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이민영은 차갑게 웃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설명했다.“정말이야, 그때는 팔다리가 부러진 상태였는데 어떻게 여자와 함께 있을 수 있겠어?”하지만 이민영은 여전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넌 성운시에서 아무런 원한 관계도 없는데 누가 널 해치려 하겠어? 그리고 널 감옥에 보냈다는 거야?”“모르겠어.”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그는 지금껏 이 일을 조사해 왔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알아내지 못했다. 남진의 장군이 된 후에도 당시 자신에게 누명을 씌운 사람을 찾지 못했다.해저 감옥에 가본 적도 있었지만 그곳은 이미 한 사람도 남지 않은 채 텅 비어 폐허가 되어 있었다.지인의 말에 따르면 그곳이 버려진 것은 그가 남진으로 간 후였기 때문에 진도하는 그 감옥이 마치 자신을 위해 지은 것처럼 느껴졌었다.게다가 그는 지금까지도 누가 그 감옥을 지었고 누가 자신에게 누명을 씌웠는지 알아내지 못했다.이것 때문에 진도하는 마음의 병을 얻을 뻔했다.그는 12월 29일 용천섬에 갔다가 운 좋게 살아남아 부모님의 소식을 듣게 된다면 그때 일어난 일의 진상을 반드시 조사하겠다고 오래전부터 결심하고 있었다.이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느꼈다.그러자 이민영은 갑자기 차분해졌다.“네가 말한 게 사실이든 아니든, 그리고 사진 속의 사람이 네가 맞든 아니든, 내가 이렇게 된 건 네 탓이야.”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이민영, 너 자신을 속이지 마. 네가 이렇게 된 건 누구와도 상관없고 오로지 네 스스로의 선택일 뿐이야.”“내 선택이라고?”이민영은 다시 감정이 격해지며 외쳤다.“나에게 선택권이 있기나 했어?”이민영의 히스테리한 모습에 진도하는 잠시 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민영은 계속해서 소리쳤다.“네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하지 마. 네가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 않았다면 상황이 이렇게 됐겠어?”진도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래, 네가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면 내가 인정할게. 됐지?”이민영은 진도하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 가지거나 얻는 것이 아니라 내려놓는 법을 배우고, 자신과 화해하고, 이 세상과 화해하는 법을 배우는 거야.”진도하의 말을 들은 이민영은 침묵을 지켰다.진도하는 덧붙였다.“아버지의 뜻을 완전히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이제 나도 내려놓을 때가 됐고 너도 내려놓을 때가 됐다고 생각해.”이민영은 고개를 들어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이민영, 지나간 일은 그냥 지나간 대로 둬. 이제 과거에 대한 집착은 버려.”이민영은 잠시 멍한 표정을 지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얼마 전까지만 해도 세상 모든 사람을 원망하며 진도하와 다시 만나기 위해 온갖 방법을 생각했었다.하지만 나중에 진도하의 어머니 유서화와 함께 보낸 시간 동안, 그녀는 자신과 같은 사람이 진도하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녀가 행복할 자격이 있을까?유서화와 함께 시간을 보낸 시간 동안 이민영은 그녀의 친절에 많은 것을 느꼈고, 과거에 자신이 한 일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깨닫게 되었다.그리고 매일 진도하의 집에 가서 그의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는 건 무언가를 얻거나 다른 의도가 있어서가 아니라 자기 잘못에 대해 속죄하기 위해서였다.이민영이 무슨 말을 하려던 참에 진도하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됐어. 다른 말은 하지 않겠으니 네가 알아서 해.”이때 진도하의 눈에는 더 이상 혐오감이 아니라 안도감이 가득했다. 이민영을 완전히 용서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냥 내려놓기로 했다.이민영은 더는 자신에 대한 진도하의 마음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알고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뒤돌아서서 두어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가 다시 멈추고는 진도하를 돌아보며 말했다.“내가 세 가지만 물어봐도 될까?”“그래.”진도하는 잠깐 망설였지만 그래도 동의했다.이민영은 입술을 깨물며 물었다.“혹시 네가 신성장군이야?”진도하는 이민영이 그런 질문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는 잠시 당황했지만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예전에는 그랬었
