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깐 사람을 치료해 달라 이 말인 거 군요."의사면 당연히 사람을 치료하는 걸 천직으로 하는 거다. 비록 진시우는 완전한 의사는 아니였지만 '신의'라는 칭호에 자부감을 느끼고 적어서는 의술에 능한 사람으로서 최소한의 도리는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비록 불쑥 나타나서 도와달라 하는 거지만 결코 그냥 무시하고 지나치고 싶지 않았다.유회성은 진시우가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자 성급히 말했다."신의님, 돈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습니다. 10억…… 20억…… 50억이라도!!"진시우는 그 말에 슬며시 웃었다."유 대표님, 사람을 치료하는 일이에요, 그렇게까지 돈이 들어가지는 않습니다."비록 거절할 생각은 그닥 없었으나 굳이 고민하는 척을 한 거는 유회성을 시탐해 보기 위해서였다. 성의를 보고 싶었던 거다. 당연 저렇게도 조초하고 성급해 하는 모습을 보이니 대충 긴요한 일이 있는 거는 사실인 것 같았다."낮에는 내가 조금 바빠서 그러는데, 이제 일 다 끝내고 봅시다."진시우는 선뜻 유회성의 도움을 수락하였다. "이러면 저를 도와준다는 뜻이죠……?! 하하…… 감사합니다, 곧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사실 유회성은 어제 연회에 참석하였었던 객빈중 한명이었다. 그리고 어제 진시우가 거의 몸숨을 잃어가는 교문산을 기적같이 치료해 냈을때 진시우의 의술을 눈여겨 보았던 거다. 대하의 의료계에서 진정 새로운 판도가 열릴걸 예감하였다. 진시우의 의술이라면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정도로 용했다.그래서 하루밤을 지새워가면서도 진시우와 대면하기를 원했고 이렇게 미행하여서 문앞에서 기다리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한번만이라도 좋으니 진시우와 얘기를 나눠보고 싶었다.그렇게 유회성은 기회를 성공적으로 낚아챘고.진시우는 입이 귀에 걸려있는 유회성을 뒤로 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러는 진시우를 뒷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유회성을 뒤에서 누군가 그를 불렀다."유 대표님, 부르셨습니까?"유회성은 껄껄 웃으며 말했다."저기 보이는 진시우 선생님한테 VVIP 귀빈카드를 하나
"묘영리가 누군지는 알아요, 혹시?""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네요."묘아연은 고개를 저었다."묘씨 가문에 사람이 꽤 많아요. 특히 본가 쪽의 사람이 아니면 아예 들어보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죠.""그래서 나도 중요한 가족 성원들만 알고 있고 나머지는 잘 몰라요."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이었다."묘씨 가문에서 조금 계산적으로 나왔 거든요. 그래서 지금 교 어르신이 엄청 심기 불편해 하고 있어요."묘아연은 아무렇지 않게 뱉었다."그래요? 나야 뭐…… 묘씨 가문이 어떻든 간에 상관이 없어요. 그냥…… 죄다 죽어버렸으면 하는 바램인 거죠."엄청 악독한 발언이었지만 묘아연의 입에서 나오니 진시우도 그럴만 하다는 눈치였다. 워낙 부모님의 원한도 같이 갖고 있는 묘아연이니 당연 묘씨 가문의 사람들이 달갑지 않았다. 이름조차 듣고 싶지 않았다.그렇게 진시우와 묘아연이 말을 나누는 사이 묘영리는 먼저 묘씨 가문에 도착했다.본가쪽의 사람이 아닌 이상 본가에 근본 발을 들이지도 못하는게 이쪽 율법과도 같은 규칙이었다. 묘영리도 당연 본가는 처음이었다. 여기에는 가문의 최고 권력자들만 올수 있었다.그래서인지 묘영리는 한층 들떠 있었다."어제 연회에서 무슨 일들이 일어났지?"묘씨 가문의 수장인 묘유인이 늠름하게 위서에 강림하여 말했다."묘영리, 보고 드리겠습니다. 어제 연회에서 진시우라는 사람이 나타났는데……"묘영리는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것을 하나부터 열까지 다 얘기하였다.묘유인은 고개를 살짝 뒤로 젖히더니 다시 물었다."진시우…… 너희들은 이 사람에 대해 알고 있느냐?""낯선 이름이네요. 금방 조사해 오겠습니다."묘유인의 동생인 묘유중이 답했다."겨우 대종사인거 가지고, 천천히 해."묘유인은 손을 가볍게 흔들어 보이며 전혀 걱정할 바가 못 된다는 뜻을 표했다. 그리고는 계속 중얼댔다."근데 교문산이 완쾌했다니, 놀라운걸……! 만약 전성기의 실력을 회복하는 날이 오기라도 한다면 그건 우리한테 절대 유익하지 않아."묘유중도 맞장구를 치며 응했다.
