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우는 혼자 궁시렁대는 이희주를 뒤로한채 곧장 임아름의 사무실로 들어갔다.사무실에서.임아름은 지금 누군가 사무실에 들어온 것도 알아차리지 못한채 문건들을 뒤적거리며 회사업무를 처리하고 있었다. 진시우가 코앞까지 걸어와서야 진시우를 발견하고 얼굴에 화색이 돌며 진시우를 맞아주었다."어쩐 일이야?""임 대표, 나 여기 회사 직원이잖아, 여기에 오는게 뭐 이상한 일도 아니고.""당연히 이상한 일이지!"임아름은 진시우를 보자 입이 금새 뾰로퉁해서 말했다."서울 갑부의 딸까지 곁에두고 여기에는 웬일이냐고? 난 작디작은 LS그룹의 대표일 뿐인데?"분명 질투의 말이였다. 이에 진시우는 팔짱을 끼더니 말했다."내가 진짜 그랬다면 여기에 오지도 않았어! 여기야 말로 내 집이라고."임아름은 그제서야 눈매를 부드럽게 휘어 보이고는 말을 이었다."그러니깐 무슨 일로 왔어?"진시우는 천성자본에 관해 전해들은 일을 몇마디 꺼내고는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 펀드매니저라는 그분 어디에 있어? 내가 한번 가서 얘기나눠보려고."임아름은 그 펀드매니저란 말에 벌써부터 머리를 싸잡고 얘기했다."무슨 얘기를 하려고 그래? 끝도 없이 늘어지는 그 사람을 무슨 수로 쫓아낸다고!"진시우는 슬쩍 웃었다."우리 임 대표님이 기꺼이 나를 믿어 준다면 나도 꼭 일을 해결하고 말지! 그러니 날한번 믿어봐라고!"임아름은 한참을 고민했다. 진시우가 저리도 성심성의껏 얘기하는걸 봐서는 충분히 한번쯤 기회를 주고 싶었다. 사실 그녀도 진시우가 근래의 성장을 보아내고 확실히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었다. 서울 갑부의 호감을 얻어냈다는 거 만으로도 이미 대단한 거니. "진짜로 하는 말이야?"임아름은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 보았다.진시우는 그말에 머리를 끄덕이였다."진짜지! 날 못믿어서 그래?"결국 임아름은 진시우한테 한번 맡겨보기로 했다. "만약 저 펀드매니저를 성공적으로 쫓아내면 내가 인센티브를 넉넉히 챙겨줄게! 잘해봐!"그러다 임아름은 한마디 더 보탰다."임
‘진시우’라는 이름을 듣자 엽봉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그는 게슴츠레 뜨고 있던 눈을 번쩍 뜨더니 아무일 없다는듯 다시 눈을 반쯤 감았다.그리고 자연스레 진시우가 내민 손을 잡으며 악수했다."진 팀장님, 뵙게되여서 참 영광입니다."진시우도 얼굴에 미소를 유지하며 악수했다. 그러나 그는 이미 신의 혼으로 음신을 동용하여 상대방의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그결과 엽봉은 진시우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문뜩 ‘드디여 왔구만’이라는 감정이 나타났다는걸 알게 되였다.본래도 엽봉이 결코 단순히 투자유치의 목적으로 LS그룹에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고 예감했다. 그러나 진시우도 기껏해야 엽봉이 임씨 가문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줄 생각했지 글쎄 자신한테 그 목적이 있다는걸 예상하지 못했다.조씨 가문도 그렇고 또다시 다른 교토의 세력이 자신을 표적으로 다가온다는게 절대 좋게 느껴지지 않았다."엽 선생님, 인상이 좋으시군요~!"진시우는 간단한 악수를 마치고 자리에 앉았다.같이 따라 왔던 임아름도 엽봉이 진시우에 대해 은근 관심을 가진다는걸 은은히 눈치챘다.