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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5화

강이진은 손을 들어 남자의 얼굴을 잡았다. 그리고 날카로운 손톱으로 상대방의 얼굴을 할퀴었다. 순간 몇 줄의 핏자국이 그려졌다.

“가난한 거지 주제에 나와서 여자 찾을 생각 하고 있어! 정말 꼴불견이야!”

남자도 화를 벌컥 냈다. 얼굴에 이런 자국이 남았으니 집에 가면 분명 아내가 물을 것이다. 밖에서 바람을 피우고 싶었지만 가족에게는 알리고 싶지 않았다. 모든 불똥은 최대한 피하고 싶었다.

바로 손을 들어 강이진의 얼굴을 후려갈겼다.

“개 같은 년! 감히 내 얼굴을 건드리다니! 꺼져!”

너무 세게 내리친 뺨에 강이진은 머리가 윙윙거리며 이명이 들렸다. 입가에 상처가 나 피가 흘렀다.

혼돈 속에서 남자는 차 문을 당겨 그녀를 끌고 나가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남자는 차에 올라탄 후, 창문을 열어 그녀의 몸에 침을 뱉었다.

“퉤! 싸구려 같으니라고!”

욕설을 내뱉은 뒤 검은 산타나를 타고 먼지를 일으키며 사라졌다.

먼지 속에 넘어진 강이진은 손으로 땅을 짚고 주먹을 꽉 쥐었다. 바닥에 긁힌 손톱은 당장이라도 피가 날 것 같았다.

눈물이 한 방울 한 방울 바닥에 떨어졌다.

예전에 대제주시에서 고급 쇼핑몰을 드나들며 사고 싶은 것 마음껏 샀다. 수천만 원 하는 가방 하나도 눈 한 번 깜짝하지 않고 바로 샀다.

그런데 지금은 2백만 원을 위해 품위 없는 중년 남자에게 짓밟혔다.

어떻게 이 지경에 이르렀는지 그녀도 몰랐다. 분명 오빠의 큰 나무 아래에서 보호받으며 잘 살던 공주였다.

‘심미경만 없었다면 오빠가 나를 대제주시에서 쫓아내지 않았을 거야. 조유진만 없었다면 현수 오빠도 나를 미워하지 않았을 거야.’

옛날에 오빠도 현수 오빠도 그녀를 그토록 예뻐했었는데... 어쩌다 이 지경이 된 것일까?

강이진은 휴대전화를 잡고 일어나 비틀거리며 밖으로 나갔다.

밖에서는 보슬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12월의 겨울비는 당장이라도 살을 에는 듯 유난히 추웠다.

한겨울이었지만 강이진은 클럽 공주 패션에 호피 무늬 민소매, 검은색 가죽 미니스커트, 망사 스타킹, 검은색 롱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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