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단계와 6단계 장로들은 이런 결과를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었다. 분노에 가득 찬 그들은 긴 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나타났다.“오늘 우리는 반드시 우리 제자를 위해 복수할 거야!”그들은 이를 악물고 한 발짝 한 발짝 진도하에게 다가갔다. 그와 동시에 대부경 7단계 장로의 일격도 진도하를 향해 날아왔다.이들을 보며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 하지 않고 오히려 활짝 웃으며 말했다.“난 잃을 게 없어요! 선우 문호를 위해 복수하고 싶다면 마음껏 해봐요!”진도하는 하늘을 향해 큰 소리로 외쳤다.이 순간 진도하는 도망칠 생각조차 하지 않았고 방어할 생각도 없었다.어차피 그가 마주하는 것은 대부경 5단계, 6단계, 7단계의 고수들인데 한 명은 막을 수 있어도 셋을 막을 수는 없다.그래서 진도하는 아예 방어를 포기했다.“내가 죽는 걸 두려워할 것 같아요? 게다가 난 내가 죽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이곳은 태초서원의 문 앞인데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고풍서원의 장로들이 여기에서 공격을 퍼붓는 것을 보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리가 없지 않을까?진도하는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자신을 구해줄 것이라고 믿었다.하지만 이때 진도하는 멀리서 임 장로의 모습을 보았다. 임 장로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진도하를 바라보고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있었다.진도하는 임 장로의 말을 똑똑히 들을 수 없었지만 그의 표정과 분위기로 봤을 때 임 장로가 말하는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 있었다.“꿈도 꾸지 마. 우리 태초서원의 장로들은 너를 구하지 않을 거니까.”이 말을 추측한 진도하는 절망감에 빠졌다.처음에 진도하는 선우 문호가 도움을 요청해서 세 장로의 위협을 받게 되었을 때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곳은 태초서원의 문 앞이었기 때문이었다.진도하는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절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 믿었다. 그래서 세 명의 장로들이 동시에 공격하더라도 여전히 겁을 먹지 않았던 것이다. 진도하는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이 고풍서원의 세 장로가 여기서 공격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
위기일발의 순간, 진도하의 앞에 갑자기 한 사람이 나타났다.그 사람은 대부경 5단계과 6단계 장로들을 단숨에 발로 차서 멀리 날려버렸다. 두 명의 장로는 아주 먼 거리까지 튕겨져 나갔다.그리고 이 사람은 대부경 7단계의 장로와 정면으로 맞붙었다.퍽.두 손이 맞붙자 천지를 뒤흔드는 에너지가 폭발했다.그들이 서 있는 세계는 크게 흔들리며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땅에 쓰러졌다. 그들은 똑바로 서지 못하고 황급히 뒤로 물러서며 자신의 기운을 동원해 이 격렬한 에너지의 파동에 맞섰다.“이게 그 끔찍한 대부경 7단계의 실력인가?”“이 공격이 내 몸에 닿지 않았는데도 왜 이렇게 지옥문 앞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거지?”주변의 사람들은 여전히 겁이 나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그러나 그 일격이 지나고 나서 대부경 7단계 장로는 몸이 뒤로 날아가 땅에 떨어졌다.이에 모든 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대부경 7단계 장로가 이렇게 뒤로 날아갈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그들은 어리둥절해하며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이해하지 못했다.한참 지나서야 사람들은 진도하 앞에 서 있는 한 노인을 발견했다. 