엽봉은 교토에서 온 사람답게 태도에는 거만함이 절로 묻어났다."프로젝트의 팀장까지 데려오다니, 임 대표님, 드디여 투자를 결정한 겁니까?""네? 아... 그건 좀더 알아봐야 할거 같네요..."임아름은 엽봉의 말에 난감한 기색을 보였다."LS그룹이 금방 다른데서 투자를 받고 지분도 희석되여 있는 마당에 아직 주주회의도 거치지 않고 투자를 받기 어렵습니다.""내부적으로 입을 맞춘 다음 다시 엽 선생님한테 연락 드리도록 하겠습니다."엽봉은 눈썹을 구겼다."임 대표님, 아직도 우리 천성을 뭘로 보시는지 모르겠는데... 저희도 알건 다 압니다.""주광욱한테서 투자 받을걸 얘기하시나 본데, 사실 투자만 했지 회사일에 직접적으로 개입은 하지 않잖아요?""주주총회 얘기도 그렇고, 임씨 가문이 절대적인 발언권을 갖고 있는거 아니였습니까? 굳이 누군가의 동의를 거쳐야 합니까?""저 지금 5번째로 와서 이런 얘기 하는 겁니다
이 나이에 벌써 매니저 지위까지 올라간 거면 대단한 거였다.진시우는 슬쩍 웃어보이고는 말을 계속했다."그럼 비지니스맨으로서 제 궁금증 하나를 해결해 주었으면 하는데..."비록 진시우가 무슨 말을 하려고 이러는지는 몰랐지만 엽봉은 통쾌하게 답했다."네, 뭐든 물어 보세요.""천성에서 자선사업을 주도하는 목적이 뭐죠?""...?"자... 자선사업? 불우이웃 돕기, 뭐 이런거??엽봉은 또한번 멍해져서 말없이 가만이 있었다. 사실 진시우의 말에 벙쩌져있는건 엽봉뿐이 아니였다. 임아름도 마찬가지로 할말을 잃고 진시우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그게 지금 무슨 말이죠?"진시우는 차분하게 얘기했다."LS그룹이 어디 큰 회사도 아니고, 난 천성에서 어떻게 이런 회사에 흥취를 가지는지 모르겠습니다.""이런 방대한 천성이 우리 LS에 투자하는게 당연히 돈을 퍼주는거나 다름없는거죠. 그래서 자선사업이라는 겁니다.""우리 모두 솔직히 터놓고 말합시다. 도대체 원하는게 뭐죠? LS그룹한테서 가져가고 싶은게 뭐냐 이 말입니다. 혹은 운양시에서 얻고 싶은 거라도 있나보죠?"임아름은 그말에 내심 놀라하며 앞에 있는 진시우와 엽봉의 눈치를 힐끔힐끔 살피였다. 특히 그녀는 진시우한테 더 눈길이 갔다. 그가 알던 진시우는 의술에 대해서나 조금 알뿐 비지니스는 일절 모르는 멍텅구리였었다. 그러던 그가 지금 이런 생각까지 한다는 거에 깜짝 놀랄 따름이다."그건 우리 천성의 안목이 따로 있는 거죠. 우리 천성이 투자한 회사가 한두개도 아니고, 정 그러면 직접 조사해보던가요! 다 그만히 이유가 있으니 그러는 겁니다." "게다가 소규모의 회사일수록 저희들의 도움하에..."진시우는 피식 하더니 엽봉이 말을 끊어버렸다."저기 보이시죠? 출입문입니다. 가세요."엽봉은 그말에 두눈이 휘둥그래져서 진시우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는 이윽고 책상을 힘껏 내리치면서 외쳤다."아니... 보자보자 하니깐 물어보는대로 다 대답해주었는데 지금 이게 무슨 경우지?! 임 대표, 이게 지금 무
엽봉은 진시우가 자신을 상대로 손을 댈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감히 그에게 손을 댄다는 그 사실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다.서울 태문세도 그가 천성자본에서 온 것을 듣고 잘 모시고 접대하였는데 말이다. ‘천성자본’이라는 타이틀로 교토, 동해 외의 그 어떤 도시에서도 감히 쉽게 그를 건드릴 수 있는 사람이 없다.하여 이 교토 천성자본에서 온 젊은이는 이번 서울 여행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이런 배경을 갖고 자부심이 충만해 있는 상황에서 맞은 뺨이라 더욱 분노가 치밀고 굴욕적이었다.