를 치고 난 뒤 쏜살같이 손을 썼다.이번 싸움을 그는 속전 속결할 작정이다.절대 임지환에게 반응할 기회를 주어서는 안 된다!‘쾅!’주먹은 천근처럼 무거웠고 발걸음은 기세가 강력했다.삽시간에 홀 전체에 한바탕 거센 바람이 불었다.간단한 반보 패권도 장도행의 손에서 쓰이니 산과 땅을 가를 듯한 위력이 있었다!멀리 서서 보기만 해도 안양인은 갑자기 호흡이 멈추는 것을 느꼈다."이것이 바로 무도 종사의 실력인가? 역시나 공포스러워!"처음으로 종사가 손을 쓰는 것을 목격한 안양인은 마음속으로
묵직한 주먹이 공기를 가르며 무서운 위압을 안고 임지환을 향해 때렸다.종사 강자의 전력을 다한 한방에 임지환은 물러서긴커녕 오히려 앞으로 천천히 한 걸음 나아갔다.목숨을 잃어도 상관없다는 듯이 장도행의 주먹을 들이받았다.‘쾅!’이 충돌로 인해 마치 우레라도 맞은 듯한 거대한 소리가 울렸다!홀 전체가 방금 지진의 습격을 겪은 것처럼 탁자와 의자까지 모두 자리에서 옮겨졌다.거실 양쪽에 놓여 있던 도자기 병은 끔찍한 균열로 가득 차 있어 언제든지 깨질 것 같았다.관전하고 있던 박군영과 안양인도 바로 서지 못하고 바닥에 엎드렸다.그리고 장도행은 바로 홀 밖으로 날아가 정원에 부딪혀 큰 구덩이가 생겼다!"세상에. 이건 거의 인간의 탈을 쓴 탱크야!"안양인은 엉망진창인 홀과 쩍쩍 갈라진 임지환 발밑의 바닥을 보았다.바닥에 엎드려 한참 동안 넋을 잃고 있다 비로소 정신을 차렸다."어르신!"정신을 차린 박군영은 먼저 일어나 정원으로 뛰어갔다.그는 장도행에게 무슨 문제가 생길까 봐 노심초사했다. 그에게 문제가 생긴다면 장씨 집안 전체가 망할 것이다."이렇게 공격에 약할 줄 알았더라면 방금 5할의 힘이 아니라 3할의 힘만 썼어야 했네!"임지환은 부딪혀 날아간 장도행을 보며 난감한 듯 고개를 저었다.힘을 빼려 했지만 그래도 힘이 조금 실렸다."뭐? 방금 절반의 힘으로 무도 종사 한 명을 격파했다고? 아무리 장 어르신이 상처를 입고 있다지만, 이건 너무 믿을 수 없는 일이야."안양인은 순간 자신의 머릿속이 엉망이 되는 것을 느꼈다."임 선생, 아니... 임 신선님. 당신은 정말 저의 우상입니다!"안양인이 임지환을 보며 체면도 신경 쓰지 않은 채 끊임없이 아부했다.이 모습은 갈대와도 같은 장사꾼의 진정한 얼굴을 남김없이 보여주었다.임지환은 조금 구역질이 나서 눈을 흘기며 말했다."때리기 전에 어서 입 다물어요!""저는... 저는 임 선생님을 숭배하니까요."안양인은 머리를 뒤로 움츠렸지만, 여전히 멈추지 않고 말했다."임 선생님의 이 어
정원에 도착한 뒤 안양인은 눈앞의 장면을 보고 저도 몰래 냉기를 들이마셨다.청석판이 깔려 있던 보도블록에 그대로 큰 구덩이가 생겼다.장도행은 구덩이에 묻혀 꼼짝도 하지 않고 마치 죽은 것 같았다.‘어쩐지 방금 박군영이 큰 원한을 품은 모습이더라. 내가 그였어도 아마 참지 못했을 거야.’안양인은 혀를 찼지만, 슬픈 기색은 드러나지 않았다.장 어르신이 죽을 리 없다고 임지환이 말한 이상 그는 생명의 위협은 없을 것이다.안양인은 지금 임지환에 대해 깊은 믿음을 갖고 있기에 조금도 의심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계속 일어나지 않으시면 선옥초를 들고 갈 겁니다!"임지환은 구덩이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는 장도행을 보며 농담조로 한마디 했다."콜록... 임 선생, 잠시만 연기를 하게 해줄 수는 없는가? 나도 체면이 있네!"임지환이 가려는 말을 듣고 난감함을 어떻게 해소할지 생각지 못한 장도행은 바로 시원시원하게 자리에서 일어났다."어르신, 괜찮으세요? 방금 깜짝 놀랐어요!"박군영은 장도행이 무사한 것을 보고 갑자기 기뻐하는 표정을 지었다."내가 무슨 일이 있겠어? 명색이 무도 종사인데 이렇게 쉽게 죽는 법이 어딨어?"장도행은 그를 힐긋 보고 불쾌한 듯 말했다."오히려 너! 방금 생각도 거치지 않고 달려들어서는, 임 선생이 손을 쓰지 않았으니 망정이지. 그렇지 않으면 지금 이미 죽은 사람일 거야!"박군영은 그 말을 듣고 우는 것보다도 더 일그러진 미소를 지었다."저는 그저 어르신이 걱정되었어요.""어르신께서 괜찮으시다니 모두에게 좋은 일입니다. 그럼, 다들 자리에 앉아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이 어떻겠습니까?"안양인은 장사꾼답게 말에 끼어드는 솜씨가 좋았다.장도행은 앞으로 걸어가 임지환을 향해 공수했다."임 대사, 이전에는 내가 늙어서 사람을 알아보지 못했네. 잘못이 있다면 양해하게나. 선옥초는 약속에 따라 이미 임 대사의 것이네. 그리고 100억 원은 3일 안에 반드시 입금될 것이네!"이번 싸움을 거쳐 임지환을 부르는 그의 호칭도 임
