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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8화

천우 별장의 거실은 이미 빈소로 꾸며졌다.

그리고 테이블 위에는 강이진의 영정사진이 놓여 있었다.

심미경이 도착했을 때 강이찬은 밤새 무릎을 꿇은 채 조문하고 있었다.

얼굴은 아무런 표정 없이 차가웠고 두 눈만 시뻘겋게 변해 있었다.

“이진이가 비참하게 죽었어요. 이진이에게 너무 미안해요.”

심미경은 사람을 두 명이나 죽인 강이진을 단지 자수하게 만들고 싶었을 뿐이다.

하지만 강이진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을 줄은 몰랐다.

전혀 무관심하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강이진이 안정희를 죽인 사실을 배현수에게 폭로한 것이 바로 자신이기 때문이다.

간접적으로 강이진을 죽인 셈이다.

심미경은 천천히 몸을 숙인 뒤 손을 뻗어 강이찬을 끌어안았다.

“미안해요.”

강이찬은 그녀의 말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억지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미경 씨가 왜 사과해요. 사과할 사람은 저예요.”

심미경은 차마 강이찬을 속일 수 없어 사실대로 말했다.

“배현수 씨가 그런 수법을 쓸 줄 몰랐어요. 기껏해야 강이진을 몇 번 겁주고 무기 또는 사형에 처하게 할 줄 알았어요...”

심미경은 강이진에게 복수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렇게 비참하게 죽을 줄 몰랐다.

강이찬의 눈빛이 점점 더 어두워졌다.

그러더니 입술을 깨물고 웃었다.

“이것들은 왜 나에게 말하는 건데요?”

“미안해요, 이찬 씨.”

강이진이 이렇게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게 된 것은 확실히 심미경과 관계가 있었다.

강이찬은 두 손으로 심미경의 어깨를 감싸더니 큰 소리로 웃었다.

“미경 씨, 왜 당신까지 배현수 편을 드는 거예요? 이진이의 죄는 용서할 수 없지만 이렇게 잔인하게 그녀를 죽일 필요는 없잖아요. 이진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알아요? 죽는 순간 온몸에 성한 피부가 한 곳도 없었어요. 모두 썩어 있었어요. 이진이가 갇힌 수옥에는 전부 죽은 쥐들이... 배현수가 얼마나 지독한 인간인데 왜 미경 씨마저 배현수를 돕는 거예요? 미경 씨는 저의 아내예요.”

강이찬을 보는 심미경의 마음도 점점 미안함이 번졌다.

“미안해요.”

강이진은 이미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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