슉!슈슉!돌파하는 느낌이 지속됐다.“음?”진도하는 의아해했다...이렇게 쉽게 돌파될 줄은 몰랐다... 게다가 한꺼번에 원아경 9까지 오를 줄이야.‘이거 너무 빠른 거 아니야?’진도하조차 자신의 돌파 속도에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해가 되었다. 이제 막 대의의 끝자락에 닿았으니 돌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특히 개미가 움직이는 모습, 비 갠 뒤의 무지개, 진흙을 뚫고 나오는 풀을 보면서 깊은 느낌을 받았다. 이것이 그가 대의의 변두리에 닿을 수 있었던 방법이었다.하지만 이제 고작 변두리일 뿐이었다. 진정한 대의에 닿고 이해하기엔 아직 멀었다.그래도 진도하는 낙담하지 않았다. 이 순간 몸 안의 기운이 넘쳐났고 단전 안의 기운은 더욱 깊어 바다 같았다.금빛을 내뿜는 소인이 기운의 바다 위에서 떠다니며 기지개를 켰다.진도하가 자세히 들여다보니 단전 안에 있는 이 소인은 이제 얼굴도 생겼다.‘뭐지?’소인의 얼굴을 확인한 순간, 진도하는 당황했다.단전 내 소인이 그와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었다.하긴, 잠시 당황했지만 이내 받아들였다. 자신의 단전 내 소인인데 자신과 닮지 않으면 누구와 닮는단 말인가?“허허...”진도하는 자조하듯 웃으면서 눈을 번뜩 떴다.슉!진도하의 눈앞에 한 글자가 나타났고 그는 바로 그 글자 앞에 서 있었다.비 갠 뒤의 무지개나 진흙을 뚫고 나온 풀이나 전부 존재하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는 단지 글자 앞에 서 있었고 꿈을 꾸었을 뿐이었다.심장이 목구멍까지 차오르는 것 같았다.서둘러 자신의 경지를 확인해 보니.“음... 원아경 9단이네!”자신의 경지가 원아경 9단인 것을 확인하자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꿈이 아니어서 정말 다행이었다!진도하는 두루마리를 치우고 다리를 꼬고 앉아서 자신의 경지를 공고히 하기 시작했다.기운이 정맥을 몇 번 돌고 나서야 진도하는 통합을 멈췄다.몸을 일으켜 세우고 주먹을 들어 올렸다.“음... 원아경 9단의 실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봐야겠어!”말을
바로 이현수의 말대로 원만한 경지에 도달하는 것이다.다시 말해, 대원경에 도달하려면 아직 한 경지가 남았다는 말이다.“어떻게 해야 높은 경지로 빨리 돌파할 수 있을까?”진도하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하지만 또 생각해 보니, 경지를 돌파하는 게 그렇게 쉬운 일이라면 누구나 원만한 경지에 도달하지 않겠는가?그러자 진도하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다리를 꼬고 앉았다.원래 그는 이현수가 말한 대로 첫 번째 검술을 더 발전 시키고 ‘안전한 스타트’ 검술의 결함을 없애거나 결함을 줄이고 싶었다.그러나 그는 자신이 만든 자체 검술이 당시 자신의 경지에서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검술이라고 생각한 후 그 생각을 그만두었다. 대원경에 도달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첫 번째 검술을 살펴보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했다.그렇게 진도하는 두 번째 자체 검술을 만들기 시작했다.그가 서둘러 두 번째 자체 검술을 만드는 이유는 방금 봤던 개미들의 움직임, 비 온 뒤의 무지개와 진흙을 뚫고 나오는 풀의 느낌이 여전히 마음속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그는 지금이 두 번째 자체 검술을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이 시기를 놓치면 두 번째 자체 검술을 만들기까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았다.그는 다리를 꼬고 앉은 후 머리를 비우고 방금 느꼈던 느낌을 머릿속에서 되풀이했다.개미는 생존을 위해 움직이는데, 두 번째 자체 검술의 원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생존인가?’‘아니야!’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비 온 뒤의 무지개를 떠올렸다. 그 오묘한 색채는 눈을 뗄 수 없게 만들었다. 자신의 검술도 무지개처럼 눈부시고 화려해야 할까?‘그것도 아니야!’진도하는 다시 고개를 저었다. 현란한 검술은 그에게 필요하지 않았다.그러다 진흙을 뚫고 나온 작은 풀이 떠올랐다.저렇게 가느다란 풀이 진흙이라는 장애물을 뚫고 자라나려면 얼마나 끈질긴 의지력이 필요할까!그는 어렸을 때, 죽었던 작은 풀들이 다음 해 봄바람이 불자 다시 한번 자