그 노인은 눈을 가늘게 뜬 채 분노가 가득한 얼굴로 고풍서원의 장로들을 바라보고 있었다.이 노인은 바로 진도하의 스승이자 태초서원의 초대 장로인 남궁 태일, 남궁 장로였다.남궁 장로는 차가운 눈빛으로 땅에 쓰러져 있는 고풍서원의 장로들을 쳐다보며 말했다.“내 제자를 죽이려 하다니, 나에게 허락을 받고 그러는 거야? 응?”고풍서원 장로들은 남궁 장로를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 “다… 당신은 청룡성을 떠난 게 아니었나?”그들은 청룡성에 오기 전, 진도하의 스승이자 태초서원의 초대 장로인 남궁 태일이 청룡성을 떠났다는 정보를 들었었다.그래서 감히 태초서원의 문 앞에서 진도하에게 공격을 퍼부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남궁 장로가 이 중요한 순간에 나타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남궁 장로는 고풍서원 세 장로의 충격을 받은 표정을 보며 코웃음을
모두가 충격을 받고 얼어붙었다.고풍서원 대부경 6단계 장로가 어떻게 죽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를 죽인 것은 분명 남궁 장로였다. 남궁 장로만이 이런 실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고풍서원 대부경 5단계와 7단계 장로들도 놀란 표정이었다. 그들조차 남궁 장로가 어떻게 손을 썼는지 보지 못했다.남궁 장로는 제자리에 서서 남아있는 두 장로를 차가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물었다. “나한테 더 할 말이 있어?”“없… 없습니다.”고풍서원 대부경 5단계와 7단계 장로가 동시에 대답했다. 남궁 장로는 두 사람을 흘끗 보며 말했다.“그렇다면 스스로 한 쪽 팔을 자르고 청룡성을 떠나.”그 말을 끝내고 남궁 장로는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바라보며 물었다.“도하야, 저들을 이렇게 처리해도 괜찮겠느냐?”“네, 당연히 괜찮습니다.”진도하는 눈물이 글썽이며 남궁 장로를 바라보았다. 그는 큰 감동을 받았다.조금 전에 임 장로를 보고 죽음을 확신했었지만 이런 중요한 순간에 스승 남궁 장로가 나타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게다가 남궁 장로의 말 속에서 진도하는 자신이 남궁 장로를 찾으러 갔을 때 남궁 장로가 도서관 마당에 없었던 것은 태초서원 내부의 인물들이 그를 불러 내갔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즉, 태초서원 내부에 진도하를 해치려는 자가 있었던 것이다.이때 진도하는 먼 곳에 있는 임 장로를 흘끗 보았다. 태초서원 내에서 진짜로 자신을 해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분명 임 장로일 것이다.임 장로는 진도하가 자신을 보는 것을 발견하고 감히 눈을 맞추지 못하고 시선을 돌렸다.그 모습을 본 진도하는 마음속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이때, 고풍서원 대부경 7단계 장로가 갑자기 말했다.“남궁 장로님, 태초서원에서 우리에게 정보를 전달한 사람이 누구인지 말씀드리면 저희를 한 번만 용서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이 말을 들은 임 장로는 차가운 눈빛으로 대부경 7단계 장로를 쳐다보았는데, 그의 눈빛에는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를 불안이 엿보였다. 그리고 그는 남궁
진도하였다.고한과 고훈 두 사람은 걸음을 멈추고 돌아서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우리 형제가 이미 팔 하나씩 잃었는데 아직도 우리를 보내줄 생각이 없는 거야?”그들의 표정은 어두워졌고 처음의 거만한 태도는 사라졌다. 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그런게 아닙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제가 말하고 싶은 게 하나 있어서요.”진도하의 말을 듣고 고한과 고훈은 안도의 한숨을 쉬고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무슨 일이야?”진도하는 잠시 생각하다가 천천히 한 글자 한 글자씩 말했다.“저는 단지 두 분에게 세 달 후 시험이 끝나면 제가 직접 현무성으로 가서 고풍서원의 모든 사람들에게 도전할 것이라는 걸 말하고 싶었습니다!”진도하는 머뭇거리다가 덧붙였다.“고풍서원의 원장님도 포함됩니다!”