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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1화

“현수 오빠, 오빠 자신을 속이지 마. 오빠와 조유진 사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평생 이루어질 수 없는 운명이야! 내가 가지지 못한 사람 조유진도 가질 수 없어! 오빠와 조유진을 항상 저주했어. 서로 배신하고 평생 만나지 못하게 하라고!

강이진의 헛소리를 들은 배현수는 화를 내는 대신 오히려 피식 웃었다.

남자는 고개를 살짝 올리더니 입꼬리를 양옆으로 올리고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

“말 다 했어?”

배현수가 고개를 옆으로 한 번 갸웃하자 뒤에 있던 부하들이 다 같이 앞으로 나섰다.

뒤돌아선 남자의 눈빛은 음흉하고 흉악했다.

“아!”

뒤에서 울부짖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붉고 뜨거운 피가 배현수의 축 늘어진 손등 위로 튀었다.

강이진의 입에는 피가 솟구쳐 흐르고 있었다.

그저 ‘우우'하는 울음소리를 내며 두 손으로 더러운 땅을 헤집고 배현수의 발아래까지 기어왔다.

그녀의 손이 구두를 만지자 남자는 양미간을 찌푸렸다. 눈빛에는 혐오함이 가득했다.

강이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씩 웃었다.

그녀가 더럽다고 싫어하는 것일까?

하지만 이제 그도 깨끗하지 않다.

더러워지려면 같이 더러워져야 하지 않겠는가?

떨리는 손으로 배현수의 양복바지를 쥐려고 하자 배현수는 그녀의 더러운 손을 발밑에 디딘 후 구두를 꽉 눌렀다.

그리고 눈을 내리깔고 조금 아쉬운 표정으로 말했다.

“이찬이가 그동안 너무 버릇없게 키웠네. 말할 줄 모르면 입을 다물라는 기본도 안 가르쳤으니... 그렇게 고집을 부리겠다면야 마지막 숨통도 남겨둘 필요가 없겠지.”

강이진의 동공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배현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한마디 했다.

“다시 수옥에 던져놓고 죽기 직전에 강이찬에게 전화해 시신을 데리고 가라고 해.”

강이찬과 강이진, 두 남매에게 서로 마지막 얼굴은 보여줘야 하지 않겠는가?

배현수는 단호한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일말의 인정은 있었다.

강이진을 본 서정호의 눈에 안타까운 눈빛이 스쳐 지났다. 그 모습은... 정말 이루 말할 데 없을 정도로 비참했다.

그는 배현수 옆에 서서 고개를 살짝 숙이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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