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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5화

말하는 주우범의 목소리는 점점 어디론가 기여들어가는 것 같았다.

그냥 돈이 담겨져 있는 은행카드만 전해주고 갈려고 했는데 난데없이 공손주가 뛰여나와 공공연히 자신의 이름석자를 말해 버렸으니 그냥 그대로 가기도 만무한 것이었다.

이러면 교씨 가문의 아이러니한 눈빛들을 다 감당해야 했으니 주우범의 허리는 더 굽혀졌다.

주우범은 감히 고개를 들어 주위를 보지 못하고 그냥 공손주만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눈빛에는 살기가 도사리고 있었다.

공손주는 그제서야 정신이 들었는지 그 눈빛에 화들짝 놀라서 그 자리에 얼어버렸다.

그뒤 주우범은 다시 고개 돌려 진시우를 향해 물었다.

"저…… 그만 가봐도 되지요?"

진시우는 그 말에 그러면 그만 가보라고 손을 저었다.

"가봐요, 그럼."

주우범은 그 뒤 쏜살같이 밖을 향해 뛰어 나갔다. 한마디 인사도 없이……

아마 그만큼 한시라도 여기에 있고 싶지 않았나 보다. 진시우는 그냥 그런 주우범을 지그시 보았다.

이때 공손주는 자신의 곁을 스쳐지나가는 주우범을 보며 또다시 읍소 하였다.

"어…… 주우범 도련님? 어디를 가세요? 저도 같이……"

"꺼져!"

그러나 되돌아 오는 거란 주우범의 차거운 목소리일 뿐 주우범은 이 말을 끝으로 유유히 자리를 떠나버렸다.

공손주는 지프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주우범을 불렀건만 그런 차가운 대답을 들은뒤 철저히 풀이 죽어서 모든걸 잃어버린 표정을 하였다. 아까의 교오자만과 주씨 가문만 믿고 떠들어 대던 공손주는 온데간데 없이 지금은 돌덩이마냥 굳어 있었다.

그뒤 진시우를 바라보는 눈빛도 사뭇 변해 있었다. 경악과 두려움만 서려 있었다.

당연 경악의 눈빛은 초하한테도 걸려 있었다. 비록 겉으로 드러내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속으로는 후덜덜 떨렸다.

'혹시 장 선생님이 진시우의 이런 모습까지 알고 있었기에 가히 믿을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역시…… 사람보는 눈이 남달라, 장 선생님은……! 내가 가히 가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어……!'

아까 진시우에 대한 질의는 가뭇없이 사라지고 초하도 진시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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