진도하의 말을 들은 고한과 고훈은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진도하를 깊이 바라보다가 황급히 떠났다.그들이 떠난 후, 독고 청의가 가장 먼저 진도하에게 달려가 물었다.“도하 씨, 괜찮아요?”“난 괜찮아요.”진도하는 독고 청의에게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그제야 독고 청의는 안심하며 진도하의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도하 씨는 내가 방금 얼마나 걱정했는지 모를 거예요. 난 도하 씨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조마조마했다고요.”그러자 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실망한 거 아니에요? 하하… 나는 운이 좋아서 쉽게 죽지는 않을 거예요.”그 말에 독고 청의도 웃었다.이때, 주변의 구경꾼들이 이해가 안 간다는 듯 물었다.“남궁 장로님, 고풍서원 장로들이 규칙을 어겼는데 왜 그들을 모두 처치하지 않고 보내주셨나요?”남궁 장로는 손을 흔들며 모두 조용히 하라고 했다. 그리고 천천히 말했다.“비록 고풍서원의 장로들이 먼저 규칙을 어겼지만 나는 여전히 관용을 베풀수 있을땐 관용을 베풀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어요.”남궁 장로의 설명을 들은 사람들은 마음속으로는 여전히 답답했지만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남궁 장로는 다시 손을 흔들며 말했다.“자, 이제 모두 흩어져 주세요.”구경
진도하는 몸에 큰 상처를 입지 않았지만 기운이 많이 소진된 상태였다.남궁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자, 가자. 너도 나와 함께 마당으로 가자.”“알겠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독고 청의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돌아서서 남궁 장로와 함께 태초서원 안으로 들어갔다.두 사람은 나란히 걸으며 곧바로 도서관의 뒷마당에 도착했다. 마당에 도착한 남궁 장로는 차를 한 잔 따르고 한 모금 마신 뒤 물었다.“내가 늦게 가서 원망하지 않았어? 태초서원의 다른 장로들이 나서지 않고 가만히 지켜본 것에 대해 불만은 없어?”“없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비록 그렇게 말했지만 마음속에서는 불만이 있었다.만약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일찍 나타났다면 고한과 그 일행들이 감히 그렇게 거만하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 만약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좀 더 빨리 나왔더라면 진도하는 그토록 절망적인 상황까지 몰리지 않았을 것이다.남궁 장로가 조금만 늦었더라도 진도하는 이미 시체가 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방관한 것에 대해 불만이 없을 수는 없었다.또한 고풍서원의 장로들이 도발하러 온 상황에서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나타나지 않은 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태초서원의 명예를 신경 쓰지 않는 것인가?남궁 장로는 찻잔을 내려놓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진지하게 말했다.“됐어. 불만 없는 척하지 마. 네 마음속에서 그들을 원망하고 있다는 거 나도 알아. 그리고 고풍서원의 세 장로가 태초서원 문 앞에 나타났는데도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나오지 않았던 이유도 궁금하지?”진도하는 놀랐다. 남궁 장로가 그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줄은 몰랐다.진도하는 이를 악물고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남궁 장로는 진도하의 어깨를 두드리며 말했다.“사실, 그들을 원망할 필요는 없어. 만약 그들이 태초서원에 있었더라면 절대로 방관하지 않았을 거야.”남궁 장로의 말에 진도하는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그때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모두 태초서원에 없었나요?”“그래.
