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90화

작가: 박성호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10-29 19:42:56
"나의 의술은 무공에 비겼을 때 강하면 강했지 절대 약하지 않습니다!"

임지환이 답했다.

‘임 선생의 무공은 이미 종사의 경지에 이르렀는데 만약 의술도 종사급이라면... 정말 하늘에서 신이라도 내려온 걸까?’

안양인은 마음속으로 충격을 금치 못했고 임지환에 대한 경외심이 더욱 깊어졌다.

장도행은 박군영과 시선을 마주쳤고 서로의 눈빛에서 믿기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장도행은 잠시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임 대사, 침술로 나의 부상을 치료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가?"

임지환은 그의 마음을 간파한 듯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어르신이 믿지 않는 이상 저도 치료를 해주겠다고 주동적으로 나설 필요가 없겠네요."

말을 마치고 그는 정원 밖으로 곧장 걸어갔고 발걸음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

"임 대사, 걸음을 멈추시게!"

장도행이 다급히 임지환을 불러 설명했다.

"내가 자네를 믿지 않는 것이 아니네. 요 몇 년 동안 소항의 명의를 모두 찾아다녔지만, 나의 부상에 대해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

장도행은 장가의 주인으로서 일찍이 소항의 유명한 신의들을 모두 찾아보았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신의들은 그의 상처를 치료할 약이 없다고 말하거나 자신의 의술이 정교하지 못해 방도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제야 모든 희망을 선옥초라는 귀한 약재에 걸었다.

"어르신의 부상을 저는 고칠 수 있습니다!"

임지환의 목소리는 아주 평온했지만,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그의 말투에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된 이상 자네를 한 번 믿겠네!"

장도행도 우유부단한 사람이 아니다.

임지환이 자신감을 가지고 있으니, 한 번 시도해 봐도 괜찮을 것이다.

"임 대사, 준비를 하겠나?"

장도행은 손에 상자를 들고 있는 임지환을 보며 한마디 귀띔했다.

"어르신이 그렇게 말하고 나니, 침을 놓은 상자가 아직 호텔에 있다는 것이 생각났네요. 이참에 선옥초도 가지고 돌아가야겠어요."

임지환은 몸을 돌려 안양인에게 말했다.

"안 회장님, 또다시 나를 호텔로 데려다줘야겠어요."

"당연하죠. 임 대사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1화

    한편 클럽."이영아, 누가 기분 나쁘게 했어? 형님이 가서 도와줄까?"머리를 짧게 깎은 남자 한 명이 장이영의 안색이 좋지 않은 것을 보고 궁금한 듯 물었다."외지에서 온 병신인데, 아직 형님이 손댈 자격이 안 됩니다."장이영은 술을 한 모금 마시고 고개를 저었다."형제의 일은 바로 나의 일이야. 나랑 그렇게 남처럼 대할 거 없어. 마침 시간도 있으니 함께 가줄까?"오강은 아주 호탕해 보였다.장이영은 잠시 머뭇거리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 녀석은 솜씨가 아주 좋아요. 저희 둘만 갔다가 손해를 볼까 봐 걱정됩니다.""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잊었어? 내 전화 한 통이면 적어도 몇십 명은 불러올 수 있어!"오강은 가슴팍을 치며 장담했다."그럼 형님께 부탁 좀 할게요. 일이 끝나고 나면 술 한잔 사겠습니다."장이영이 헤벌쭉 웃으며 말했다.오강은 허풍을 떤 것이 아니라 정말 그런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그는 소항 경비구 구청장의 아들로 소항에서의 인맥이 아주 넓다.그의 명의로 된 세 개의 보안 회사는 회사마다 직원이 수백 명이 된다.그가 동행하고 게다가 그가 불러온 사람들까지.임지환이 아무리 대단하다 하더라도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을까?..."임 대사, 나의 상처를 치료할 수 있겠나?"성운 호텔 로열 스위트룸 안.장도행은 진맥하는 임지환을 보며 긴장한 표정을 지었다.아무래도 이것은 이미 십여 년 전의 오래된 부상이니 치료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그 당시에 치료했다면 길어서 보름만 요양하시면 회복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렇게 오랫동안 끌었으니 아마 이미 폐부를 다쳤을 겁니다. 제가 치료를 해준다고 해도 최소 반년이 지나야 회복할 수 있어요."임지환은 조금의 숨김도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그럼 시간이 부족할 것 같네."장도행이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왜요?"임지환이 미간을 찌푸렸다.이치대로라면 장도행의 종사 경지의 실력으로 말해 반년은 이미 빠른 편이다."사실대로 말하면 이전에 나를 다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2화