하경해는 짙고 붉은 입술에 날렵한 눈매의 소유자였다. 거기에다 차겁고 하얀 피부, 그리고 행동거지 하나하나 풍겨지는 냉혹한 기가 있었다. 여튼 처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저도 몰래 맘속으로 으스스 떨게 만드는 그런 포스가 있었다.몸매는 물론 청색의 치파오까지 입고 등장한 그녀의 모습에 묘씨 가문의 사람들은 순간 홀려버렸다. 그녀는 길고 갸느다란 다리를 내보이며 앞까지 걸어 들어와서 주위를 두리번 대며 묘씨 가문의 사람들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었다.묘지균은 물론 나이가 지긋한 묘유인도 그런 그녀한테 이목이 집중되였던 거다.하경해는 위쪽에 높이 서있는 묘유인에게 한눈 흘기고는 아래로 묘지균한테까지 눈길이 쓸어져 갔다. 그녀랑 눈이 마주친 묘지균은 저도 몰래 찌릿하는 걸 느꼈다. 나이 30에 하경해와 같은 여자는 또 처음이었다.차거운 기를 뿜으며 걸어 들어오는 그녀 였지만 보는 남자로 하여금 이름모를 승부욕을 자극하기도 했다. 일종 반드시 손아귀에 넣어 잘 노려보고 싶은 그런 욕구였다.하경해도 자신의 그런 기질을 잘 파악하고 있는지 묘씨 일가를 한명씩 흘겨보더니 조금은 거칠게 인사를 올렸다."여기군요, 안녕하세요? 묘씨 가문의 수장님, 난 하경해라고 합니다. 오늘…… 얘기거리가 많을 거 같군요."묘유인은 그런 그녀를 아래부터 굴곡진 몸매의 곡선을 따라 위까지 훑고는 말했다."어서 앉으세요, 하경해 아가씨."하경해는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더니 뒤에 대고 일렀다."천봉아, 묘씨 가문의 수장님 되신다, 어서 인사를 올려라."하천봉은 하경해의 말에 쪼르르 달려와 곧장 허리굽혀 인사를 한 다음 자리에 착석했다."하경해 아가씨는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 지금 묘아인이 온답니다."하경해는 알겠다는듯 손을 헐겁게 한번 젓고 자리에 편히 앉았다. 어느때부터인지 그녀의 뒤에는 대종사인 중년남 경호원이 뒤에 덩그러니 서있었다.이름은 진용호로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었다. 그 누구도 진용호의 실질적인 전투력이 어느 정도인지 몰랐다. 다만 하경해가 그토록 많은 고
'하경해……?!'어디선가 들어 본적이 있는 이름이었다. 묘아연도 알고 있을 정도로 유명인사 였던 거다.'여기서 보게 되다니, 참…… 의외인 걸……'한편 하경해는 앞서 걸어오는 진시우를 호시탐탐 쳐다보고는 말했다."괜찮은 남자군…… 훤칠하네."그러더니 다시 눈길을 묘아연한테로 주었다."묘씨 가문에 죄다 험상궂은 사람들만 가득차서 칙칙했는데, 그래도 아연 아가씨는 얼굴이 빼여나군요."그 말에 묘유인은 살짝 눈살이 찌프려졌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하경해는 이윽고 말을 계속 했다."천봉아, 너가 봐봐. 어때? 맘에 들면 혼사는 오늘 결정짓자."하천봉은 진시우뒤에서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는 묘아연을 유심히 관찰하다 말했다."난 좋은 거 같아요. 고모가 나머지 결정을 해주세요."하경해는 머리를 끄덕이고는 고개돌려 묘유인을 보았다."