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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2화

매니저는 욕설을 퍼붓고 가버렸다.

강이진은 자리에 서서 팁 뭉치를 꽉 쥔 채 화가 나서 울음을 터뜨렸다. 가슴에 가득 찬 설움은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이와 동시에 가슴에서 한 맺힌 격렬한 분노가 끓어올랐다.

심미경!

심미경, 그 천한 년 때문에 이 꼴이 이렇게 되었다.

그 년이 오빠 옆에서 입만 함부로 놀리지 않았어도 남 때문에 자기 생활비를 끊고 대제주시에서 내쫓지 않았을 것이다. 심지어... 오빠는 그녀를 감옥에 보내려 했다.

이게 사람을 죽이는 것과 무슨 차이가 있겠는가?

어릴 때부터 호의호식하는 나날을 보내던 강이진은 이깟 돈 때문에 온갖 설움을 견뎌내며 구렁텅이에 빠진 생활을 해야 했다. 이것은 절대 그녀에게 적합한 생활이 아니다.

휴대전화를 꽉 쥔 채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우선 그녀가 생각하는 이른바 '절친'인 안승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빠른 전화 연결에 강이진의 눈빛이 번쩍였다.

그 불량배 친구들은 거의 전화를 안 받았는데 안승호는 이렇게 빨리 받으니 말이다! 좌절감으로 가득 찼던 자신감도 어느 정도 회복되었다.

"안승호, 너...”

전화기 너머로 심드렁한 목소리가 들렸다.

"강이진이야? 왜 전화했어?”

강이진은 입술을 깨물었다. 체면을 차리고 싶었지만 이런 궁핍한 상황에 더 이상 물불을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한참 고민한 끝에 딱딱하게 입을 열었다.

"나 2천만 원만 빌려주면 안 돼? 걱정하지 마, 나중에 꼭 갚을 거니까.”

그러자 안승호의 낄낄 웃는 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다.

"우리 이 바닥에서 네가 오빠에게 쫓겨난 거 누가 몰라? 강이진, 너 지금 블랙리스트야. 누가 너에게 돈을 빌려주겠어. 돌을 던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해.”

강이진은 필사적으로 해명했다.

"나 오빠와 진짜로 사이가 나빠진 것이 아니야. 우리 오빠가 내가 제멋대로라고 혼내는 것뿐이라니까? 나 좀 고생 좀 해보라고 그러는 거야.  그런데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친동생인데 우리 오빠가 어떻게 나에게 그럴 수 있겠어. 내가 아무리 큰 잘못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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