진도하는 이 세 번째 질문을 듣고 나서 머릿속이 온통 강유진과 함께 보낸 시간으로 가득 찼다.강유진이 자신에게 보여준 애교, 그녀의 미소...그러고 보니 아주 오랫동안 강유진을 만나지 못했다. ‘유진 씨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이제 수련자가 되었을까? 봉황의 전승은 받았을까? 잘 지내고 있을까? 내 생각은 했을까...’통제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생각이 떠올라서 진도하는 이민영의 질문에 대답하는 것도 잊고 있었다.이민영은 진도하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다시 물었다.“강유진 씨를 사랑해?”그제야 진도하는 자신이 아직 이민영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동시에 그는 이민영이 이런 질문을 했다는 사실에 놀랐다.만약 이민영이 자신을 사랑한 적이 있냐고 물었다면 그는 많은 사람들이 헤어진 후에도 자신을 사랑한 적이 있냐고 묻는 이런 평범한 질문을 이해할 수 있었다.하지만 그녀가 물은 것은 강유진을 사랑했느냐는 것이었다.그가 대답하려고 하자 이민영이 갑자기 웃으며 말했다.“됐어, 대답할 필요 없어. 난 이미 답을 알고 있어.”“대답할 필요 없다고? 답을 알고 있어?”진도하는 당황한 표정으로 이민영을 바라보았다.“하하...”이민영은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숨을 크게 들이마시며 말했다.“방금 내가 강유진 씨를 언급했을 때 네가 지은 미소, 5년 전에도 본 적이 있어.”“...”진도하는 이민영이 말한 게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했다. 그리고 이민영이 이 질문을 한 목적도 알고 있었다.“알겠어. 세 가지 질문에 답해 줘서 고마워. 나 갈게.”이민영은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돌아서서 떠나려고 했다.“잠깐만!”진도하가 다급히 이민영을 불렀다.“더 할 말 있어?”이민영은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돌려 진도하를 의아하게 바라보았다.이때 이민영은 더 이상 혐오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사악한 여자가 아니라 5년 전 그의 마음을 흔들었고 그의 청춘이었던 여자였다.그때의 이민영은 교복을 입고 앳된 미소를 지으며 순수함이 가
진도하의 머릿속에서 그 장면이 멈추어서 마치 신의 시각으로 자신과 이민영을 바라보는 것 같았다.이민영의 얼굴에는 안도하는 미소와 함께 미래에 대한 기대도 보였다. 그리고 장면 속 진도하의 눈에도 혐오감이 아니라 이민영을 향한 안도감과 축복이 가득했다.갑자기 진도하는 뭔가 깨달은 것 같았다.그 순간 두 사람은 미움을 버리는 법을 배웠고 과거를 내려놓았으며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배웠다.‘이제 알겠어! 대의라는 건 특정한 시점에 옳은 일을 하는 거구나!’곧바로 진도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아니야. 모든 일엔 옳고 그름이 없고 전부 개인의 선택일 뿐이야.’진도하는 다시 곤혹스러워졌다.‘그럼 대의라는 건 과거를 내려놓는 것일까? 과거의 일을 받아들이고 내려놓아서 대의와 공명이 생긴 걸까?’이런 생각이 떠올랐지만 진도하는 그 생각을 부인했다.‘아니, 대의는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럼 정확히 무엇 때문일까?’진도하는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이때 환상이의 목소리가 다시 한번 들렸다.“심경!”환상이가 고작 두 글자만 말했지만 진도하는 바로 알아들었다.방금 내려놓은 마음의 경지, 그리고 자신과 화해한 그 심경이 바로 대의의 법칙에 부합되어서 공명을 일으킨 것이 아닐까?진도하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환상이가 재촉했다.“이유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어서 네 검술에 도운을 주입해 봐!”진도하는 그제야 검술에 도운을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심지어 자신의 도운을 말이다.그는 신이 나서 자리에서 일어나 용음검을 뽑아 들고 외쳤다.“안전한 스타트!”이것은 그의 첫 검술이었다.그는 매우 매끄럽게 검술을 사용했지만, 이현수의 말에 따르면 이 검술에는 여전히 많은 허점이 있었다.지금 대의와의 공명이 일어났을 때 검술을 사용했기 때문에 검술에 도운을 남길 수 있었던 것이다.이러면 더 완벽해지겠지?아니나 다를까, 이 검술에 도운을 부여하자 ‘안전한 스타트’ 검술이 이전보다 훨씬 더 강력해졌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더 이상