"나의 의술은 무공에 비겼을 때 강하면 강했지 절대 약하지 않습니다!"임지환이 답했다.‘임 선생의 무공은 이미 종사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만약 의술도 종사급이라면... 정말 하늘에서 신이라도 내려온 걸까?’안양인은 마음속으로 충격을 금치 못했고 임지환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깊어졌다.장도행은 박군영과 시선을 마주쳤고 서로의 눈빛에서 믿기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장도행은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임 대사, 침술로 나의 부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임지환은 그의 마음을 간파한 듯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어르신이 믿지 않는 이상 저도 치료를 해주겠다고 주동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겠네요."말을 마치고 그는 정원 밖으로 곧장 걸어갔고 발걸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임 대사, 걸음을 멈추시게!"장도행이 다급히 임지환을 불러 설명했다."내가 자네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네. 요 몇 년 동안 소항의 명의를 모두 찾아다녔지만, 나의 부상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장도행은 장가의 주인으로서 일찍이 소항의 유명한 신의들을 모두 찾아보았다.그러나 소위 말하는 신의들은 그의 상처를 치료할 약이 없다고 말하거나 자신의 의술이 정교하지 못해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그는 그제야 모든 희망을 선옥초라는 귀한 약재에 걸었다."어르신의 부상을 저는 고칠 수 있습니다!"임지환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지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말투에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이렇게 된 이상 자네를 한 번 믿겠네!"장도행도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다.임지환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니, 한 번 시도해 봐도 괜찮을 것이다."임 대사, 준비를 하겠나?"장도행은 손에 상자를 들고 있는 임지환을 보며 한마디 귀띔했다."어르신이 그렇게 말하고 나니, 침을 놓은 상자가 아직 호텔에 있다는 것이 생각났네요. 이참에 선옥초도 가지고 돌아가야겠어요."임지환은 몸을 돌려 안양인에게 말했다."안 회장님, 또다시 나를 호텔로 데려다줘야겠어요.""당연하죠. 임 대사를
한편 클럽."이영아, 누가 기분 나쁘게 했어? 형님이 가서 도와줄까?"머리를 짧게 깎은 남자 한 명이 장이영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외지에서 온 병신인데, 아직 형님이 손댈 자격이 안 됩니다."장이영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저었다."형제의 일은 바로 나의 일이야. 나랑 그렇게 남처럼 대할 거 없어. 마침 시간도 있으니 함께 가줄까?"오강은 아주 호탕해 보였다.장이영은 잠시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녀석은 솜씨가 아주 좋아요. 저희 둘만 갔다가 손해를 볼까 봐 걱정됩니다.""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잊었어? 내 전화 한 통이면 적어도 몇십 명은 불러올 수 있어!"오강은 가슴팍을 치며 장담했다."그럼 형님께 부탁 좀 할게요. 일이 끝나고 나면 술 한잔 사겠습니다."장이영이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오강은 허풍을 떤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는 소항 경비구 구청장의 아들로 소항에서의 인맥이 아주 넓다.그의 명의로 된 세 개의 보안 회사는 회사마다 직원이 수백 명이 된다.그가 동행하고 게다가 그가 불러온 사람들까지.임지환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을까?..."임 대사, 나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겠나?"