임 장로를 보자 진도하의 얼굴이 어두워졌다.그는 임 장로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당신이 우리 스승님을 태초서원 밖으로 불러내고 고풍서원에 있는 세 장로들에게 우리 장로들이 태초서원에 없다는 사실을 알려줬어요?”하지만 임 장로는 진도하의 시선을 피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곧장 남궁 장로 옆으로 가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남궁 장로님, 제가 왔습니다. 무슨 일로 부르셨나요?”“내가 너를 부른 이유를 정말 모르겠어?”남궁 장로는 임 장로를 흘끗 보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임 장로는 고개를 저으며 답했다.“무슨 일을 말씀하시는 건지 모르겠습니다.”그는 이렇게 말하면서도 손을 계속 떨었다. 호흡도 고르롭지 못한 것을 보니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하지만 남궁 장로는 노여워하지 않았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혁아, 너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지 얼마나 되었는지 알아?”“30년 됐습니다.”임 장로가 대답했다.남궁 장로는 고개를 끄덕이며 탄식했다.“그래. 너의 아버지가 우리를 떠난 지 30년이 되었구나.”임 장로는 남궁 장로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고 의아한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남궁 장로는 잠시 과거를 회상하는 듯 눈가가 촉촉해졌다.임 장로는 감히 남궁 장로를 방해하지 못하고 옆에 가만히 서서 어쩔 줄 몰라 했다.한참 지나서 남궁 장로는 한숨을 내쉬며 천천히 말했다.“네가 생각하기에 너의 아버지는 어떤 사람인 것 같아?”임 장로는 놀라며 대답을 잠시 망설였다. 그는 남궁 장로가 갑자기 이런 질문을 할 줄은 몰랐다.임 장로는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모른다고?”남궁 장로는 눈썹을 치켜세우고 임 장로를 바라보았다.곧 그는 어쩔 수 없다는 듯 한숨을 쉬고 말했다.“그래. 네가 모른다면 내가 알려줄게! 30년 전, 너의 아버지의 지도 하에 태초서원의 명성과 명예는 절정에 달했어. 너의 아버지는 태초서원의 명성과 명예를 자신의 생명처럼 여겼고, 태초서원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자신의 생
침묵을 지키고 있는 남궁 장로를 바라보며 임 장로가 불만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저를 여기로 부른 건 제가 남궁 장로님을 태초서원 밖으로 불러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제가 고풍서원 그 세 명의 장로에게 태초서원의 장로들이 여기에 없다고 알려준 것 때문인가요?”남궁 장로는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실망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진도하는 그 모습을 보고 눈에서 분노의 불꽃이 일었다.“역시 당신이었군요!”진도하는 눈을 부릅뜨고 임 장로를 노려보았다.그러나 임 장로는 진도하의 반응을 무시하고 말했다.“제가 알려주지 않았더라도 고풍서원 사람들은 어차피 알았을 거예요. 그 사람들이 몰랐다면 왜 장로를 세 명만 보냈겠어요? 설마 세 명의 장로만으로 태초서원에서 그들의 실력을 과시할 수 있다고 생각했을까요?”남궁 장로는 더욱 깊은 실망을 드러내며 고개를 저었다.“내가 사람들 앞에서 너를 폭로하지 않고 마당으로 부른 이유는 너의 변명을 듣기 위한 게 아니야.”임 장로는 입을 뻐끔거리고 무엇이라 말해야 할지 몰랐다.남궁 장로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임 장로를 쏘아보며 물었다.“아직도 네가 잘못한 걸 인정하지 않을래?”임 장로의 표정에 복잡한 감정이 스쳐 지나가더니, 한참 침묵한 뒤에 그가 말했다.“남궁 장로님, 이번 일은 확실히 제가 잘못한 거라 인정해요. 하지만 이번 일 하나로 저를 태초서원에서 쫓아내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남궁 장로는 고개를 흔들며 답했다.“너는 태초서원의 명예와 개인의 사명을 모두 무시했어. 내가 너를 죽이지 않고 단지 태초서원에서 내보내는 것만으로 이미 충분히 너를 배려해서 특권을 행사하는 거야.”남궁 장로의 말을 듣고 임 장로는 절망감이 얼굴에 드러났다. 그는 더듬거리며 말했다.“남궁 장로님, 제발 태초서원에서 쫓아내지 말아주세요! 제 아버지의 얼굴을 봐서라도 저를 태초서원에서 쫓아내면 안 됩니다!”남궁 장로는 이마에 주름을 잡으며 물었다.“너는 아직도 너의 아버지에 대해 말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해? 너는 네 아