우르르 쾅쾅.하늘이 어두워지고 번개가 번쩍이며 무서운 빛을 내뿜었다.그리고 폭우가 쏟아졌다.진도하는 비를 맞으며 결연한 눈빛으로 서 있었다.“환상아, 이 검으로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가능해!”진도하의 검이 마침내 눈앞에 있는 산봉우리에 부딪혔다.쿵!굉음이 울리자 진도하는 검을 거두었다.그 순간 하늘의 모든 이상 현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태양은 마치 영원히 그 자리에 있은 듯 하늘 높이 걸려 있었다. 진도하가 검을 휘둘렀던 산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눈앞에서 사라졌다.하지만 진도하는 이 모든 것이 방금 사용한 검술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또한 ‘귀환의 시간’ 검술은 도운이 부여된 후에 더욱 무시무시해져서 경지를 넘나들며 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아경 9단인 진도하가 합도경을 뛰어넘어 바로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도 깨달았다.모든 것이 평온해진 후에야 환상이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 이 녀석 너무 무서울 정도야! 이 세계에서 실제로 대의와 공명을 일으켰다니!”“무섭다고?”진도하는 여전히 방금 경험한 감각에 몰입한 채 아무 생각 없이 말했다.“당연하지!”환상이는 진도하보다 더 흥분한 표정이었다.“방금 네가 대의의 가장자리를 넘었을 뿐만 아니라 대의와 공명했다는 거 알아?”환상이는 잠시 멈칫하다가 덧붙였다.“너 이게 뭘 의미하는지 알아?”진도하도 환상이의 말에 감정이 격해져 물었다.“그게 뭘 의미하는데?”“앞으로 네 경지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거라는 뜻이야.”환상이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정말이야?”진도하의 눈이 커졌다.지금 그가 하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일은 용천섬에 가기 전에 빨리 자신의 경지를 높이고 힘을 키워서 대원경까지 돌파하는 것이었다. 그래야만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을 테니까.환상이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당연하지! 수련에 성공하여 선경에 날아간 후에도 대의와의 공명을 느끼지 못한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넌 원아경인데도 이미 공
...식사 후.진도하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자진해서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했고 이번에 유서화는 진도하를 막지 않았다.진도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설거지했다.어렸을 때 가장 싫어했던 것이 설거지였다. 아니, 사실 설거지가 가장 싫은 게 아니라 집안일 자체를 싫어했다. 설거지를 포함해서 바닥 쓸기, 테이블 닦기 등 모든 집안일을 싫어했고 물론 한 번도 자진해서 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제 성인이 된 후 진도하는 이런 것들이 너무 쉽고 단순하게 느껴져 기꺼이 부모님을 도와드리고 싶었고, 이런 사소한 집안일을 할 때 매우 즐거웠다.집안일을 끝낸 후 진도하는 오전에 어머니를 위해 사 온 한약을 준비해서 어머니에게 가져다주었다.유서화는 아들이 가져다준 한약을 만족스럽게 마셨고 쓴맛이 났지만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다.곧이어 진도하는 주머니에 있던 약병에서 장수를 돕는 단약을 꺼내 어머니에게 건넸다.유서화는 단약을 보더니 진도하에게 그것이 무엇인지, 어떤 효능이 있는지 묻지 않고 바로 한입에 삼켰다. 마음속으로 아들 진도하를 극도로 신뢰하고 있음이 분명했다.유서화가 묻지 않았지만 진도하는 설명을 덧붙였다.“이 단약은 한 고인에게서 받은 건데 몸에 매우 이로운 거예요.”그가 말한 고인은 서정식이었다.집에 돌아오기 전에 일부러 서정식에게 찾아가 약품 수납 선반에서 단약을 몇 알 챙겼다.게다가 서정식의 단약 정제 실력은 최근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었기 때문에 진도하를 제외하고는 단약 정제에 관해서는 누구도 서정식을 이길 수 없다고 할 수 있다.서정식은 그런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진도하가 서정식이 진정으로 단약 정제에 관심이 많고 밤낮 가리지 않고 연단로 옆에서 지내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봤기 때문이었다.그리고 진도하는 아버지 진용진에게도 단약을 주었고 진용진 역시 한 번에 삼켰다.진용진은 즉시 몸에서 신기한 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느꼈지만 정확히 뭐라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고, 정신이 매우 맑아지면서 가끔 막연하게 아팠던 몸의