    "준비하세요. 침을 놓겠습니다!"임지환은 깊은숨을 들이마셨고 침을 연달아 놓았다.잠깐 사이에 18개의 은침이 장도행의 여러 혈 자리에 모두 찔렸다.침을 놓은 후 임지환은 체내의 영기를 끌어올려 장도행을 위해 상처를 치료하려 했다.그 순간 갑작스러운 변화가 생겼다!어두운 기운이 장도행의 다소 수척한 얼굴을 뒤덮었고 그의 눈코입과 귀에서는 끊임없이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아주 무서운 모습이었다!임지환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장도행의 셔츠를 풀었다.장도행의 가슴팍에는 어마어마한 검은 기운이 응집되어 있었다.이 검은 기운은 그의 몸 곳곳에서 모여든 것이고 모양은 마치 손자국처럼 생겼다."오독장!"검은 손도장을 본 순간 임지환의 눈빛은 굳어졌고 바로 입을 열었다!"콜록... 임 대사는 역시나 식견이 넓구먼. 나는 확실히 오독장으로 인해 상처를 입었네!"검은 기운에 휩싸인 장도행은 허약한 상태로 말했다."말을 적게 하고 기를 모으세요."임지환은 바로 영기를 끌어모아 장도행의 가슴팍을 한 번 쳤다.‘쿵!’갑자기 두 갈래 막상막하의 힘이 장도행의 체내에서 격렬한 충돌을 일으켰다.그러나 이상하게도 장도행은 조금도 고통스러운 표정을 드러내지 않았고 오히려 갈수록 평온해졌다.이 틈을 타서 임지환은 은침을 뽑아 다시 침을 놓았다.그는 이전에 오독장의 존재에 대해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지금 당연히 침을 놓는 법을 바꾸어야 한다.증상에 맞게 약을 써야 병이 완전히 나을 수 있듯이 침술도 당연히 예외가 아니다!임지환이 이번에 침을 놓는 속도는 이전보다 두 배 이상 빨라졌다.장도행은 무도 종사의 능력으로 겨우 몇 개의 그림자만 포착하였다.짧디짧은 시간 내에 18개의 은침이 다시 놓였다.그리고 마지막 은침을 꽂는 순간 장도행의 얼굴을 뒤덮었던 검은 기운은 눈에 띄는 속도로 빠르게 사라졌다.그리고 마지막에는 가슴팍에 있는 검은 손자국만 남았다.이 검은 손자국도 임지환이 영기로 충격을 가하자 겨우 버티고 있으며 남아있기 어려워 보였다."기껏해야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3화

    "임 대사, 이것을 가지고 가세요!"안양인은 옆에 있는 경호원의 허리에 걸려있던 무전기를 꺼내 임지환에게 넘겨주었다."아래층에서 밥만 먹고 올 건데 이걸 왜 나한테 줘요?"임지환이 눈살을 찌푸렸다."혹시라도 일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서요."안양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걱정이 태산이네요!"임지환은 웃으며 무전기를 건네받았다.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레스토랑에 도착했다.오후라서 마침 호텔 투숙객들이 애프터눈 티를 마실 시간이었다.임지환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국수 한 그릇을 시켜 허겁지겁 먹었다."누나, 진 도련님 정말 이상해. 이틀 전까지만 해도 누나를 엄청 세심하게 챙겨주더니 며칠 동안 그림자도 안 보여!""요 며칠 바쁠 수도 있잖아? 게다가 도련님은 정말 나한테 약속 같은 거 한 적 없어.""..."임지환이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고개를 들어 보니 배지수와 배준영 남매 두 사람이 함께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배지수는 피곤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임지환은 쓴웃음을 짓고 계속 국수를 먹으려 했다.그러나 옆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은 배준영은 그를 알아보았다.순간 배준영의 얼굴에는 가소롭다는 표정이 드러났다."어머, 우리 전 매형이잖아? 이틀 전까지만 해도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낸다고 허풍을 떨더니, 왜 로비에서 국수를 먹고 있어? 설마 훔친 돈을 다 써서 밥도 못 먹는 건 아니지?"배준영은 일부러 임지환의 곁으로 걸어가 목청을 높여 말했다.그러자 갑자기 많은 손님이 구경하기 시작했다.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누가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내면 이곳에 와서 밥도 못 먹는다고 규정했지? 이 호텔을 너희 집에서 연 것도 아니고!"말을 마치고 그는 배준영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국수를 먹는 것에 집중했다.그는 음식을 낭비하는 습관이 없었다."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용기는 정말 대단해. 이렇게 현행범으로 잡혔는데도 고집을 피우다니!"배준영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4화

    "자 모두 주의하세요. 지금 정체불명의 사람들이 꼭대기 층으로 가서 소란을 피우고 있으니 어서 지원하러 오세요!"그중에는 안양인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성질이 왜 이렇게 난폭한가 했더니 호텔 경비원이 되었어? 좋은 직장 구했네!"배준영은 기회를 틈타 비꼬았다."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다시 너에게 똑바로 설명할게!"임지환은 무전기를 들고 배지수를 보았다."나한테 설명할 필요 없어. 일하러 가!"배지수의 표정은 차가웠다.임지환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위층으로 달려갔다.아직 침을 뽑지 않은 상태에 누군가가 함부로 은침을 건드리기라도 한다면 장도행은 생명의 위협이 있을 것이다."누나, 우리 따라가볼까?"배준영은 다급히 떠나는 임지환의 모습을 보면서 흥미가 생겼다."지금 그와 아무런 사이도 아닌데 왜 쓸데없이 참견해? 임지환이 죽든 살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배지수가 눈살을 찌푸렸다.배준영이 입을 삐죽거리며 말했다."누군가 호텔에서 소란을 피운다고 하니까 구경 좀 하려는 거야!""너 설마 천향각에서 맞은 거 잊었어? 얻어맞는 것이 무섭지 않으면 얼마든지 가!"배지수의 목소리에는 억누르고 있는 분노가 담겨 있었다.소원용과 엮인 일로 인해 그녀는 동생이 소란을 피우도록 내버려둘 수가 없었다."안가! 어차피 임지환 그 찌질이는 올라가도 얻어맞기만 할 거야!"배준영은 얼굴에 발끈 화를 냈다....그 시각 로열 스위트룸 문 앞은 이미 사람들로 붐볐다.널찍했던 통로에는 초록색 보안 제복을 입은 사람들로 북적였다.얼핏 보아도 족히 50~60명은 된다.이 사람들은 모두 키가 180cm 이상이고 용맹한 기세를 띠고 있어 한눈에 보아도 건드려서는 안 될 사람들 같았다."안 씨, 내가 다시 한번 물을게. 도대체 문 열 거야 말 거야?"장이영이 콩알만 한 눈을 부릅뜨고 사나운 표정으로 문 앞을 막고 있는 안양인을 노려보았다."장 도련님, 제가 문을 열지 않는 게 아닙니다. 임 대사께서 그의 허락 없이는 아무도 들어가지 못한다고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5화