“아…… 감히 날 때려? 이 자식, 죽으려고 환장한 거네!”매서운 눈빛으로 얼굴을 붉히며 테이블을 차서 엎어뜨렸다. 엽봉도 수행한 자가 분명하다.하지만 실력이 떨어져 그냥 내공을 조금 모은 것에 불과하다.이 정도면 진시우는 한 손가락으로도 엽봉을 처리할 수 있다.테이블은 임아름을 향해 날아갔고 그녀는 테이블이 자기를 향해 날아오는 것을 보고 놀라 꼼짝하지 못했다.내경 무자의 내공 때문에 날아가는 속도가 너무 빨랐다. 만약 임아름이 이에 반응할 수 있다면 최소 외경 초급 무자이다.비록 이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는 못하였지만 본능적으로 공포는 여전히 표현되었다.진시우는 한걸음 앞으로 나가 다섯손가락을 벌리고 한손바닥으로 날아오는 테이블을 받은 후 한손으로 테이블을 머리위로 던졌다.임아름은 진시우가 한 손으로 4명의 청년이여야 움직일 수 있었던 테이블을 한 손으로 받드는 것을 보고 경악하여 바라만 보고 있었다.“자, 돌려줄게.”냉랭한 표정으로 가볍게 던진 테이블은 전보다 더욱 빠른 속도로 날아갔다.엽봉은 주먹으로 날아오는 테이블을 막았다.펑!테이블이 박살나며 조각들이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리고 피를 토하는 엽봉, 그 충격이 실로 얼마나 대단했는지 그의 온몸에 있는 근맥이 모두 경련을 일으켰다.“아…….”엽봉은 처량한 비명을 지르며 고통스럽게 몸을 웅크리고 땅에서 떨었다.진양은 담담한 얼굴로 소리쳤다.“양 팀장님, 들어오세요!”이희주의 통지를 받고 일찍
“그런데 방금전의 일에 대해 아마도 천성자본이 좌시하지 않을 거야!”“천성자본의 투자가 왜 전국에 널렸는지 알아? 그건 그들에게 한 번 찍히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그 회사나 팀을 자기 손에 넣기 때문이야.” “천성자본을 거절한 회사가 우리가 처음은 아니야, 마지막도 아닐 거고. 오늘 니가 엽봉에게 손댄 것 때문에 더이상 천성자본은 투자할 생각이 없을 거야.”진시우가 눈썹을 치켜세우고 말했다.“그들은 회사를 노리고 온 것이 아니라, 나를 노리고 온 거야.”“너를?” 임아름은 웃기지도 않는 듯 손을 저었다.“야, 됐어. 알았어! 알았으니까, 진팀장, 얼른 자리로 돌아가.” 진시우는 그녀가 믿지 않는 것을 보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도 왜 천성자본이 그를 노리는지는 모른다. “너……, 그리고 오늘 저녁 집에 와서 밥 먹어…… 우리 엄마가 맨날 얘기해.”진시우가 문을 열 때 임아름이 말했다.“아주머니가?” 진시우의 마음이 살짝 동요했다. 마침 그도 백설아한테 물어볼 것이 있었다. 진시우는 알았다는 듯이 머리를 끄덕였다.“알았어.”임아름은 진시우가 떠난 후 한 숨을 내쉬며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한동안 앉아 있었지만 아무런 방법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녀도 천성자본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올지 모르기 때문이다.지금은 그냥 닥치는 대로 해보는 수밖에 없다.프로젝트 부서.천동을 포함한 몇 명 팀원들은 이제 곧 구미시에 가서 크게 한 건 해볼 것을 생각하고 매우 흥분했다.진시우는 그들의 흥분하는 모습을 보고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웃었다.아직 퇴근까지는 시간이 남아 천동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그때 김종명으로부터 전화가 왔다.진시우가 빠르게 전화를 받으며.“무슨 일이세요.”김종명이 무거운 말투로 말했다.“내가 말한 그 교토 사람, 아마 더 오래 버틸 수 없을 것 같아.”진시우의 눈빛이 굳어졌다. 그는 김종명에게 그 사람을 치료할 것을 약속하였다. “그럼 제가 지금 바로 교토로 떠날까요?” 진시우가 물었다