쓱!진도하의 손에 쥔 용음검이 용의 포효 소리를 냈다.곧바로 그의 몸에서 기운이 빠져나갔다. 모든 기운이 진도하의 손에 쥔 용음검에 모였다.쓱!용음검이 다시 한번 용의 포효를 내뿜으며 땅이 흔들렸다.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기류가 용음검과 함께 휘몰아치면서 진도하의 눈앞에 펼쳐진 산과 강에 부딪혔다.꽝!큰 소리가 나면서 산이 둘로 쪼개졌고 강이 갈라졌다.진도하는 검을 거두고 제자리에 서서 비를 맞으며 생각했다.“이게 두 번째 검술의 힘인가?”진도하는 눈을 뜨고 눈앞에 펼쳐진 광경에 만족해했다.이 검술은 그가 원하던 것이었다. 이 검술은 엄청나게 강력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 검을 사용할 때의 진도하의 마음 상태는 첫 번째 검술과 동일했다. 바로 무적의 느낌이었다.그는 자신이 무적의 상태에 있을 때만 이 검술을 사용하여야 더욱 강력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나쁘지 않네. 이 검술은 벌써 도운의 시작을 담고 있군.”환상이의 목소리가 갑자기 튀어나왔다.“이번엔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환상이의 목소리를 들은 진도하는 의아해했다.예전에는 환상이가 기운을 흡수한 후 매번 잠을 자곤 했는데, 그때마다 자는 시간이 너무 길었었다.환상이가 조용히 말했다.“이게 일찍 일어난 거야? 나 벌써 5일이나 잤어.” “뭐? 5일이 지났다고?”진도하는 마음속으로 깜짝 놀랐다.얼마 안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5일이 지났으니 조씨 가문에 찾아갈 날이 이틀도 채 남지 않았다.환상이는 진도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한마디 덧붙였다.“난 반지 안의 시간을 말하는 거야.”그제야 진도하의 불안했던 마음이 풀렸다. 그는 원망하듯 말했다.“왜 미리 말하지 않았어!”환상이는 헤헤 웃으며 그 얘기는 건너뛰고 대신 다른 화제로 돌렸다.“단 5일 만에 대의의 가장자리에 닿았으니 장악력이 대단한가 보군.”“그래?”진도하가 물었다.그는 원래 자신이 대의의 가장자리에 닿은 적이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환상이가 말했다.“네 검술은 이
“그래, 이렇게 설명하는 게 좋겠어!”환상이는 이어서 말했다.“내가 네 검술에 도운이 있다고 한 건, 검의를 말한 거야! 나는 네 검의가 솟구치는 것과 연속적인 흐름을 느꼈어, 이제 알겠어?”“알겠어.”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네가 진작 그렇게 말했으면 내가 이해했지!”그는 이제 환상이가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자신의 검술에 도운이 있다고 말한 것이 무슨 뜻인지 완전히 이해했다.당시 그가 손에 든 검을 휘두를 때 그의 마음 상태는 정확히 대의의 가장자리에 닿아 있었고, 이 검술도 그 마음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었다.비록 지금은 그 당시의 느낌을 잊었지만, 그가 검술을 사용할 때 여전히 도운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환상이는 진도하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고 말했다.“그래, 맞아! 네가 이해한 것이 맞아. 내 말이 바로 그 뜻이야! 비록 방금 느꼈던 그 느낌을 재현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 이 검술을 사용할 때도 도운이 나타날 거야.”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환상이가 물었다.“이 검의 이름은 지었어?”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여러 가지 이름이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어느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고민에 빠졌다. 전부 마음에 들면서도 특별히 더 마음이 가는 이름은 없었다.예를 들어, 그는 이 검을 사용할 때 기운이 풍부하고 검의가 높으며 연속적인 느낌을 주기 때문에 이 검의 이름을 ‘연속’이라고 짓고 싶었다.하지만 그런 점을 제외하면 이름이 너무 거창하지는 않았다.또 이 검의 검술을 ‘불사’라고 부르고도 싶었다. 단순히 이 검의가 연속적이고 끝이 없으며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검의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었다.그러나 그는 이 검술을 만들 당시의 마음 상태와 이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꼈다.진도하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움직이는 개미, 비 온 뒤의 무지개, 진흙을 뚫고 나오는 풀, 이런 이미지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이런 이미지와 관련된 이름을 짓고 싶었다.환상이는 진도하의 생각을 알아차리
