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영리가 누군지는 알아요, 혹시?""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네요."묘아연은 고개를 저었다."묘씨 가문에 사람이 꽤 많아요. 특히 본가 쪽의 사람이 아니면 아예 들어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죠.""그래서 나도 중요한 가족 성원들만 알고 있고 나머지는 잘 몰라요."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묘씨 가문에서 조금 계산적으로 나왔 거든요. 그래서 지금 교 어르신이 엄청 심기 불편해 하고 있어요."묘아연은 아무렇지 않게 뱉었다."그래요? 나야 뭐…… 묘씨 가문이 어떻든 간에 상관이 없어요. 그냥…… 죄다 죽어버렸으면 하는 바램인 거죠."엄청 악독한 발언이었지만 묘아연의 입에서 나오니 진시우도 그럴만 하다는 눈치였다. 워낙 부모님의 원한도 같이 갖고 있는 묘아연이니 당연 묘씨 가문의 사람들이 달갑지 않았다. 이름조차 듣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진시우와 묘아연이 말을 나누는 사이 묘영리는 먼저 묘씨 가문에 도착했다.본가쪽의 사람이 아닌 이상 본가에 근본 발을 들이지도 못하는게 이쪽 율법과도 같은 규칙이었다. 묘영리도 당연 본가는 처음이었다. 여기에는 가문의 최고 권력자들만 올수 있었다.그래서인지 묘영리는 한층 들떠 있었다."어제 연회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지?"묘씨 가문의 수장인 묘유인이 늠름하게 위서에 강림하여 말했다."묘영리, 보고 드리겠습니다. 어제 연회에서 진시우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묘영리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얘기하였다.묘유인은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더니 다시 물었다."진시우…… 너희들은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느냐?""낯선 이름이네요. 금방 조사해 오겠습니다."묘유인의 동생인 묘유중이 답했다."겨우 대종사인거 가지고, 천천히 해."묘유인은 손을 가볍게 흔들어 보이며 전혀 걱정할 바가 못 된다는 뜻을 표했다. 그리고는 계속 중얼댔다."근데 교문산이 완쾌했다니, 놀라운걸……! 만약 전성기의 실력을 회복하는 날이 오기라도 한다면 그건 우리한테 절대 유익하지 않아."묘유중도 맞장구를 치며 응했다.
하경해는 짙고 붉은 입술에 날렵한 눈매의 소유자였다. 거기에다 차겁고 하얀 피부, 그리고 행동거지 하나하나 풍겨지는 냉혹한 기가 있었다. 여튼 처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도 몰래 맘속으로 으스스 떨게 만드는 그런 포스가 있었다.몸매는 물론 청색의 치파오까지 입고 등장한 그녀의 모습에 묘씨 가문의 사람들은 순간 홀려버렸다. 그녀는 길고 갸느다란 다리를 내보이며 앞까지 걸어 들어와서 주위를 두리번 대며 묘씨 가문의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묘지균은 물론 나이가 지긋한 묘유인도 그런 그녀한테 이목이 집중되였던 거다.하경해는 위쪽에 높이 서있는 묘유인에게 한눈 흘기고는 아래로 묘지균한테까지 눈길이 쓸어져 갔다. 그녀랑 눈이 마주친 묘지균은 저도 몰래 찌릿하는 걸 느꼈다. 나이 30에 하경해와 같은 여자는 또 처음이었다.차거운 기를 뿜으며 걸어 들어오는 그녀 였지만 보는 남자로 하여금 이름모를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일종 반드시 손아귀에 넣어 잘 노려보고 싶은 그런 욕구였다.하경해도 자신의 그런 기질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묘씨 일가를 한명씩 흘겨보더니 조금은 거칠게 인사를 올렸다."여기군요, 안녕하세요? 묘씨 가문의 수장님, 난 하경해라고 합니다. 오늘…… 얘기거리가 많을 거 같군요."묘유인은 그런 그녀를 아래부터 굴곡진 몸매의 곡선을 따라 위까지 훑고는 말했다."어서 앉으세요, 하경해 아가씨."하경해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뒤에 대고 일렀다."천봉아, 묘씨 가문의 수장님 되신다, 어서 인사를 올려라."하천봉은 하경해의 말에 쪼르르 달려와 곧장 허리굽혀 인사를 한 다음 자리에 착석했다."하경해 아가씨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묘아인이 온답니다."하경해는 알겠다는듯 손을 헐겁게 한번 젓고 자리에 편히 앉았다. 어느때부터인지 그녀의 뒤에는 대종사인 중년남 경호원이 뒤에 덩그러니 서있었다.이름은 진용호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진용호의 실질적인 전투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다만 하경해가 그토록 많은 고