멍해진 임아름이 의아하다는 듯 물었다.“내 생일?”진시우는 갸우뚱하며 되물었다.“왜? 곧 니 생일 아니야? 우리의 혼인신고서는 가짜지만 설마 출생일 정보도 가짜인 건 아니겠지?”그가 가지고 있는 가짜 혼인신고서, 그 안에 임아름의 생년월일도 있다. 생일이 아니었다면 다이아몬드구슬도 준비하지 않았을 것이다.비록 부부, 혼인신고 모두 가짜지만 임씨 집안 어른들은 그들이 진짜 부부인줄로 알고 있다.만약 임아름 생일에 아무 이벤트도 없다면 아마 의심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임아름은 이제가 그 말을 깨달았다. 그리고 그에게 주민등록증 번호에는 양력 생일이고 실제로는 음력 생일을 지낸다고 말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진시우의 마음을 생각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러나 여전히 도도한 척하며 말했다.“그래, 애썼어. 니가 이런 것도 챙겨줄 줄을 정말 몰랐다. 뭐……, 니 정성을 봐서 받아줄게.” 진시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답했다.“괜찮아, 싫으면 버려도 되. 나도 원래 너희 할아버지가 우리 관계를 눈치 챌 까봐 준비 한 거야.”“…….”얼굴 표정이 굳어지는 임아름…….하지만 임아름은 화가 났지만 아무렇지 않은 듯한 표정으로, 화를 억누르며 건성으로 답하고는 아무 말없이 별장으로 들어갔다.진시우는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직감했다.“부잣집 아씨 비유 맞추기 참 어렵네……. 역시 우리 연희가 최고야, 말도 잘 듣고…….” 혼잣말하며 그도 들어갔다. 이때 진싱우를 본 임호군은 친손자를 본 것 마냥 기뻐하며 얼른 손짓했다.“시우야! 얼른 와서 나랑 바둑이나 한 판 두자. 심심해 죽겠어!”진시우는 선물 가방을 옆 테이블에 놓고 웃으며 걸어갔다.“할아버지 친구분들과 함께 계시죠, 왜 혼자 계세요?”“말도 마. 다 바둑 둘 줄 모르는 사람들이야. 어른을 배려할 줄 아는 것은 너 밖에 없구나!”진시우는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었다.“할아버지 그 말씀인즉 제가 제일 편하단 말씀이시죠?” “하하하, 글쎄다…….”임호군도 진시우가 자기에게 져
진시우는 아래층 주방으로 갔다.백설아는 온화한 목소리로 웃으며 말했다.“왜?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진시우는 머리를 흔들며 물었다.“어머니, 혹시 동해 백씨에 대해 아세요?” 주방 테이블을 닦고 있던 백설아는 깜짝 놀랐지만, 이내 다시 웃으며 답했다.“알긴 하지…… 근데 왜?”백설아의 표정에서 진시우는 확신을 가졌다. 역시 동해 백씨와 관련되는 인물이다.“어제 구미에서 교토 조씨네 사람을 만났는데, 할아버지를 노리던 사람들이 그쪽 사람들인 거 같아요.”“그 사람들 입에서 교토 다른 한 세력이 임씨 가문 누군가의 혼인으로 인해 할아버지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을 노리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아름이는 아닐테고…… 할머니도 돌아가신지 오래 되셨으니…… 그러면 조건에 부합되는 사람은 어머니와 아버지일 뿐이더라구요…….”