    훤칠한 몸매를 가진 사람이 사람들을 가로질러 여유롭게 걸어왔다."임지환!"장이영은 임지환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철천지원수답게 만나자부터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임 대사, 드디어 오셨네요!"안양인은 구원자를 본 것처럼 안도의 숨을 내쉬며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았다."네가 임지환이야? 보기에 별거 없네."오강은 임지환을 훑어보았고 눈에는 가소롭다는 눈빛으로 가득했다.장이영이라는 소항 제일의 부잣집 도련님이 이렇게 꺼리니 분명 대단한 인물일 것이라 생각했다!그러나 눈앞에 있는 이 자는 옷차림도 평범한 데다 몸집도 여위고 허약해 보였다.키가 180cm인 되는 사람들 틈에 놓으면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임지환은 오강을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장이영에게 경고를 보냈다."너의 아버지께서 사고를 당하게 하고 싶지 않다면 일찌감치 꺼져!""하하, 지금 우리 아버지로 나를 협박하는 거야? 아버지가 줄곧 나를 예뻐한다는 거 몰라?"장이영은 멈칫하다 이내 포복절도했다."정말 바보야, 구제 불능이야."임지환은 고개를 저었다.그는 장도행이 왜 이런 바보를 낳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이영아, 내가 해결할게."오강이 은은하게 웃으며 소매를 걷어붙이고 임지환을 향해 걸어갔다.뒤에 있는 무리는 촘촘히 모여서 임지환의 모든 퇴로를 막아섰다."자식, 내가 기회를 줄게. 무릎을 꿇고 ‘할아버지 내가 잘못했어요’라고 말하면 오늘은 봐줄게!"오강이 목을 비틀자 탁탁거리는 뼈 소리가 들려왔다."그렇지 않으면 네 한쪽 다리를 부러뜨릴 거야!""한 쪽 다리를 부러뜨리는 것은 너무 인자하죠. 두 다리를 모두 부러뜨려야 기어다니면서 구걸하기도 쉬워요."장이영이 이를 드러내고 음흉하게 웃기 시작했다."오늘 내가 네 아버지를 대신해 불효자 교육을 톡톡히 해야겠어."임지환은 말을 마치고 앞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내가 병신인 줄 알아? 일단 사람 구실 할 수 있게 이 오강님이 교육해 줄게!"오강은 임지환이 장이영에게 손을 대기 전에 빠르게 그의 앞으로 달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6화

    뒤이어 그는 성큼성큼 장이영을 향해 걸어왔다.‘이 녀석, 설마 무슨 외계 괴물인 거 아니야?’장이영은 순간 당황하여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 숨으려 했다."임 선생의 허락 없이는 도련님을 안으로 들어가게 할 수 없어요!"옆에 있던 안양인은 발을 들어 장이영의 엉덩이를 찼다.무방비 상태였던 장이영은 마치 술에 취한 취객처럼 비틀거리며 임지환의 앞으로 돌진했다."안 씨, 죽여 버릴 거야!"안양인의 수단에 넘어간 장이영은 화를 내며 몸을 돌려 복수하려 했다.그때 손 하나가 그의 어깨에 올려졌다.‘펑!’바다의 파도와도 같이 용솟음치는 거대한 힘으로 인해 그는 몸을 가눌 수 없었다.장이영은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바로 무릎을 꿇었다.임지환은 싸늘한 눈빛으로 도도하게 그를 보며 말했다."오늘 네 아버지를 대신해 너같이 쓸모없는 아들을 좀 혼내야겠어!"말을 마치고 그는 손을 들어 올려 움켜쥐고 내리치려 했다.장이영은 꼼짝도 할 수 없는 상태라 그가 따귀를 때리려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잠깐!"맑은 목소리가 문 안에서 들려왔다.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몸에 은침을 잔뜩 꽂고 있는 장도행이 문을 열고 나왔다."임 씨, 너는 곧 죽을 거야!"아버지가 나타나자, 장이영의 살이 가득 찐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드러났다.비록 아버지가 아직 손을 쓰지 않았지만, 장이영은 그래도 임지환의 참혹한 모습이 상상되었다.임 씨 녀석은 이번에 아주 큰일 날 것이다!"아버지, 나오셔서 다행이에요. 어서 저 녀석 좀 혼내주세요!"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장이영은 손을 뻗어 임지환을 가리키며 득의양양한 표정을 지었다.오강도 바닥에서 어렵사리 일어나 소리쳤다."아저씨, 꼭 우리를 위해 혼을 내주셔야 합니다!"앞에서 맞장구를 치고 있는 두 사람을 보며 장도행은 미간을 찌푸렸고 안색이 더욱 보기 흉해졌다.그는 머뭇거리며 임지환을 바라보았고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생각하고 있는 것 같았다."장 어르신. 나한테 멈추라고 하셨는데, 혹시 직접 손을 쓰시려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7화