'하경해……?!'어디선가 들어 본적이 있는 이름이었다. 묘아연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 였던 거다.'여기서 보게 되다니, 참…… 의외인 걸……'한편 하경해는 앞서 걸어오는 진시우를 호시탐탐 쳐다보고는 말했다."괜찮은 남자군…… 훤칠하네."그러더니 다시 눈길을 묘아연한테로 주었다."묘씨 가문에 죄다 험상궂은 사람들만 가득차서 칙칙했는데, 그래도 아연 아가씨는 얼굴이 빼여나군요."그 말에 묘유인은 살짝 눈살이 찌프려졌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하경해는 이윽고 말을 계속 했다."천봉아, 너가 봐봐. 어때? 맘에 들면 혼사는 오늘 결정짓자."하천봉은 진시우뒤에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는 묘아연을 유심히 관찰하다 말했다."난 좋은 거 같아요. 고모가 나머지 결정을 해주세요."하경해는 머리를 끄덕이고는 고개돌려 묘유인을 보았다."수장님, 천봉이 괜찮다는데 그러면 혼사는 이쯤 결정짓는 걸로 하죠."묘유인은 얼굴에 화색이 돌며 말했다. 바라던 바였다."그래요, 그렇게 하죠.""잠시만!"묘아연이 급작스레 둘의 대화를 끊고 소리쳤다. 묘유인은 그 함성에 언짢은 듯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묘아연, 왜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어?"묘아연은 이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계속 말했다."내가 이번에 돌아 온 건 가문을 위해 희생하기 위함이 아닙니다.""난 이미 남자친구가 있고 그걸 알리기 위해 이렇게 왔습니다. 내 혼인은 내가 결정합니다. 수장님은 그 어떠한 권한이 없습니다.""저런 요망한 년!"묘유중의 부르짖음이 옆에서 들려왔다."묘아연! 네 년이 묘씨 가문의 일원으로 가문의 은혜를 원수로 보답할 셈이냐?!""배은망덕한 년! 지 어미아비를 꼭 닮아가지고!"묘아연은 부모님의 말에 순간 얼굴을 붉히더니 용솓음치는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묘씨 가문이 나한테 해준 게 무엇인데요? 여러분들이 말하세요, 내가 뭘 가문한테서 받았죠?"이때 묘지균도 뛰쳐나았다. 아까부터 진시우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였다. 진시우라면 치가 떨리도록 증오했다.묘씨 가
묘아연의 놓아졌던 근심의 밧줄은 다시 빳빳하게 동여졌다.'이씨 가문조차도 역부족이란 말인가……?'어느새 손에서부터 땀이 바질바질 나기 시작하였다.이러다 자신은 물론 진시우조차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는게 아닌지 싶었다.묘유중은 냉소했다."난 또 선락거나 녕씨 가문의 사람인줄…… 깜짝 했네……!""겨우 이씨 가문에서 온 주제에! 이씨 가문?! 흥! 아니면 이동천 보고 친히 오라 그래!""나도 한번 보고 싶다고! 이씨 가문에서 과연 우리랑 맞짱 뜰 자신이 있는지!"묘씨 가문에서 서열로 첫째 수장인 묘유인이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묘유중, 또 그 다음으로는 묘유의까지 있었다.세명의 형동생이 이렇게 나란히 가문의 일을 도맏는 경우는 그닥 없었다. 그 말인즉슨 세명의 관계가 유별나게 돈독하다는 입증이었다.묘아연은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시우 씨 이씨 가문에서도 엄청 중시 받는 사람이에요. 만약 시우 씨한테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이 어르신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에요.""하하하하!!"묘유인을 비롯한 묘씨 일가의 사람들은 순간 복장대소 하였다.묘지균은 심지어 노골적으로 비웃기까지 했다."이런 멍청한 년을 보았나…… 하하하! 이천동이 그렇게 대단하면 어디 한번 우리 집으로 오라해! 엄청 기대되는 걸? 하하하!""이씨 가문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봐? 구미의 최고 세력이야 뭐야?! 개뿔! 구미의 최고는 적어서는 이씨 가문의 것은 아니야!"진시우도 그들의 웃음에 부응하며 미소를 지었다."비록 대가리가 비여있기는 하나 틀린 말은 아니네요.""구미의 최고는 당연 이씨 가문이 아니죠. 최고는…… 접니다!""시장을 비롯하여 성주까지 내 말을 들어 줘야 합니다.""그리고 그런 내가 지금 묘아연의 남자친구로서 얘기 드리겠는데, 아연 씨한테 더이상 찍쩝대지 마세요. 알겠죠?""아니면…… 내가 친히 그 대가가 뭔지 가르쳐 드릴 게요. 당연 여기는 아연 씨의 본가로 내가 구태여 행패를 부리는 추한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겠습니다."……"……"정적이었다. 복장
