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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임 대사, 이것을 가지고 가세요!"

안양인은 옆에 있는 경호원의 허리에 걸려있던 무전기를 꺼내 임지환에게 넘겨주었다.

"아래층에서 밥만 먹고 올 건데 이걸 왜 나한테 줘요?"

임지환이 눈살을 찌푸렸다.

"혹시라도 일이 생겨 연락이 닿지 않을까 봐 걱정되어서요."

안양인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걱정이 태산이네요!"

임지환은 웃으며 무전기를 건네받았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 레스토랑에 도착했다.

오후라서 마침 호텔 투숙객들이 애프터눈 티를 마실 시간이었다.

임지환은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아 국수 한 그릇을 시켜 허겁지겁 먹었다.

"누나, 진 도련님 정말 이상해. 이틀 전까지만 해도 누나를 엄청 세심하게 챙겨주더니 며칠 동안 그림자도 안 보여!"

"요 며칠 바쁠 수도 있잖아? 게다가 도련님은 정말 나한테 약속 같은 거 한 적 없어."

"..."

임지환이 앉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보니 배지수와 배준영 남매 두 사람이 함께 레스토랑으로 들어섰다.

배지수는 피곤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창밖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임지환은 쓴웃음을 짓고 계속 국수를 먹으려 했다.

그러나 옆 테이블의 맞은편에 앉은 배준영은 그를 알아보았다.

순간 배준영의 얼굴에는 가소롭다는 표정이 드러났다.

"어머, 우리 전 매형이잖아? 이틀 전까지만 해도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낸다고 허풍을 떨더니, 왜 로비에서 국수를 먹고 있어? 설마 훔친 돈을 다 써서 밥도 못 먹는 건 아니지?"

배준영은 일부러 임지환의 곁으로 걸어가 목청을 높여 말했다.

그러자 갑자기 많은 손님이 구경하기 시작했다.

임지환은 눈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누가 로열 스위트룸에서 지내면 이곳에 와서 밥도 못 먹는다고 규정했지? 이 호텔을 너희 집에서 연 것도 아니고!"

말을 마치고 그는 배준영을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국수를 먹는 것에 집중했다.

그는 음식을 낭비하는 습관이 없었다.

"솔직히 말해서 당신의 용기는 정말 대단해. 이렇게 현행범으로 잡혔는데도 고집을 피우다니!"

배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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