    장도행의 몸에 은침이 가득 박혀 있으니, 그것이 바로 가장 좋은 증명이다!"건방지구나, 감히 임 대사에게 이렇게 예의 없는 말을 내뱉다니! 방금 뺨을 너무 가볍게 때렸다고 생각하는 거야?"장도행은 화가 치밀어 올라 안색이 퍼렇게 변했다."아버지, 정말 귀신에 씌신 거예요? 난 아버지 친아들이에요!"장이영은 순간 그가 환청을 들었다고 의심할 정도였다."눈치 없는 녀석, 내가 너를 때리지 그럼 누구를 때리겠어? 감히 임 대사의 미움을 사다니, 정말 내가 화병으로 죽는 꼴을 보려는 거야?"장도행은 노발대발하며 말했다."아버지, 절대 속지 마세요! 저 녀석은 그냥 강한시에서 온 건달이지 대사님이 아니라고요!"화가 난 장이영은 으쓱거리며 임지환을 바라보았다.임지환은 바로 몸을 돌려 싸늘한 눈빛을 하고 말했다."지금 나를 조사한 거야?""너뿐이겠어? 네 전처와 전처의 가족들까지 다 알고 있어. 눈치 있으면 내 앞에서 큰절 한 번 하고 기어서 이곳을 떠나."장이영이 얼굴에 차가운 미소를 띠고 건방진 표정을 지었다.임지환은 실눈을 뜨고 눈빛이 더욱 차가워졌다."임 대사, 화를 푸시게!"장도행은 그의 눈빛을 보고 완전히 당황했다.임지환이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그가 못 알아볼 리가 없다."만약 어르신이 처리하지 않는다면 제가 직접 손을 쓰겠습니다."임지환은 또박또박 최후통첩을 내렸다."임 씨, 지금 상황이 어느 땐데 아직도 연기를 하고 있어? 잊지 마, 나와 우리 아버지는 같은 편이야."장이영은 믿는 구석이 있으니, 큰소리를 치기 시작했다."저 임 씨 녀석이 미쳤나 보군."오강도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아저씨가 아무리 그래도 아들에게 손을 쓰지는 않아!"짐승도 제 새끼 귀한 줄 안다. 게다가 장이영은 큰 잘못을 저지르지도 않았다.임지환과 원한이 생긴 일은... 저런 녀석은 그저 밟아버리면 그만이다!"멍청한 녀석!"장도행은 발을 들어 자신의 보배 아들을 차버렸다.그리고 오강의 앞으로 가서 그의 따귀를 때렸다.‘찰싹!’따귀로

  • 은침 날리는 용왕   제198화

    "어서 꺼지지 못해?"장도행은 자기 아들을 보며 한심한 표정을 지었다.‘임 씨, 이제 두고봐! 언젠가는 네가 오늘 일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할 거야!’장이영은 고개를 돌려 임지환을 노려보았고 이내 꽁무니를 빼고 줄행랑 쳤다."임 대사, 만족하는가?"장도행은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그는 패가망신한 자식이 다시 또 돌이킬 수 없는 어리석은 짓을 할까 봐 두려웠다."오늘 내가 손을 썼다면 한쪽 다리가 부러졌을 겁니다!"임지환이 콧방귀를 뀌었다.이 늙은이는 자기 아들을 너무 지나치게 포용하고 사랑한다.한바탕 꾸지람을 하고 때리기까지 하였으니 엄격해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 근골도 다치게 하지 않았다.그러나 임지환은 터놓고 말하지 않았다."봐주셔서 감사하네, 임 대사."장도행은 자연스럽게 화제를 마무리하며 공수했다."집으로 돌아가 내가 반드시 엄하게 단속할 것이네.""어르신의 집안일이니 나는 더 이상 묻지 않겠습니다."임지환이 답했다."들어오세요. 침을 뽑아도 됩니다."장도행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고 그의 뒤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그들이 들어가고 나서야 안양인은 비로소 한숨 돌렸다.‘미리 사죄를 해서 다행이야.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 맞은 사람이 나였을지도 몰라. 임 선생은 역시나 대단하셔, 장가마저도 그에게 미움을 살 엄두가 나지 않다니. 지금부터 나는 반드시 저 거물의 옆에 딱 달라붙어야 해!’안양인은 작은 눈을 데굴데굴 굴렸고 눈치 빠르게 상황 파악을 했다...."어르신의 독은 이미 사라졌고 며칠간 조용히 몸조리하시면 됩니다."임지환은 장도행의 몸에서 은침을 뽑아 꼼꼼히 닦은 후 다시 상자 안으로 넣었다.장도행은 몸을 움직여 보았고 이전의 불편함이 모두 가신 데다 온몸에 힘이 넘치는 것을 느꼈다.그는 임지환의 의술을 숭배할 지경에 이르렀다."임 대사, 고맙네."장도행이 공수하고 말했다."3일 뒤 경호에서 결전을 할 때 꼭 현장으로 오길 바라네!""어르신의 개인적은 원한이니 끼어들 흥미가 없습니다."임지환이 눈살을