성운 호텔 로열 스위트룸 안.장도행은 진맥하는 임지환을 보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래도 이것은 이미 십여 년 전의 오래된 부상이니 치료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그 당시에 치료했다면 길어서 보름만 요양하시면 회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끌었으니 아마 이미 폐부를 다쳤을 겁니다. 제가 치료를 해준다고 해도 최소 반년이 지나야 회복할 수 있어요."임지환은 조금의 숨김도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그럼 시간이 부족할 것 같네."장도행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왜요?"임지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이치대로라면 장도행의 종사 경지의 실력으로 말해 반년은 이미 빠른 편이다."사실대로 말하면 이전에 나를 다
"준비하세요. 침을 놓겠습니다!"임지환은 깊은숨을 들이마셨고 침을 연달아 놓았다.잠깐 사이에 18개의 은침이 장도행의 여러 혈 자리에 모두 찔렸다.침을 놓은 후 임지환은 체내의 영기를 끌어올려 장도행을 위해 상처를 치료하려 했다.그 순간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겼다!어두운 기운이 장도행의 다소 수척한 얼굴을 뒤덮었고 그의 눈코입과 귀에서는 끊임없이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아주 무서운 모습이었다!임지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장도행의 셔츠를 풀었다.장도행의 가슴팍에는 어마어마한 검은 기운이 응집되어 있었다.이 검은 기운은 그의 몸 곳곳에서 모여든 것이고 모양은 마치 손자국처럼 생겼다."오독장!"검은 손도장을 본 순간 임지환의 눈빛은 굳어졌고 바로 입을 열었다!"콜록... 임 대사는 역시나 식견이 넓구먼. 나는 확실히 오독장으로 인해 상처를 입었네!"검은 기운에 휩싸인 장도행은 허약한 상태로 말했다."말을 적게 하고 기를 모으세요."임지환은 바로 영기를 끌어모아 장도행의 가슴팍을 한 번 쳤다.‘쿵!’갑자기 두 갈래 막상막하의 힘이 장도행의 체내에서 격렬한 충돌을 일으켰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장도행은 조금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히려 갈수록 평온해졌다.이 틈을 타서 임지환은 은침을 뽑아 다시 침을 놓았다.그는 이전에 오독장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당연히 침을 놓는 법을 바꾸어야 한다.증상에 맞게 약을 써야 병이 완전히 나을 수 있듯이 침술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임지환이 이번에 침을 놓는 속도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빨라졌다.장도행은 무도 종사의 능력으로 겨우 몇 개의 그림자만 포착하였다.짧디짧은 시간 내에 18개의 은침이 다시 놓였다.그리고 마지막 은침을 꽂는 순간 장도행의 얼굴을 뒤덮었던 검은 기운은 눈에 띄는 속도로 빠르게 사라졌다.그리고 마지막에는 가슴팍에 있는 검은 손자국만 남았다.이 검은 손자국도 임지환이 영기로 충격을 가하자 겨우 버티고 있으며 남아있기 어려워 보였다."기껏해야
"임 대사, 이것을 가지고 가세요!"안양인은 옆에 있는 경호원의 허리에 걸려있던 무전기를 꺼내 임지환에게 넘겨주었다."아래층에서 밥만 먹고 올 건데 이걸 왜 나한테 줘요?"임지환이 눈살을 찌푸렸다."혹시라도 일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서요."안양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걱정이 태산이네요!"임지환은 웃으며 무전기를 건네받았다.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오후라서 마침 호텔 투숙객들이 애프터눈 티를 마실 시간이었다.임지환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국수 한 그릇을 시켜 허겁지겁 먹었다."누나, 진 도련님 정말 이상해. 이틀 전까지만 해도 누나를 엄청 세심하게 챙겨주더니 며칠 동안 그림자도 안 보여!""요 며칠 바쁠 수도 있잖아? 게다가 도련님은 정말 나한테 약속 같은 거 한 적 없어.""..."