수장님, 천봉이 괜찮다는데 그러면 혼사는 이쯤 결정짓는 걸로 하죠."묘유인은 얼굴에 화색이 돌며 말했다. 바라던 바였다."그래요, 그렇게 하죠.""잠시만!"묘아연이 급작스레 둘의 대화를 끊고 소리쳤다. 묘유인은 그 함성에 언짢은 듯 표정을 구기며 말했다."묘아연, 왜 버럭 소리를 지르고 있어?"묘아연은 이에 침을 꿀꺽 삼키고는 계속 말했다."내가 이번에 돌아 온 건 가문을 위해 희생하기 위함이 아닙니다.""난 이미 남자친구가 있고 그걸 알리기 위해 이렇게 왔습니다. 내 혼인은 내가 결정합니다. 수장님은 그 어떠한 권한이 없습니다.""저런 요망한 년!"묘유중의 부르짖음이 옆에서 들려왔다."묘아연! 네 년이 묘씨 가문의 일원으로 가문의 은혜를 원수로 보답할 셈이냐?!""배은망덕한 년! 지 어미아비를 꼭 닮아가지고!"묘아연은 부모님의 말에 순간 얼굴을 붉히더니 용솓음치는 분노를 금할 수 없었다."묘씨 가문이 나한테 해준 게 무엇인데요? 여러분들이 말하세요, 내가 뭘 가문한테서 받았죠?"이때 묘지균도 뛰쳐나았다. 아까부터 진시우만을 뚫어지게 바라보던 그였다. 진시우라면 치가 떨리도록 증오했다.묘씨 가
묘아연의 놓아졌던 근심의 밧줄은 다시 빳빳하게 동여졌다.'이씨 가문조차도 역부족이란 말인가……?'어느새 손에서부터 땀이 바질바질 나기 시작하였다.이러다 자신은 물론 진시우조차 죽음으로 내몰리게 되는게 아닌지 싶었다.묘유중은 냉소했다."난 또 선락거나 녕씨 가문의 사람인줄…… 깜짝 했네……!""겨우 이씨 가문에서 온 주제에! 이씨 가문?! 흥! 아니면 이동천 보고 친히 오라 그래!""나도 한번 보고 싶다고! 이씨 가문에서 과연 우리랑 맞짱 뜰 자신이 있는지!"묘씨 가문에서 서열로 첫째 수장인 묘유인이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묘유중, 또 그 다음으로는 묘유의까지 있었다.세명의 형동생이 이렇게 나란히 가문의 일을 도맏는 경우는 그닥 없었다. 그 말인즉슨 세명의 관계가 유별나게 돈독하다는 입증이었다.묘아연은 이를 악물고 얘기했다."시우 씨 이씨 가문에서도 엄청 중시 받는 사람이에요. 만약 시우 씨한테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이 어르신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에요.""하하하하!!"묘유인을 비롯한 묘씨 일가의 사람들은 순간 복장대소 하였다.묘지균은 심지어 노골적으로 비웃기까지 했다."이런 멍청한 년을 보았나…… 하하하! 이천동이 그렇게 대단하면 어디 한번 우리 집으로 오라해! 엄청 기대되는 걸? 하하하!""이씨 가문이 뭐라도 되는 줄 아나봐? 구미의 최고 세력이야 뭐야?! 개뿔! 구미의 최고는 적어서는 이씨 가문의 것은 아니야!"진시우도 그들의 웃음에 부응하며 미소를 지었다."비록 대가리가 비여있기는 하나 틀린 말은 아니네요.""구미의 최고는 당연 이씨 가문이 아니죠. 최고는…… 접니다!""시장을 비롯하여 성주까지 내 말을 들어 줘야 합니다.""그리고 그런 내가 지금 묘아연의 남자친구로서 얘기 드리겠는데, 아연 씨한테 더이상 찍쩝대지 마세요. 알겠죠?""아니면…… 내가 친히 그 대가가 뭔지 가르쳐 드릴 게요. 당연 여기는 아연 씨의 본가로 내가 구태여 행패를 부리는 추한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겠습니다."……"……"정적이었다. 복장