“만약 우리가 대의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돼?”진도하가 물었다.환상이는 진도하가 그런 질문을 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해서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그는 중얼거리며 말했다.“대의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너의 검술은 겉만 번지르르한 것이 돼. 그 어떤 힘도 발휘할 수 없어. 너의 경지도 거짓 경지가 될 것이고, 그 상태에서 수련을 계속하면 언젠가는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될 거야.”진도하는 이해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이제 모든 것을 깨달았다. 이른바 대의란 하늘과 땅 사이에 작용하는 법칙이자 그 원인과 결과였다.비록 지금은 대의가 허공으로 사라져 볼 수 없지만, 모든 것은 대의의 영향을 받을 것이다. 동시에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대의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맞아!”환상이가 말했다.“이제 비슷하게 이해했네!”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의심스럽게 말했다.“내가 아직도 완벽히 이해하지 못했다는 거야?”잠시 고민하던 환상이가 말했다.“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대의는 다르기 때문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 이런 종류의 질문은 보통 선경에 날아간 다음에 생각하는 것이거든. 넌 아직 원아경일 뿐이지만 이미 대의의 가장자리에 닿았으니, 이건 전례가 없는 일이야.”여기서 환상이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가 이어갔다.“그래서 대의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대의는 존재하지 않지만 또 어디에나 존재해.”“...”이 말을 들은 진도하는 잠시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됐어, 됐어. 이건 이제 그만 생각하고 이 검술의 이름을 뭐라고 지을지 생각해야겠어!”말을 마친 후 진도하는 용음검을 들고 자신이 만든 두 번째 자체 검술을 휘두르기 시작했다.진도하의 머릿속에는 익숙한 느낌이 다시 돌아왔다.“이 검으로 산과 강을 베고 하늘을 겨누겠다!”진도하는 한 글자씩 또박또박 말했다.동시에 그의 머릿속에서 개미가 움직이는 모습, 비가 온 후 무지개, 진흙을 뚫고 나오는 풀의 이미지가 떠올랐다. 이 이미지들은 생존, 희망, 부활을 상징
환상이는 진도하의 생각을 알아차리고 말했다.“네가 조급해하거나 오만하지 않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서 다행이야! 비록 대원경과 맞붙으면 상대방을 쓰러뜨릴 수 없겠지만, 적어도 자신을 방어할 힘은 있잖아.”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자신과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 사이에는 아직 큰 격차가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조씨 가문을 찾아가기 전에 대원경으로 돌파하고 싶어도 불가능할 것이 분명했다.그렇다면 또 어떤 힘을 키워야 할까?이때 진도하는 자신에게 있는 신통력을 생각했다.‘신통력을 발휘한다면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를 죽일 수 있지 않을까?’이런 생각이 떠오르자마자 환상이가 말했다.“그런 생각은 하지 마. 네 신통력은 확실히 강력하지만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와 싸울 때는 전혀 쓸 기회가 없을 거야.”환상이의 말은 진도하의 생각을 완전히 뒤흔들었다.“하지만... 네가 신통력을 모아서 조합할 수 있으면 모르지.”환상이가 덧붙였다.진도하는 마음속으로 생각했다.‘설사 대원경으로 돌파한다고 해도 그 신통력을 조합할 수 없을 것 같아.’“이제 됐어!”진도하는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계속 경지나 돌파해야겠어. 합도경으로 돌파해야만 원만한 경지에 도달한 대부와 정면으로 싸울 수 있을 거야.”진도하는 이렇게 생각하며 다리를 꼬고 앉아서 깨달음을 이어갔다.하루가 지나가고... 또 하루가 지나가고. 어느덧 석 달이 지났다.진도하는 여전히 합도경에 도달하지 못했다.그는 지금까지 많은 단약을 먹었지만 여전히 돌파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이로 인해 진도하는 약간 골치가 아팠다. 이렇게 힘들게 돌파를 기다리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환상이도 진도하의 기분이 안 좋다는 것을 감지하고 그에게 제안했다.“도를 닦아서 경지를 올릴 수 없다면 그냥 육체를 수련하는 게 어때? 육체를 수련해서 합도경으로 끌어올려도 괜찮을 것 같은데.”진도하는 재빨리 환상이의 조언을 따랐다.그렇게 그는 날마다 힘겹게 육체를 수련하기 시작했다. 용의 피를 마신 덕분
