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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2화

육지율은 그 필명이 어딘가 익숙하다고 느꼈다.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문득 기억해 냈다.

“이 자식! 기억났어! 이 녀석이 책에서 날 모욕하지 않았나? 내 명성을 망가뜨렸잖아?”

남초윤은 급하게 말했다.

“잘못 본 거 아니에요? 비엘 작가가 주인공을 모욕할 리가 없어요! 그러면 밥숟가락 들고 욕하는 것과 뭐가 다르겠어요?”

“나를 ‘수’로 묘사한 게 모욕이 아니고 뭐예요? 왜 항상 배현수가 공이냐고?”

남초윤은 어색하게 웃었다.

그는 그 부분을 신경 쓰고 있었던 거였다.

남초윤은 그가 진짜 작가를 고소할까 봐 걱정되었다. 그래서 변명하듯 말했다.

“다음번엔 지율 씨가 공이고, 배 대표님이 수가 될 수도 있잖아요. 원래 BL 소설에서는 공수 구분이 모호해요. 겉보기에 수 같아도 사실은 공일 수도 있다고요!”

조유진은 살짝 의문을 제기했다.

“난 현수 씨가 수 같지는 않았는데. 만약 현수 씨가 진짜 수라면 캐릭터 붕괴지. 차라리 육 변호사님이 수인 게 더 어울려. 자유롭고, 매력적이고, 다정하잖아.”

“?”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육지율은 얼굴이 시커멓게 변하며 조유진에게 따졌다.

“아니, 조유진. 내가 약해 보이는 수 같은 느낌을 준다고?”

“...”

배현수는 차갑게 말했다.

“유진이가 쓴 것도 아닌데 왜 화내? 그럴 시간 있으면 작가나 고소해.”

남초윤은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그... 그냥 재미로 쓴 거지 무슨 큰 잘못을 한 것도 아니잖아요? 작가를 고소하면 너무 쪼잔해 보일 거예요!”

하지만 육지율은 이성을 잃고 이를 악물었다.

“쪼잔해 보이든 말든, 그 책을 하차할 거예요!”

자신이 소설 속에서 수 역할로 묘사되었고, 그것도 많은 사람에게 읽히고 있다는 상상만 해도 소름이 돋았다.

조유진은 객관적으로 말했다.

“사실 책 내용은 나쁘지 않아요. 꽤 재미있고 독자도 많아요.”

“독자가 몇 명인데?”

“몇만 명 정도?”

“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날 수로 상상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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