그러나 묘지균은 그런 진시우를 보며 스스럼없이 얘기했다."겨우 너 따위가? 아연이는 이미 하 도련님의 배필로 확정 났지. 과연 너 따위가 함부로 데려갈 수 있을까?!"진시우는 가벼운 눈웃음을 지으며 답했다."그래요? 그럼 내 여자 친구를 무슨 수로 내 손에서 빼앗아 가는지 궁금하군요."묘유인은 이에 냉소하였다."너 우리 묘씨 가문에 고수가 얼마나 많은지 아예 모르고 있나 보군. 여기가 뭐 너 같은 애새끼의 놀이터인 줄 알아?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마음대로 가게?"이때 묘아연이 급박하게 진시우의 손을 뿌리치고는 앞으로 막아 나섰다.그리고 묘유인을 보며 소리쳤다."나…… 하천봉이랑 같이 갈게요! 그러니 시우 씨 만은 가만히 놔둬요!"진시우정도면 가문의 행패를 저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건만 설령 이씨 가문을 꺼내 들어도 끄떡없는 묘유인을 보았을 때 마침내 흔들렸던 것이었다. 이씨 가문까지 얕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래도 믿는 구석이 있으니 저러고 있는 것이지…… 다만 이렇게 된 이상 진시우를 더 끌어들일 수 없었다. 여기서 진시우까지 봉변을 당하게 된다면 아마 묘아연은 자신이 이 일로 평생을 두고두고 후회할 거 같았다.그러나 묘유인은 되려 화를 버럭버럭 내면서 묘아연을 다그쳤다."네 년이 감히 나랑 흥정을 해?! 하천봉만 아니었다면 너가 본가에 발을 들이기나 했겠다, 어디서 건방이냐!""설령 하씨 가문으로 시집 간다 해도 네 년은 그냥 하천봉의 놀이감일 뿐이야.""네 뒤에 있는 저 녀석이 우리 지균의 몸에 손도 댔다면서? 여기까지 찾아와서 우리를 욕보이려 하는데, 내가 과연 순순히 보내줄 수 있을까?"그러더니 밑에 있는 부하들을 보고 외쳤다."여봐라, 어서 저 녀석을……""잠…… 잠시만요!"이때 날카로운 경악소리가 묘유인의 말소리를 싹둑 끊어버렸다.묘유인은 그 경악소리에 놀랐는지 미간을 구기면서 묘영리를 보았다."무슨 일이냐? 왜 갑자기 소리를 질러?!"아까부터 뒤에서 진시우를 뚫어지게 바라보던 묘영리는 온몸을 벌
아까 그렇게도 버럭버럭 언성을 높여가며 위엄을 과시하던 묘유인은 진시우의 말에 묵묵부답이었다.얼굴이 경직되어 진시우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다.진시우는 그런 묘유인을 가소롭게 바라보며 말했다."말이 없는 걸 보아서 그냥 가봐도 된다는 뜻으로 알아 듣겠습니다. 이후 다시 아연이한테 찾아와서 그딴 제안 하면 안됩니다?"그리고는 떵 하니 서있는 묘아연의 손을 다시 되잡고 뒤돌아 나가려 하는 찰나 문뜩 자신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거기 서 봐요."말소리의 주인공은 하경해였다.진시우는 하경해를 차갑게 흘겨보고는 말했다."왜요, 뭔 일 있습니까?""솔직히 이번 일은 우리 하씨 가문도 같이 개입되여 있는 일인데 이렇게 아무일 없다는 듯 훌훌 털어버리고 가면 우리는 어쩝니까? 뭐라도 한마디 하고는 가야죠?"'무슨 말이 듣고 싶은 거지?'진시우는 그 말에 의아한 눈빛으로 하경해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한참을 바라보다 입꼬리를 조금 올리면서 진시우가 말했다."