최신 챕터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7화

    자리에 앉은 후, 양쪽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를 마쳤다.“민수 씨, 보아하니 이 지역 사람은 아닌 것 같네요?”임지환은 아무렇지 않은 척 슬쩍 물었다.육민수는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적시고 말했다.“저는 백운산에서 내려왔습니다. 이번에 내려온 건 여행을 통해 자신을 단련하기 위해서입니다.”“여행이라고요?”임지환은 순박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육민수를 보며 살짝 놀란 듯 물었다.“맞습니다, 이번이 산에서 처음 내려오는 겁니다.”육민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스승님께서 배울 건 거의 다 배웠으니 나머지는 여행을 통해서만 성장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그래요? 그렇다면 민수 씨는 은둔한 검수란 말이군요. 근데 민수 씨 등에 멘 그 상자 속에는 대체 어떤 절세 명검이 숨겨져 있는 겁니까?”임지환은 차를 든 채로 무심하게 말했다.윙!임지환의 말이 끝나는 순간, 맞은편에 앉아 있던 육민수의 표정이 돌연 엄숙해졌다.육민수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임지환을 노려보며 물었다.“당신은 대체 누구입니까?”“왜 그러죠?”임지환이 담담하게 되물었다.“어떻게 내 상자 속에 검이 들어 있는 걸 알았습니까? 설마 날 계속 미행해 온 겁니까?”육민수는 칼집에서 칼날이 뽑혀 나온 듯한 기세를 뿜어내며 사람을 압도하는 무시무시한 위압감을 발산했다.“진정해요, 난 당신에게 악의는 없어요.”임지환은 아무렇지 않은 듯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느긋하게 말했다.“왜 내가 상자 속에 있는 게 명검이란 걸 아는지 궁금한가요? 내가 그냥 추측한 거라면 믿을 수 있나요?”“믿습니다.”몇 초 동안 고민하던 육민수는 고개를 끄덕였다.임지환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민수 씨, 당신은 생각보다 훨씬 똑똑하군요.”육민수는 임지환을 지긋이 바라보면서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도 생각보다 훨씬 더 속이 깊은 사람이군요.”“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자세히 들어보고 싶군요.”임지환은 육민수에게 차를 따라주며 말했다.“세속의 일반인들은 그렇게 쉽게 검수의 존재를 알아채지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6화

    “넌 누구야? 이 녀석을 감싸려는 거야? 내 신발은 200만 원짜리 신발이야. 네 몸에 걸친 그 싼 구제 옷이랑은 비교도 안 된다고.”장해수는 임지환을 힐끔 보며 코웃음을 쳤다.비록 임지환은 육민수보다 훨씬 더 정상적인 사람 같아 보였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 걸친 걸 다 합쳐도 10만 원이 넘지 않을 것 같았다.장해수는 이런 사람은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여긴 것이다.“겨우 200만 원 갖고 이렇게 화내? 큰돈도 아니잖아.”이때 이청월이 뒤따라와 말했다.그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샤넬 가방에서 돈뭉치를 꺼내어 바로 옆 빈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이청월의 행동은 아주 자연스럽고 매끄러웠다.“헉... 이렇게 예쁜 여자가 있었나?”장해수는 임지환이 가리고 있던 시야에서 벗어난 이청월을 보자마자 시선을 이청월 몸에서 뗄 수 없었다.식당 안에 있던 다른 남자 손님들도 이청월의 뛰어난 외모를 보며 잠시 넋을 잃었다.이렇게 아무런 성형 수술 흔적도 없이도 자연스럽게 아름다운 여성은 요즘 시대에 참 보기 드물었다.사람들의 시선은 곧 임지환의 저렴한 옷차림으로 옮겨졌고 속으로는 질투가 활활 타올라 임지환을 모욕하기 시작했다.“또 여자 등쳐먹는 기생오라비야? 저렇게 예쁜 여자가 왜 저런 녀석이랑...”“아가씨 체면을 봐서 이 돈은 받아둘게. 근데 이건 만 원이 안 되잖아.”장해수는 순식간에 돈을 세어보곤 다시 빈정거렸다.그 돈뭉치는 60만이었고 장해수가 요구한 금액과는 상당히 차이가 있었다.“네가 신은 신발이 진품이라 해도 최대 40만 원 정도일 거야. 더군다나 너 그거 짝퉁이잖아.”이청월은 냉정하게 말을 이었다.“그러니까 60만 원이면 충분하고도 남아.”“밥은 아무렇게나 먹어도 말은 함부로 하면 안 돼. 무슨 증거라도 있어? 내가 신은 신발이 짝퉁이라는 걸 입증할 증거 말이야.”장해수는 이청월의 정곡을 찌르는 말을 듣고 내심 당황했다.사실 이 신발은 장해수가 8만 원 주고 산 고퀄리티 짝퉁이었지만 지금 이 상황에서 절대 그걸 인정할 수 없었다.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5화