임지환이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어 보니 배지수와 배준영 남매 두 사람이 함께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배지수는 피곤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임지환은 쓴웃음을 짓고 계속 국수를 먹으려 했다.그러나 옆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은 배준영은 그를 알아보았다.순간 배준영의 얼굴에는 가소롭다는 표정이 드러났다."어머, 우리 전 매형이잖아? 이틀 전까지만 해도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낸다고 허풍을 떨더니, 왜 로비에서 국수를 먹고 있어? 설마 훔친 돈을 다 써서 밥도 못 먹는 건 아니지?"배준영은 일부러 임지환의 곁으로 걸어가 목청을 높여 말했다.그러자 갑자기 많은 손님이 구경하기 시작했다.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내면 이곳에 와서 밥도 못 먹는다고 규정했지? 이 호텔을 너희 집에서 연 것도 아니고!"말을 마치고 그는 배준영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국수를 먹는 것에 집중했다.그는 음식을 낭비하는 습관이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용기는 정말 대단해. 이렇게 현행범으로 잡혔는데도 고집을 피우다니!"배준영
"자 모두 주의하세요. 지금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꼭대기 층으로 가서 소란을 피우고 있으니 어서 지원하러 오세요!"그중에는 안양인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성질이 왜 이렇게 난폭한가 했더니 호텔 경비원이 되었어? 좋은 직장 구했네!"배준영은 기회를 틈타 비꼬았다."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너에게 똑바로 설명할게!"임지환은 무전기를 들고 배지수를 보았다."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일하러 가!"배지수의 표정은 차가웠다.임지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달려갔다.아직 침을 뽑지 않은 상태에 누군가가 함부로 은침을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장도행은 생명의 위협이 있을 것이다."누나, 우리 따라가볼까?"배준영은 다급히 떠나는 임지환의 모습을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지금 그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왜 쓸데없이 참견해? 임지환이 죽든 살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배지수가 눈살을 찌푸렸다.배준영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누군가 호텔에서 소란을 피운다고 하니까 구경 좀 하려는 거야!""너 설마 천향각에서 맞은 거 잊었어? 얻어맞는 것이 무섭지 않으면 얼마든지 가!"배지수의 목소리에는 억누르고 있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소원용과 엮인 일로 인해 그녀는 동생이 소란을 피우도록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안가! 어차피 임지환 그 찌질이는 올라가도 얻어맞기만 할 거야!"배준영은 얼굴에 발끈 화를 냈다....그 시각 로열 스위트룸 문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널찍했던 통로에는 초록색 보안 제복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였다.얼핏 보아도 족히 50~60명은 된다.이 사람들은 모두 키가 180cm 이상이고 용맹한 기세를 띠고 있어 한눈에 보아도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들 같았다."안 씨, 내가 다시 한번 물을게. 도대체 문 열 거야 말 거야?"장이영이 콩알만 한 눈을 부릅뜨고 사나운 표정으로 문 앞을 막고 있는 안양인을 노려보았다."장 도련님, 제가 문을 열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임 대사께서 그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