진도하는 놀랐다. 어머니가 자신의 생각을 알아차렸을 줄은 몰랐다.말하려고 입을 뻐끔거렸지만 유서화가 먼저 끼어들며 말했다.“도하야, 우리한테 말하지 않아도 돼. 나랑 네 아빠도 다 이해해. 너 바쁜 거 아니까 가서 일 봐. 가끔 시간 날 때 와서 얼굴 좀 보면 되니까.”어머니의 말을 들은 진도하는 눈시울이 붉어졌다.비록 유서화와 진용진은 그의 양부모님이지만 그들은 친부모처럼 진도하를 대해주고 모든 사람을 퍼부었다. 한 번도 무언가를 강요한 적도 없었고 그저 묵묵히 응원해 주기만 했다.진도하는 울먹이면서 말했다.“엄마...”그리고 목이 메어 뒤에 말을 이어서 할 수가 없었다.어머니에게 너무 감사드린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입가까지 나온 말을 끝내 밖으로 내뱉지는 못했다.사람들은 가끔 가장 친한 사람에게 성질을 부리면서도 고맙다는 말을 하기는 어려워한다.지금 진도하가 그렇다. 부모님에게 감사하다고 말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고 고작 감사하다는 말로 그들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결국 그는 중얼거렸다.“제가 불효자라서...”그러나 유서화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절대 그런 말 하지 마. 나랑 네 아빠는 네가 얼마나 효자인지 아니까.”“하지만...”진도하는 말하려다가 말았고 눈가에 눈물이 고였다.오직 부모님 앞에서만 이렇게 감정적으로 변한다.진용진은 진도하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말했다.“도하야, 네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내면 그게 우리에게는 가장 큰 효도야.”“그래. 넌 아무 생각도 하지 말고 얼른 가서 네 볼일 봐.”유서화가 옆에서 덧붙였다.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진도하는 눈물과 같이 있어 주지 못하는 아쉬운 마음을 애써 억누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는 돌아서서 집을 나섰다.진용진과 유서화 두 사람은 함께 진도하를 대문 앞까지 배웅했다.대문 밖에 나선 후 진도하는 돌아서서 부모님에게 인사했다.“엄마아빠, 이제 들어가세요.”유서화가 말했다.“얼른 가 봐. 우린 밖에서 바람 좀 쐬다 들어갈 거야
진도하는 고개를 힘껏 끄덕이고는 다시 돌아서서 떠났다.그러고는 다시 뒤돌아보지 않았다. 감히 그럴 수가 없었다.하지만 뒤돌아보지 않아도 부모님 두 분이 무조건 아직도 집 앞에 서서 자신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진도하의 모습이 골목에서 사라졌지만 유서화와 진용진은 여전히 대문 앞에 서 있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어느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당신 말이 맞았어. 도하가 큰 고민이 있는 거 같네. 아마도 용천섬으로 가는 거 맞는 거 같아.”진용진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그래요. 걱정되지 않으면 이렇게 아쉬워하며 가지는 않았겠죠.”유서화는 이민영에게서 아들 진도하에 대한 일들을 듣고 마음속으로 짐작했던 것을 더 확신했다.“도하가 무사히 돌아오기를 바라야지.”한참 지나서 진용진이 목이 멘 목소리로 말했다.그러나 유서화는 그 말을 듣고 진용진을 노려보면서 말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 도하 무조건 돌아올 거예요!”그러고는 돌아서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어리둥절해하던 진용진은 혼자 남겨졌다가 정신을 차리고는 다급히 말했다.“그래그래! 우리 아들 도하는 무조건 돌아올 거야!”...진도하는 성운시를 떠난 후 바로 기주도에 있는 강씨 가문을 찾아갔다.길에서 한 번도 멈추지 않고 체내의 모든 기운을 동원해 서둘렀다.강씨 가문에 도착하자 강씨 가문 사람들은 진도하를 한눈에 알아보고 길을 내주었다.진도하는 바로 강재용 서재로 가서 문을 두드렸다.“들어와!”서재 안에서 강재용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그제야 진도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책을 읽고 있던 강재용은 진도하가 들어오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났다.“도하야, 여긴 웬일이야? 무슨 일 있어?”강재용이 그를 반기며 말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안부를 묻는 대신 바로 본론을 말했다.“아저씨, 일이 있어서 여기까지 온 거 맞아요.”“무슨 일인데? 어서 말해 봐.”강재용이 망설임 없이 물었다.진도하는 강재용의 태도에서 그가 자신을 자기 사람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