    “손대지 마!”남자가 황급히 소리쳤지만 이미 한발 늦었다. 하얀 머리 청년은 손으로 검은 천을 살짝 벗겨냈다.윙!임지환은 갑자기 오싹한 냉기가 식당을 감도는 기묘한 기운을 느꼈다.다시 집중해서 감지하자 그건 다름 아닌 예리한 검기였다.남자는 하얀 머리 청년의 손목을 꽉 잡았고 아까와 달리 부드럽던 눈빛이 확 차갑고 날카로워졌다.“내 물건에 손대지 마. 안 그러면 널 가만두지 않을 거야.”남자는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차가운 목소리로 경고했고 하얀 머리 청년의 손을 밀어내고는 다시 조심스럽게 검은 천을 덮으며 소중한 물건을 다루듯 정성스럽게 접었다.그 과정을 마친 후, 남자의 차가웠던 눈빛은 다시 온화하고 순박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조그마한 살기도 없는 사람처럼 무난해 보였다.“겨우 너덜너덜한 상자 하나 가지고 뭘 그렇게 유난이야?”하얀 머리 청년은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날 이렇게 툭 쳐놓았으면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하는 거 아니야?”“어떻게 사과하면 되겠어?”남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내 이 신발은 한정판이야. 200만 원이 넘는다고. 근데 네가 이렇게 더럽게 만들었으니 내가 어떻게 신고 다니겠냐고?”하얀 머리 청년은 뻔뻔하게 말했다.“그럼... 내가 어떻게 하길 원해?”남자는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자기가 잘못한 게 맞다고 인정하는 듯했다.하얀 머리 청년 장해수는 흡족한 표정으로 웃으며 남자를 내려다봤다. 이 남자가 마을에서 처음으로 시내로 올라온 촌스럽고 순진한 사람이라 살짝 겁주기만 하면 쩔쩔맨다는 걸 알아차렸다.“간단하지. 신발값 물어내.”장해수는 의자를 하나 끌어다 앉아 다리를 꼬았다.“난... 돈 없어.”남자는 씁쓸하게 웃으며 말했다.이제야 남자는 돈이 없으면 영웅도 꼼짝 못 한다는 말이 실감 나는 것 같았다.“돈 없다고? 돈도 없으면서 음식점에 들어와? 난 네가 진짜 돈이 있든, 없든 하나도 상관없어. 오늘 신발값 물어내지 않으면 경찰 불러서 널 잡아넣을 거야.”장해수는 계속 몰아붙였다.“이 사람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4화

    “안 돼, 꼭 한 입 먹어봐. 안 그러면 내가 직접 먹여줄 거야.”이청월은 고귀한 신분을 자랑하는 여왕처럼 임지환에게 명령하듯 말했다.“그럼... 알았어.”이청월의 기대에 찬 눈빛을 보며 임지환은 마지못해 한 입 떼어먹었다.“어때? 너무 맛있지?”이청월은 기대에 가득 차서 물었다.“괜찮네...”임지환은 대충 웃어넘기고는 이내 물었다.“얼마나 더 걸을 거야?”“왜? 벌써 지친 거야?”이청월은 앞을 내다보고는 웃으며 말했다.“저 앞에 괜찮아 보이는 식당이 있는데 저기서 저녁 먹고 호텔로 가는 게 어때?”“그러자!”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세 번 절하고 아홉 번 꿇는 것까지 견뎠는데 이 정도는 문제도 아니었다.두 사람은 함께 운우 골목에 위치한 “천향 식당”에 들어갔다.식당 내부는 고풍스럽게 꾸며져 있었고 값비싼 홍목 테이블과 의자가 놓여 있었다. 심지어 최고급 백단향이 타오르고 있었다.아마도 이 과시적인 분위기에 관광객들이 약간 눌린 것인지 레스토랑 내부는 손님이 많지 않아 비교적 조용했다.임지환과 이청월은 2층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음식을 주문했다.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심심한 이청월은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며 놀고 있었다.임지환은 본능적으로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시선을 한 사람에게 고정했다.임지환의 시선을 잡은 사람은 식당 입구에 서 있던 한 남자였다.임지환이 특별한 취향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그 남자가 너무 독특했기 때문이었다.남자는 우람진 체형에 날카로운 눈매와 눈동자를 가졌고 온몸에서 강렬한 고수의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하지만 그 남자는 딱 봐도 특이한 헝겊으로 된 긴 상의와 긴 바지를 입고 있었고 발에는 헝겊신을 신고 있었다.남자의 등에는 길쭉한 상자를 검은 천으로 싸서 메고 있었는데,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 수 없었다.그 기묘한 차림 덕분에 임지환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시선도 당연히 한 몸에 받았다.하지만 남자는 부끄러운 듯 사람들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식당 안쪽을 향해 바라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3화

