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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0화

강이찬의 전화라는 말에 강이진의 어두웠던 눈빛이 순식간에 빛났다.

눈빛에는 도움을 청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하지만 배현수가 전화를 받을지 안 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그의 얼굴을 황급히 바라보았다.

강이진은 힘겹게 기어가 배현수의 발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러고는 눈물 콧물을 흘리며 말했다.

“현수 오빠, 부탁할게요. 죽기 전에 오빠에게 몇 마디만 할 수 있게 해 줘요. 유언이라고 쳐도 좋고요!”

배현수는 무슨 속셈인지 웬일로 자비를 베풀었다.

“받아.”

서정호는 전화를 받자마자 스피커 폰으로 돌렸다.

전화를 받은 두 사람이 입을 열기도 전에 강이진은 큰 소리로 살려달라고 소리쳤다.

“오빠, 나 현수 오빠에게 잡혔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는데 일단 빨리 와서 나 좀 구해줘. 만약 오지 않으면 비참하게 죽을지도 몰라! 빨리 현수 오빠에게 부탁해서 나를 빼내 줘! 이렇게 굴욕적으로 죽고 싶지 않다고!”

서정호는 발을 들어 어깨를 걷어찼다.

“시끄러워!”

발길질을 당한 강이진은 뒤로 벌렁 나자빠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꼭 마치 지하 도랑에서 꿈틀거리는 구더기 같았다.

전화에서 강이찬은 오랫동안 말을 하지 않았다.

서정호는 일부러 모른 척하며 물었다.

“강 사장님, 저에게 무슨 일로 전화하셨어요?”

강이진은 울며 애원했다.

“오빠, 빨리 와서 살려달라고! 여기 너무 무서워! 저 사람들이 나를 수옥에 던져 넣었어! 수옥에 죽은 쥐도 있어. 그리고 또 내 혀까지 뽑으려고 했어! 오빠... 내가 다른 사람 손에서 죽는 걸 보고만 있을 거야?”

강이찬은 몇 초간 침묵을 지키다가 입을 열었다.

“서 비서, 배 대표님 옆에 있나요? 배 대표님께 할 얘기가 있어요.”

서정호는 의아한 얼굴로 배현수를 쳐다봤다.

전화를 건네받은 배현수는 휴대전화를 받자마자 스피커를 끄고 바로 물었다.

“여동생 대신 사정하러 온 거야?”

“이진이가 많이 잘 못 했다는 것은 알아. 하지만 내 친동생이야. 우리 친구의 체면을 봐서 한 번만 자수할 수 있게 도와줘. 무기도형을 선고받아도 돼. 그런 수단만은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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