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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기타 가문의 성원들은 당연 할수 있는 말이 없었다. 이미 결정난 사항에 대해서 운운하는 것도 좋지 않았다. 다만 겨우겨우 평정심을 유지하며 회의실에서 걸어 나갔다. 하경홍의 안색도 의외로 차분했다. 다만 동생인 하경용을 힐끔 살피고는 눈매를 아래로 휘었다.

동생이여서 그런지 하경용은 본인이 무슨 생각을 하던 얼굴에 다 나타나 있는 사람이였다. 형인 하경홍과는 달리 서툰 면이 많았고 마음 씀씀이도 깊지 못했다.

하경용은 무슨일이 있는지 표정이 그렇게까지 좋아 보이지 못했다. 가문의 리더자리를 그토록 탐내던 녀석이 웬일로 담담했다. 필시 무슨 난관에 닥친게 뻔했다.

하경용은 여직 자리에 남아있는 하경홍을 아니꼽게 바라보았다.

"형, 내가 새로운 리더로서 그만 나가달라는데, 안 들려?"

하경홍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자리에서 조용하게 일어나더니 곧장 회의실에서 나갔다.

하경용은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부터 가문은 그의 손아귀에서 절대 벗어나지 못하게 하리라 다짐했다. 설사 아버지인 하응천이 있더라도...

그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갤러리를 뒤졌다. 이내 사진 한장을 찾아내더니 찬찬히 관찰하였다.

사진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정유희였다. 만약 진시우가 봤더라면 펄쩍 뛰고도 남을 일이였다.

이내 휴대폰의 화면에는 "엄 선생님"이라는 이름이 떴다. 동해에서 걸려오는 전화였다.

"엄 선생님."

하경용은 정중하게 전화를 받았다. 설사 면대면으로 대화는 것이 아니더라 꽤나 조심스레 통화하고 있었다.

"사진속에 사람, 지금 어디에 있는 거지?"

엄 선생님은 엄숙하게 물었다.

"구미대학에 있습니다. 제 조카녀석이 글쎄 사진을 찍어서 이러저리 떠돌아 다니며 얘기하더라고요."

"애초에는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보면볼수록 어딘가 예전에 우리한테 보여주었던 부인님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래서 보내드린 겁니다. 금방 조사해서 다시 연락드리겠습니다."

"조사는 우리쪽에서 하는 걸로 하지. 이미 다 생각해둔 것이 있으니."

하경용은 멈칫하더니 공경하게 답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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