침묵하는 백설아, 그녀는 이미 테이블을 수십번도 닦았다.“동해 백씨…… 우리 집 맞아.”백설아는 숨기지 않고 태연하게 말했다.“하지만 이미 절연한지 오래 됐어. 내가 니 장인을 만났을 때 니 장인은 아무것도 없는 빈털터리였어. 그래서 우리 아버지도 결혼을 반대하셨지.”틀린 말은 아니다. 그때 임호군이 아니라 지금의 LS그룹을 가진 임호군이라도 백씨 가문의 눈에는 보잘것없었을 것이다. 재벌가 따님이 가난한 집에 시집가는 것은 그 어느 부모도 용납할 수 없을 테니까.“난 비록 백씨 가문 사람이지만 정략결혼을 거부했어. 우리 어머니도 정략결혼의 희생양이라 나 또한 같은 처지가 되고 싶지는 않았거든.”“그때 나는 다른 도시에 공부하고 있었는데 우리 어머니가 사고로 위중하다 하기에 집으로 돌아갔고, 내 모습을 보기위해 마지막까지 버틴 어머니는 나한테 이렇게 말씀하셨어…….”“만약 앞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고 평생 함께 할 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면 모든 것을 버리더라고 그 사람과 같이 있으라고…….” “정략결혼으로 인해 한 평생 후회하고, 슬퍼하고, 또 한 평생 마음 아파했으니까…….”진시우는 그제야 왜 백설아가 자신
진시우는 조금 놀랐다. 백설아는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더욱 예리하고 총명했다.역시 백 씨 가문의 아가씨는 남다르다. 진시우가 만났던 여자 중에서 백설아만큼 예리한 사람은 이시연밖에 없다.소라엘도 능력이 뛰어나지만 이시연보다는 관찰력이 부족하다.“어머니, 감사합니다.” 진시우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백설아도 웃으며 대답했다.“시우야, 별거도 아닌데 고마워할 필요 없어.”진시우가 말했다.“어머니는 동해 백씨 출신인데 왜 교토 명문가 에게 찍혔나요?”“다 임운하 때문이지.”백설아가 대답했다.진시우는 의아한 표정으로 다시 물었다.“어머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예요?”“음, 내가 임운하랑 사귈 때, 교토에서 온 예쁜 여자가 있었는데, 미친 듯이 임운하를 짝사랑하고는 결혼하고 싶다고 했어.”말하면서도 그녀는 웃음을 참지 못했다.“우리 아버지는 임운하가 마음에 들지 않았었는데 교토 명문의 아가씨는 임운하를 좋아한다나 뭐라나…… 당시엔 참 이해 안갔었어.”아버님이 젊었을 때는 매력이 넘치셨나보네요?”사실 진시우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한 명은 교토 명문 출신이고, 한 명은 동해 백씨 출신인데, 이 두 사람 둘 다 임운하를 좋아하다니.’ 백설아는 고개를 저었다.“우리 남편이 매력이 넘치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아니야…….”“당시에 그 여자가 갑자기 나타나서 임운하랑 당장 결혼하고 싶다고 했었거든. 내가 보기에는 원하는 게 있는 것 같아 보였어.”“그 여자는 우리 남편이랑 만난 적도 없었는데…… 어디서 임운하에 대해 들었는지 모르겠어. 아무튼 너무 이상하잖아.”진시우는 고개를 끄덕였다.“복권 당첨된 것보다 더 말이 안 되네요. 혹시 그 여자가 교토 어느 가문 출신인지 아세요?”백설아는 잠시 생각하고 말했다.“그 여자가 엽씨였던 것 같은데…… 교토 엽씨인가?”‘엽씨?’진시우는 오늘 갑자기 LS그룹에 온 그 엽봉이 생각났다.‘아, 그렇구나.’진시우는 깨달았다.‘그런데 엽씨 가문과 조씨 가문은 왜 임아름을 찾지 않고 나를 찾