그러나 묘지균은 그런 진시우를 보며 스스럼없이 얘기했다."겨우 너 따위가? 아연이는 이미 하 도련님의 배필로 확정 났지. 과연 너 따위가 함부로 데려갈 수 있을까?!"진시우는 가벼운 눈웃음을 지으며 답했다."그래요? 그럼 내 여자 친구를 무슨 수로 내 손에서 빼앗아 가는지 궁금하군요."묘유인은 이에 냉소하였다."너 우리 묘씨 가문에 고수가 얼마나 많은지 아예 모르고 있나 보군. 여기가 뭐 너 같은 애새끼의 놀이터인 줄 알아?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가게?"이때 묘아연이 급박하게 진시우의 손을 뿌리치고는 앞으로 막아 나섰다.그리고 묘유인을 보며 소리쳤다."나…… 하천봉이랑 같이 갈게요! 그러니 시우 씨 만은 가만히 놔둬요!"진시우정도면 가문의 행패를 저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설령 이씨 가문을 꺼내 들어도 끄떡없는 묘유인을 보았을 때 마침내 흔들렸던 것이었다. 이씨 가문까지 얕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으니 저러고 있는 것이지…… 다만 이렇게 된 이상 진시우를 더 끌어들일 수 없었다. 여기서 진시우까지 봉변을 당하게 된다면 아마 묘아연은 자신이 이 일로 평생을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았다.그러나 묘유인은 되려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묘아연을 다그쳤다."네 년이 감히 나랑 흥정을 해?! 하천봉만 아니었다면 너가 본가에 발을 들이기나 했겠다, 어디서 건방이냐!""설령 하씨 가문으로 시집 간다 해도 네 년은 그냥 하천봉의 놀이감일 뿐이야.""네 뒤에 있는 저 녀석이 우리 지균의 몸에 손도 댔다면서? 여기까지 찾아와서 우리를 욕보이려 하는데, 내가 과연 순순히 보내줄 수 있을까?"그러더니 밑에 있는 부하들을 보고 외쳤다."여봐라, 어서 저 녀석을……""잠…… 잠시만요!"이때 날카로운 경악소리가 묘유인의 말소리를 싹둑 끊어버렸다.묘유인은 그 경악소리에 놀랐는지 미간을 구기면서 묘영리를 보았다."무슨 일이냐?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아까부터 뒤에서 진시우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묘영리는 온몸을 벌
아까 그렇게도 버럭버럭 언성을 높여가며 위엄을 과시하던 묘유인은 진시우의 말에 묵묵부답이었다.얼굴이 경직되어 진시우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진시우는 그런 묘유인을 가소롭게 바라보며 말했다."말이 없는 걸 보아서 그냥 가봐도 된다는 뜻으로 알아 듣겠습니다. 이후 다시 아연이한테 찾아와서 그딴 제안 하면 안됩니다?"그리고는 떵 하니 서있는 묘아연의 손을 다시 되잡고 뒤돌아 나가려 하는 찰나 문뜩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거기 서 봐요."말소리의 주인공은 하경해였다.진시우는 하경해를 차갑게 흘겨보고는 말했다."왜요, 뭔 일 있습니까?""솔직히 이번 일은 우리 하씨 가문도 같이 개입되여 있는 일인데 이렇게 아무일 없다는 듯 훌훌 털어버리고 가면 우리는 어쩝니까? 뭐라도 한마디 하고는 가야죠?"'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거지?'진시우는 그 말에 의아한 눈빛으로 하경해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조금 올리면서 진시우가 말했다."그래서 뭘 원하는 거죠?"하경해도 진시우 말속의 헐거운 웃음소리를 눈치챘다. 그러나 결코 일말의 분노도 없이 차분하게 대처하였다."연회에 있었던 일은 나도 압니다.""진 선생님이 무도에 대한 능력은 당연히 알고 있고요. 그러나 아무리 진 선생님이라 해도 최고가 되기는 어려운 거죠.""묘아연은 그렇다 치고, 난 진시우 선생님이 제안 하나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데……""네?"진시우는 미간을 살짝 구부리었다. 보아하니 뭔가 요구를 할 게 뻔했다."그러니깐 무슨 제안인지 한번 말해 보세요."하경해는 그제서야 말을 계속하였다."우리 하씨 가문을 위해 효력하는 것이죠. 어때요? 우리 하씨 가문은 이미 동해의 세력과 연맹을 맺었어요.""곧 있으면 우리 하씨 가문은 운강의 최고 세력으로 동강에서도 내놓으라 하는 가문으로 성장하게 될 거란 말이죠.""내가 보장해 드리죠. 만약 진 선생님께서 우리 하씨 가문을 위해 효력해 준다면 그때 가서 만인이 우러러보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진시우는 그
