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9화

얼음장 같은 차가운 배현수의 목소리는 잠시 멈칫했다.

남자는 긴 손가에 담배를 꽂고 불을 붙였다. 그러자 담뱃재가 떨어져 수옥 안의 물 위에 둥둥 떠다녔다.

눈빛이 싸늘해지더니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

“너 같은 도랑 속의 쥐는 그냥 죽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러다가 나중에 다른 사고라도 치면 어떡해.”

앞으로 배현수는 어쩌면 조유진과 선유의 곁을 지킬 수 없을지도 모른다.

만약 강이진이 지난번의 조범처럼 탈옥하여 도망친다면... 그래서 또 무슨 나쁜 마음을 먹게 된다면 무슨 일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 순간 배현수의 눈빛에 살기가 도사렸다.

강이진은 두 눈이 빨갛게 달아오른 채 큰 소리로 울부짖었다.

“나를 죽이면 조유진과 함께할 수 있을 줄 알았어? 배현수,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 둘은 같은 종류의 사람인 것 같아!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으니까! 주변의 모든 사람을 저버릴지언정 일말의 배신도 참지 못하지. 물론 배현수 당신도 나와 별 다를 바 없고. 하하... 내가 인정하지 않는 한 당신의 어머니는 영원히 살인자야! 나를 죽인 것은 단지 목격자인 내가 모든 것을 털어놓을까 봐 두려워서 그러는 거고! 조유진 어머니의 죽음에 당신 어머니가 한 게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 똑똑히 알려줄게. 당신 어머니도 안정희의 휠체어를 밀었어. 안정희더러 목숨으로 갚으라고 하더라고! 현수 오빠, 조유진과 피맺힌 원한은 절대 지울 수 없어. 당신들은 평생 함께할 수 없어. 그렇게 서로를 잃는 거지. 그러고 보니 조유진이 나보다 훨씬 더 고통스럽겠네. 나는 적어도 한 번도 가진 적이 없지만 조유진은 적어도 가진 것을 잃었잖아. 훨씬 더 절망적이겠지! 하하...”

강이진은 미친 듯이 크게 웃었댔다. 그 웃음소리는 감옥 안에 메아리쳤다.

배현수는 손끝의 담배를 가볍게 털었다. 그러고는 새빨간 담배꽁초는 물속으로 던졌다.

남자가 일어서자 검은 그림자가 수옥 안의 강이진을 뒤덮었다.

이 상황은 마치 저승사자가 망자를 데리러 온 것 같았다.

배현수는 온몸에 사악한 기운이 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