진도하는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으로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특히 사람들이 오가는 길거리에서 몇 명씩 무리를 지어 이야기하고 웃는 모습, 야채와 과일이 담긴 봉투를 들고 다니는 아주머니와 할머니, 길거리에서 장기를 두며 서로 경쟁하는 노인들을 보면서 그는 이 또한 재미있다고 느꼈다.동시에 그는 이 느낌이 낯설면서도 익숙하다고 느꼈다. 낯선 것은 그가 이런 삶에서 벗어난 지 오래되었기 때문이었고, 익숙한 이유는 이런 삶에서 자랐기 때문이었다.이런 생각을 하면서 그는 한 걸음 내디디며 스스로에게 말했다.“이제 집에 갈 때가 되었구나!”진도하는 무술 고수 대회에 참가한 이후 오랫동안 집에 가지 못했다. 비록 양부모에게 자주 전화를 하긴 했지만 어쨌든 함께 사는 것만큼 편하지는 않았다.그는 앞으로 며칠 동안은 부모님 곁에 머물며 부모님을 효도해 드리기로 결심했다. 비록 합도경을 돌파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이렇게 생각하면서 그의 발걸음은 점점 더 빨라졌다.곧 그는 성운시로 돌아왔다.그의 부모님은 이미 도시 마을 한가운데 있는 집으로 돌아갔다. 진도하가 부모님께 수없이 별장으로 가자고 설득했지만, 부모님은 그곳에 사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고 계속 거절했다.그가 집 문 앞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저녁 8시가 되어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버지는 마당에서 채소밭을 정리하고 계셨다.진도하가 외쳤다.“아버지, 어머니는 어디 계세요?”이렇게 외친 후 진도하는 저도 모르게 웃음이 터졌다.학창 시절 인터넷에서 한창 유행했던 말이 떠올랐다. 집에 돌아간 아이들이 아버지만 보이고 어머니가 보이지 않을 때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아빠, 엄마 어디 있어요?”였다.진용진은 진도하의 목소리를 듣고 귀를 비비며 멍하니 문 쪽을 바라보았다. 진도하를 보고 나서야 그는 얼굴에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돌아왔어? 얼른 들어와!”진용진은 손에 묻은 흙을 툭툭 치며 말했다.“네 엄마는 부엌에서 설거지하고 있다.”진도하가 마당으로 들어서자 진용진이 그를 맞이했다.이때
말을 마친 후 유서화는 바로 진도하를 집 안으로 밀어 넣었다. 그러고는 부엌으로 들어가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진도하와 그의 아버지 진용진 두 사람은 의자에 앉아 눈만 껌뻑이고 있었다.왠지 어머니와 함께 있으면 진도하는 끝없이 이야기할 주제가 있는데... 아버지와 단둘이 있으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심지어 마음이 불편하기까지 했다. 그의 아버지 진용진도 마찬가지였다.두 사람은 마주 앉아서 입을 열지 않고 계속 물만 마시고 있었다.사실... 두 사람 모두 어색한 분위기를 풀기 위해 무엇이라도 말하고 싶었지만 표현하는 방법을 모를 뿐이었다.예를 들어 진용진은 진도하에게 최근에 무엇을 했는지, 피곤한지, 쓸 돈이 충분한지... 등등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 그러나 말이 입 밖으로 나오면 혹시나 아들의 기분을 상하게 할까 봐 걱정되어 말을 뱃속으로 삼켰다.반면에 진도하는 아버지에게 요즘 건강은 어떤지, 일에 지치지는 않았는지 등을 묻고 싶었다.바로 이때 어머니 유서화가 김이 모락모락 나는 국수 한 그릇을 들고 왔다.“자, 네가 좋아하는 토마토 국수야! 얼른 먹어.”진도하는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 어머니의 손에 쥐어진 국수를 두 손으로 받고 다시 앉아서 먹기 시작했다.어머니가 만든 국수는 정말 맛있었다. 진도하는 그 국수가 세계 최고의 국수라고 생각했다.물론 모든 아이들의 마음속에는 엄마의 요리가 세계 최고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진도하가 국수를 먹는 동안 진용진과 유서화 두 사람은 사랑스러운 표정으로 아들을 바라보았다.“천천히 먹어. 그러다가 체하겠어. 물도 좀 마셔.”유서화가 말했다.“저도 천천히 먹고 싶지만 너무 맛있는걸요.”진도하가 국수를 먹으면서 말했다.유서화의 얼굴에 미소가 활짝 번졌다.“맛있으면 많이 먹어. 부족하면 엄마가 지금 가서 다시 국수를 삶아 줄게.”그러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가려고 했다.이를 본 진도하는 황급히 어머니를 말렸다.“아니요, 괜찮아요. 이거면 충분해요!”진도하는 눈앞에 있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