진용호의 변함없을 거 같은 얼굴에는 어느새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다.그 뒤 진시우는 가볍게 앞에 있는 진용호를 밀쳤다. 진용호도 진시우의 힘을 맞받아 쳐내려 했지만 되려 자신만 뒤로 멀찍이 튕겨나 버렸다.분명 진시우한테는 작은 힘이었지만 진용호에게는 마치 천근의 망치가 휘둘려진 듯 진용호는 휘청이는 몸을 가까스로 다잡으며 뒤걸음질을 치다 끝끝내 뒤에 있는 벽에 둔중하게 부딪쳐 움푹 파여 들어갔다."힘도 좋고, 경력도 훌륭하군요. 대단합니다."진시우는 정신을 반쯤 잃어 피를 토해내는 진용호를 보며 헐겁게 한마디 뱉었다. 그 뒤 멀뚱히 지켜만 보던 묘아연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묘씨 가문으로부터 걸어 나왔다.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보는 와중에.그러나 전과는 달리 그 누구도 감히 토를 다는 사람이 없었고 막아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그리고 다시 진용호한테로 눈길을 돌렸을 때 그의 팔은 아까 진시우와의 충돌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으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실패하였네요……"진용호는 고개를 숙이며 말을 더듬었다.반면 하경해는 그냥 차갑게 말할 뿐이었다."괜찮습니다, 가서 쉬세요."그러나 평온해보이는 표정과는 달리 이미 맘속으로 그녀도 경악하고 있었다. '진용호가 이리도 볼품없이 당하다니……! 진 신의라고 불리는 이자, 결코 간단한 인물이 아니야!'그녀 또한 무자인지라 대충 감이 갔다. 진시우의 레벨은 비록 대종사 밖에 되지 안지만 진정한 실력은 필시 그 이상이라는 걸. 특히 저 무궁무진하게 뿜어져 나오는 경력으로 말미암아 추산해 보았을 때 진용호도 당해내지 못할 정도인 걸 감안해서 그녀는 저도 몰래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러고 보니 구미가 본인의 세상인 거 마냥 떠들던데…… 혹시 진짜 구미에 무슨 일이 발생한 거 아니야?!'이렇게 생각한 하경해는 자신이 직접 한번 알아보기로 결심하였다. 만약 진시우의 말대로 구미가 전과
진시우는 웃으면서 답하였다."괜찮아요."현재의 묘씨 가문으로 놓고 말했을 때 무도천인의 보호를 잃은 이상 결코 진시우한테 위협이 되지 못했다. "내가 이미 구미 그쪽에 말을 다 해 놓았으니 맘놓고 가서 일상생활로 회귀해요. 더이상 아연 씨를 욕보일 수 있는 사람은 없을 테니."현재 구미는 완전히 진시우의 왕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진시우는 단순 말 한마디로 많은 일들을 가능케 하였다."시우 씨는요? 다시 안 돌아가요?""네, 난 따로 볼일이 많아서요."아직 정씨 가문도 손봐야 했고 더군다나 교 어르신의 병간호도 며칠간 해드려야 하니 할일이 산더니 마냥 쌓였다고 할 수 있겠다.묘아연은 그런 진시우를 멀뚱이 바라보기만 할뿐 입만 몇번 뻥긋 거리다 하고 싶었던 말을 다시 도로 회수했다. 진시우도 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묘아연의 눈길을 인식하고 그녀를 보며 피식 웃었다. 할 말 있으면 지금 말하라는 눈빛이었다.묘아연도 그 눈빛을 감지하고 조금 머뭇거리다 드디여 말을 꺼냈다."사실 나 부모님의 죽음에 대해 조사하고 싶어요. 혹시 이 것도 도와줄 수 있어요?"진시우는 흥쾌히 응했다."네, 이왕 하는 김에 끝까지 해보죠. 하지만 반드시 말해 줘야 할 부분이 있는데 만약 아연 씨 부모님의 죽음이 묘유인과 연관이 있는 거라면 조사가 들어가는 즉시 그쪽에서 가만히 있지 않을 걸요?""이 말은 아연 씨가 쉽사리 위험에 빠지게 될 수 있다는 얘기에요.""자칫 잘못하면 죽음의 진실은 막론하고 아연 씨 마저 목숨을 잃게 될 거에요. 그래도 괜찮겠어요?"비록 묘씨 가문이 무도천인의 보호를 잃었다 하지만 여직 강한 세력인 만큼 일반인 한테는 절대로 넘을 수 없는 벽과도 같은 존재였다. 수많은 기타 무도종사들이 즐비할 가문을 상대로 이런 일을 벌인다는 건 담대한 거였다. 특히 하씨 가문한테까지 안좋은 인상을 남긴 지금 하경해라는 사람도 언제든지 묘아연한테 손을 쓸 수 있었다."난 두렵지 않아요."묘아연은 강의한 눈빛으로 말했다. 이런 강의함 속에는 은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