    “나더러 제자를 받으라고?”임지환의 표정이 묘해졌다.전에 소태진이 제자 타령하더니 이번엔 이민재가 이러네...임지환은 이 노인들이 그렇게도 할 일이 없는 건지 궁금해졌다.“안 받아!”임지환은 고개를 저으며 단호하게 거절했다.이민재는 임지환이 이렇게 단칼에 거절할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해 잠시 멍해졌다.이래 봬도 명의라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한 자기가 어디를 가든 분명 환영받고 존중받을 정도인데 임지환에게 이토록 매정하게 거절당할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거절하는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이민재는 조심스럽게 이유를 물었다.“넌 너무 늙었고 못생겼잖아. 내가 원하는 건 미인이란 말이야. 그런데 내가 어떻게 너한테 관심이 생기겠어?”임지환이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네?”이민재는 입이 떡 벌어져 말을 잇지 못했다.설마 자기가 단호하게 거절당한 이유가 늙고 못생긴 데다 미인이 아니기 때문일 줄이라니, 놀라울 따름이었다.이청월이 옆에서 웃으며 입을 열었다.“영감, 내가 좋은 방법 하나 알려줄까?”“무슨 방법인데요?”이민재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물었다.“외국에 가서 성전환 수술하고 얼굴 리프팅까지 하고 오면 돼. 그러면 내가 임지환에게 널 제자 삼으라고 말해볼게.”이청월은 말을 마치자마자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렸다.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허청열과 화도윤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느라고 얼굴이 일그러졌지만 체면을 생각해서 억지로 웃음을 참았다.“당신들... 이건 너무하잖아요! 제자를 안 받는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사람을 모욕할 필요는 없지 않습니까?”이민재는 눈을 부라리며 씩씩댔고 분노가 가득 찬 얼굴은 붉게 달아올랐다.평생 힘들게 쌓아온 명성이 오늘 하루 만에 모두 날아가는 기분이었다.“아직도 모르겠어? 내가 널 제자로 안 받는 이유는 네가 미인이 아니거나 늙어서도 아니야.”임지환은 조금 모자란 바보를 보는 듯한 눈빛을 보이며 고개를 저었다.“그럼 도대체 왜 안 받는 겁니까?”이민재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았다.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2화

    “알겠습니다, 임 대사, 정말 고맙습니다. 도윤아, 날 대신해서 임 대사를 정성껏 대접해라!”화연평은 그제야 임지환의 말을 따라 침대에 편안하게 누우며 화도윤에게 조용히 당부했다.임지환과 이청월도 더 이상 화연평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고 방을 나섰다.“임 선생님, 제가 자인 호텔에 방을 준비해 두었습니다. 지금 당장 사람을 보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화도윤이 싱글벙글 웃으며 얼른 쫓아 나와 임지환에게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가 직접 거기로 갈 테니 넌 여기서 화 장군님을 잘 돌봐.”임지환은 손을 흔들며 거절했다.“임지환, 우리가 간만에 금릉에 왔잖아. 제대로 한 번 쇼핑도 하고 맛있는 것도 사 먹자.”이청월은 지금 상황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그래, 네 말대로 하자.”임지환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잠깐! 두 분, 멈춰주세요!”두 사람이 막 떠나려 할 때 이민재가 허겁지겁 뒤쫓아왔다.“이 침왕, 아직도 볼 일이 남았나요?”화도윤의 이마에 주름이 잡히며 불만스러운 표정을 지었다.아까 이민재가 저지른 실수 때문에 아버지가 자칫 죽을 뻔했으니 화도윤의 마음속엔 여전히 이민재에 대한 불만이 남아 있었다.이민재가 의술로 유명하지 않았다면 이미 저택에서 쫓아냈을 것이다.“임 선생님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습니다.”이민재는 아까와는 다르게 공손한 태도로 존댓말까지 써가며 말했다.“부디 가르침을 부탁드리겠습니다.”“뭘 묻고 싶은 거야?”임지환은 귀찮다는 듯이 물었다.“화 장군님 체내의 사악한 기운을 도대체 어떻게 제거하셨는지 궁금합니다.”이민재는 진심으로 지식에 굶주린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제가 침을 놓을 때 장군님 체내의 생기를 운용해 분명 어느 정도 효과를 보였는데 왜 결국엔...”“내가 왜 너에게 말해줘야 하지?”임지환이 이민재의 말을 끊었다.“그건...”이민재는 그 질문에 말문이 막혔다.임지환의 말도 일리가 있었다. 굳이 자기에게 말해줄 필요가 없다는 걸 이민재는 알고 있었다.“저는 의사로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1화

    “아악!”비명이 또 방에서 들려왔고 이번엔 더 고통스럽고 무시무시했다.“날 들여보내 주세요!”화도윤은 방 안에서 들려오는 처절한 비명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화 회장님, 죄송합니다만, 그럴 순 없습니다.”허청열은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화도윤을 막아섰다.“허 교관! 넌 정말 이대로 우리 아버지를 죽게 내버려두겠다는 건가?”화도윤의 눈은 핏발이 서서 당장이라도 누군가를 물어뜯을 것 같은 야수 같았다.“저도 물론 장군님이 돌아가시는 걸 원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임 선생님 외에는 누구도 믿을 수가 없습니다. 임 선생님이 허락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들어가게 놔둘 순 없습니다.”허청열은 이를 악물고 단호하게 말했다.옆에 있던 이청월의 얼굴도 창백해졌다. 방 안에서 들려오는 비명이 너무나도 끔찍했기 때문이었다.“이대로 가다간 나조차도 장군님의 생명을 지탱하기 어려울 겁니다.”이민재는 침착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내 생각엔 먼저...”“끄악!”다시 한번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고 방 안은 곧 쥐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더 이상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화도윤과 허청열은 그대로 굳어버렸고 할 말을 잃었다.“어휴... 이젠 무슨 말을 해도 늦었습니다.. 당신들, 사람을 잘못 믿은 겁니다.” 이민재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끼익...”바로 그때, 임지환이 문을 열고 나와 태연한 표정으로 물었다.“방금 뭐가 늦었다고 했어?”“넌 실력도 부족하면서 괜히 잘난 척하다가 화 장군님을 네 손으로 죽인 거야. 이제 어떻게 수습할지 지켜보겠어.”이민재는 냉랭하게 비웃으며 재밌는 구경이라도 하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임 선생님...”허청열이 조심스럽게 앞으로 다가와 조급한 얼굴로 물었다.“걱정 마, 장군님 체내의 사악한 기운은 내가 이미 완전히 제거했어. 이제 장군님 생명에는 더 이상 지장이 없을 거야.”임지환은 표정 변화도 없이 차분하게 대답했다.“정말입니까?”“임 선생님, 그 말씀, 정말입니까?”화도윤과 허청열은