진도하는 남궁 장로의 시선을 느끼고 나서 남궁 장로가 자신의 감정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한 남궁 장로는 진도하의 의사를 묻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진도하는 몸둘 바를 몰라 급히 남궁 장로에게 신호를 보냈다.‘스승님께서 알아서 하세요. 제 감정을 고려할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진도하는 임 장로를 매우 싫어했지만 이 일은 별개의 문제라고 생각했고, 임 장로와의 일은 자신이 잘 해결할 것이라고 믿었다.지금 남궁 장로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임 장로가 태초서원의 장로로서 고풍서원의 장로들과 사적으로 연락하며 태초서원의 정보를 누설한 일이었다. 진도하는 임 장로가 자신을 해치려 했던 문제는 당당히 자신의 힘으로 해결하려고 했다.남궁 장로는 다시 한번 임 장로를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에는 실망과 무력감이 있었고 복잡한 심경이 담겨 있었다.사실 진도하도 남궁 장로의 고민과 복잡한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 다른 장로였다면 태초서원에서 쫓아내는 데 남궁 장로가 그렇게 망설이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임 장로는 다른 사람들과 달랐다. 남궁 장로의 말에서 진도하는 임 장로의 아버지가 태초서원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이 남궁 장로가 주저하는 이유였다. 공정하게 처리해야 하지만 임 장로의 아버지가 태초서원에 한 기여를 생각하면 임 장로에게 한 번의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임 장로를 봐주려 해도 그가 확실히 잘못을 저질렀고 자신의 제자가 그의 계략에 휘말려 죽을 뻔한 일이 있어 그렇게 할 수가 없었다.오랜 침묵 끝에 남궁 장로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태초서원을 떠나지 않아도 돼.”이 말을 듣고 임 장로는 기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남궁 장로는 곧바로 덧붙였다.“하지만 이렇게 너를 용서한다면 태초서원의 사람들에게 설명할 방법이 없어.”임 장로는 가슴이 철렁하며 남궁 장로를 긴장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남궁 장로는 말했다.“너의 아버지를 봐서 시련의 탑을 삼십 년 지키는 걸 벌로 줄게.”이 말을 듣자 임 장로의 얼굴이
“선우 씨가요? 내 이름을 걸고 말이에요?”진도하는 주선우를 흘겨보았다.주선우가 두 눈을 반짝이며 열정 가득한 모습을 보니 이 일에 꽤나 열을 올리고 있다는 걸 단번에 알 수 있었다.“맞아요. 형님은 형님 할 일을 계속하면 되고 상고성의 일은 제가 알아서 처리할게요.”주선우가 말했다.“어쨌든 이곳은 항상 형님이 말하는 대로 될 거예요.”진도하는 그 말에 잠시 마음이 흔들렸다.무엇보다도 그는 문득 자신의 조상, 진씨 가문의 창시자를 떠올렸다.스승님이 말하길 진씨 가문의 창시자는 원래 세계의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일부러 문파를 세웠고 그들이 이 세계에 도착했을 때 머무를 곳과 수련 자원을 마련해 놓았다고 했다.지금 비록 자신이 조상처럼 높은 경지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이 작은 상고성에서라면 문파를 세우고 보호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그러면 이주안, 현지수, 강고수 같은 사람들이 이 세계로 오게 될 경우 바로 상고성으로 올 수 있을 것이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 일은 조금 더 생각해보도록 하죠.”그러자 주선우는 안절부절못한 듯 서둘러 말했다.“형님, 생각할 것도 없어요! 지금 형님의 대부경 5단계 실력으로 문파를 세우는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아요. 더구나 이미 대부경 7단계 두 명을 넘어섰잖아요!”“하지만 수련 자원과 공법은 어디서 구할 수 있죠?”진도하가 물었다.문파를 세운다고 해도 중요한 건 공법과 자원이다. 이런 것들이 없다면 문파는 제대로 성장할 수 없다.그러자 주선우는 아무렇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그건 다 준비돼 있잖아요.”그러고는 고문파의 대문을 향해 입술을 쓱 내밀었다.진도하는 그제야 주선우의 뜻을 알아차렸다.그는 고문파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단전이 파괴된 고문파 사람들은 자신들의 짐을 챙겨 들고 차례차례 걸어나오고 있었다.주선우는 그들을 향해 외쳤다.“짐만 챙겨 나가. 공법과 자원은 모두 두고 가야 해. 알았어? 만약 몰래 가지고 나가는 걸 나한테 들키면 그땐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