그래서 뭘 원하는 거죠?"하경해도 진시우 말속의 헐거운 웃음소리를 눈치챘다. 그러나 결코 일말의 분노도 없이 차분하게 대처하였다."연회에 있었던 일은 나도 압니다.""진 선생님이 무도에 대한 능력은 당연히 알고 있고요. 그러나 아무리 진 선생님이라 해도 최고가 되기는 어려운 거죠.""묘아연은 그렇다 치고, 난 진시우 선생님이 제안 하나 받아들여주었으면 하는데……""네?"진시우는 미간을 살짝 구부리었다. 보아하니 뭔가 요구를 할 게 뻔했다."그러니깐 무슨 제안인지 한번 말해 보세요."하경해는 그제서야 말을 계속하였다."우리 하씨 가문을 위해 효력하는 것이죠. 어때요? 우리 하씨 가문은 이미 동해의 세력과 연맹을 맺었어요.""곧 있으면 우리 하씨 가문은 운강의 최고 세력으로 동강에서도 내놓으라 하는 가문으로 성장하게 될 거란 말이죠.""내가 보장해 드리죠. 만약 진 선생님께서 우리 하씨 가문을 위해 효력해 준다면 그때 가서 만인이 우러러보는 사람으로 만들어 줄 수 있습니다."진시우는 그
진용호의 변함없을 거 같은 얼굴에는 어느새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다.그 뒤 진시우는 가볍게 앞에 있는 진용호를 밀쳤다. 진용호도 진시우의 힘을 맞받아 쳐내려 했지만 되려 자신만 뒤로 멀찍이 튕겨나 버렸다.분명 진시우한테는 작은 힘이었지만 진용호에게는 마치 천근의 망치가 휘둘려진 듯 진용호는 휘청이는 몸을 가까스로 다잡으며 뒤걸음질을 치다 끝끝내 뒤에 있는 벽에 둔중하게 부딪쳐 움푹 파여 들어갔다."힘도 좋고, 경력도 훌륭하군요. 대단합니다."진시우는 정신을 반쯤 잃어 피를 토해내는 진용호를 보며 헐겁게 한마디 뱉었다. 그 뒤 멀뚱히 지켜만 보던 묘아연의 손을 잡고 성큼성큼 묘씨 가문으로부터 걸어 나왔다. 모두가 두 눈 부릅뜨고 보는 와중에.그러나 전과는 달리 그 누구도 감히 토를 다는 사람이 없었고 막아 나서는 사람도 없었다.그리고 다시 진용호한테로 눈길을 돌렸을 때 그의 팔은 아까 진시우와의 충돌로 엄청난 타격을 입은 상태였다. 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고 그 구멍으로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경악을 금치 못하게 했다……"아가씨…… 죄송합니다. 제가 실패하였네요……"진용호는 고개를 숙이며 말을 더듬었다.반면 하경해는 그냥 차갑게 말할 뿐이었다."괜찮습니다, 가서 쉬세요."그러나 평온해보이는 표정과는 달리 이미 맘속으로 그녀도 경악하고 있었다. '진용호가 이리도 볼품없이 당하다니……! 진 신의라고 불리는 이자, 결코 간단한 인물이 아니야!'그녀 또한 무자인지라 대충 감이 갔다. 진시우의 레벨은 비록 대종사 밖에 되지 안지만 진정한 실력은 필시 그 이상이라는 걸. 특히 저 무궁무진하게 뿜어져 나오는 경력으로 말미암아 추산해 보았을 때 진용호도 당해내지 못할 정도인 걸 감안해서 그녀는 저도 몰래 등골이 서늘해졌다.'그러고 보니 구미가 본인의 세상인 거 마냥 떠들던데…… 혹시 진짜 구미에 무슨 일이 발생한 거 아니야?!'이렇게 생각한 하경해는 자신이 직접 한번 알아보기로 결심하였다. 만약 진시우의 말대로 구미가 전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