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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3화

배현수의 가슴이 떨렸다. 그는 조유진과 이마를 맞대며 낮게 속삭였다.

“그때 난 네 옆에 있진 않았지만 네 뒤에서 계속 지켜보고 있었어. 그런데 왜 울었어?”

“현수 씨 생각이 났어요.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게 너무 슬펐거든요. 내가 이렇게 좋은 남자를 잃어버린 것 같아서, 그게 너무 아쉽고 후회스러웠죠. 그래서 울었어요.”

지금 이렇게 그를 바라보고 있으니 잃어버렸다가 다시 되찾은 느낌이었다.

조유진의 눈에는 여전히 눈물이 맺혀 있었다.

하지만 이번 눈물은 슬픔이나 후회 때문이 아니었다. 감동과 감사함 때문이었다. 운명이 그들을 온갖 고난 속에서도 끝끝내 묶어 놓았고, 그들 사이에선 이제 더 이상 헤어질 수 없는 깊은 연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배현수는 긴 손가락을 그녀의 손가락 사이로 천천히 끼워 넣으며 손을 꼭 맞잡았다. 순간 그들의 손바닥에서 따뜻함이 퍼져나갔다.

그는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유진아, 넌 한 번도 날 잃은 적 없어. 우리가 몇 번을 떨어져도, 얼마나 오랫동안 떨어져 있더라도 난 결국 널 찾아내서 꼭 안고 말해줄 거야. 사랑한다고. 오직 너만 사랑한다고.”

처음부터 끝까지, 조유진은 배현수의 유일한 선택이었고 그 선택은 한 번도 흔들린 적이 없었다.

조유진은 감동의 눈물을 흘리며 웃었다.

“현수 씨, 우리 영원히 함께할 수 있을까요?”

“그럼.”

그의 대답은 8년 전과 똑같았다. 짧지만 확고했으며 1초의 망설임도 없었다.

조유진은 살짝 고개를 숙이며 손목에 걸린 달콤한 연녹색 비취 팔찌를 내려다보았다.

“상처가 나으면 우리 같이 아주머니를 위한 좋은 묘지를 고르러 가요. 그분을 위한 의관묘라도 만들어 드리는 게 어때요?”

“아직도 ‘아주머니’라고 불러?”

조유진은 순간 얼굴이 뜨거워지며 말투를 바꿨다.

배현수는 그녀의 팔찌를 손가락으로 살며시 쓰다듬으며 생각에 잠겼다.

“풍수 좋은 곳을 따로 고를 필요는 없어. 어머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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