  • 은침 날리는 용왕   제600화

    “만약은 절대 없습니다!”화도윤의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지며 은은하게 살기가 서렸다.“이 영감탱이가 아직도 제정신이 아니네. 말을 왜 이 따위로 해? 네가 실력이 바닥을 친다고 해서 임지환 실력도 바닥을 친다는 도리는 없잖아!”이청월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임지환을 깎아내리는 말이라 곧바로 받아쳤다.“이 버릇없는 계집, 닥치지 못해? 난 아직 네 죗값도 묻지 않았어!”이민재는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한번 손을 들었다.“이 침왕, 자중하십시오.”둘을 지켜보던 허청열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이청월 앞을 막아섰다.허청열의 몸에서 칼날이 칼집에서 막 빠져나오기 직전인 듯 날카로운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좋아요, 저 녀석이 진짜 화 장군님을 살려낸다면 이 부러진 손은 그냥 넘어가 주겠습니다. 하지만 살려내지 못한다면 화 선생은 더 이상 이 일에 관여하지 않길 바랍니다.”이민재는 속으로는 불만이 가득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이민재도 바보는 아니었기에 허청열과 싸워봤자 손쉽게 당할 것이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콜록콜록...”방 안에서 갑자기 거친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그 기침 속에는 피를 토하는 소리까지 섞여 있는 듯했다.화도윤의 얼굴이 굳어지며 안으로 뛰어들 듯이 몸을 움찔했다.그러나 허청열이 화도윤을 막아섰고 고개를 저으며 냉정하게 말했다.“화 회장님, 임 선생님의 허락 없이는 우리가 밖에서 기다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알겠네.”화도윤은 어쩔 수 없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지금, 화도윤은 임지환에게 모든 희망을 걸 수밖에 없었다.한편, 방 안에서 오랜 시간 거친 숨을 몰아쉬던 화연평이 마침내 힘겹게 피곤이 가득한 눈을 떴다.화연평은 희미하게 보이는 임지환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임... 임 대사, 고... 고맙습니다.”“화 장군님, 아직 고마워하실 필요 없습니다. 치료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는 조금 고통스러울 수도 있으니 꾹 참고 견뎌주시길

  • 은침 날리는 용왕   제599화

    “너...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난 의사로서 수십 년간 수많은 생명을 구했고 의학계에서 꾸준히 명성을 쌓아왔어. 오늘 너 같은 풋내기에게 내 명예를 더럽히게 둘 수는 없어!”이민재는 수염을 부들부들 떨며 분노로 눈이 뒤집혀 거의 쌍욕이라도 할 듯한 기세였다.“이 영감탱이가 어쩜 이렇게 말이 안 통하지? 환자가 너 때문에 병이 더 악화했는데도 뭐라 하지 말라는 거야?”이청월은 눈을 부릅뜨고 이민재에게 쏘아붙였다.이민재가 일반 사람들에게는 오랜 명성을 자랑하는 침술의 대가일지 몰라도 이청월에게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중요한 건 단 하나, 임지환을 건드리는 건 절대 안 된다는 것뿐이었다.“무슨 헛소리를 지껄이는 거야?”이민재는 이청월을 가리키며 화가 치밀어 올라 말을 잇지 못했다.“지금 화 장군님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인데 넌 환자를 살릴 방법을 찾기보다 네 명성 걱정부터 앞서는구나. 내 생각엔 넌 그냥 명예에만 집착하는 돌팔이야!”이청월의 말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었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이민재의 급소를 정확히 찔렀다.“어디서 나타난 계집이 감히 어르신에게 말대꾸를 해? 오늘 내가 네 부모를 대신해 제대로 교육해 주마!”분노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이민재는 더 이상 체면 따위는 개의치 않고 손을 뻗어 이청월을 때리려 했다.하지만 이민재의 손이 이청월에게 닿기도 전에 임지환이 그의 팔을 단단히 붙잡았고 가볍게 힘을 주었다.딱!뭔가 부서지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민재의 팔이 임지환의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그대로 부러지는 소리였다.“아악!”이민재는 고통스러운 비명을 지르며 팔을 부여잡았고 그의 얼굴은 분노와 고통으로 붉게 달아올랐다.허청열과 화도윤은 이 광경에 놀라서 숨을 들이쉬며 얼굴이 창백해졌다.임지환의 행동은 너무나 대담했다. 침술의 왕이라 불리는 이민재의 팔을 부러뜨리다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이 일이 의학계에 널리 퍼지기라도 하면 임지환은 의학계 전체의 적이 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허 교관, 지금부터 난 화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