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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7화

유청하의 칼이 곧 온유에게로 날아들려는 순간, 온유가 외쳤다.

“내가 졌어!”

유청하는 순간 멍해졌고 칼은 공중에 매달려 있었다.

그는 온유가 바로 항복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유청하는 꿈에서조차 온유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할 거라고는 예상한 적이 없었다.

그때 유청하는 곰곰이 생각했다.

‘나중에 온유를 죽인 후에 미처 반응하지 못했다고 하면 되지 않을까? 칼을 거두려 했을 때는 이미 칼이 온유에게 날아든 후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게다가 모든 것이 번개처럼 빠르고 신속한데 미처 반응하지 못하는 것 또한 아주 정상적인 일이 아닌가?’

여기까지 생각한 유청하가 온유를 향하는 칼을 그대로 온유에게 내리치려 할 때 온유가 큰소리로 외쳤다.

“칼을 미처 거두지 못했다고 하지 마! 우리 모두 수련자야. 칼을 거두지 못할 수가 없어. 당신이 나를 진짜로 죽이려고 작정하지 않는 한...”

온유의 목소리가 하도 커 경기장 내의 사람들도 모두 그의 말을 들었다.

유청하는 화가 잔뜩 났지만 어쩔 수 없이 칼을 회수했다.

“그래, 눈치 하나는 빠르네!”

“내가 한발 물러나지.”

온유는 웃으며 말 한마디만 남기고 공중으로 휙 뛰어올라 광장 밖으로 나갔다.

경기장 안의 사람들은 그 광경에 모두 어리둥절해졌다.

그들은 첫 번째 도전자로 나선 온유가 아예 시도도 하지 않고 패배를 인정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것도 이렇게 깔끔하게 항복할 것은 더더욱 생각하지 못했다.

사실 그는 시합하러 간 것이 아니라 소란을 피우러 온 것이었다.

온유가 온씨 가문이 있던 자리로 돌아가자 온세호가 정색한 얼굴로 말했다.

“온유야, 너는 우리 온씨 집안의 체면을 아예 구기는구나.”

온유는 자신을 탓하는 가주의 말을 듣고 참지 못해 한마디 했다.

“저는 경기가 빨리 시작했으면 하는 마음에 제일 먼저 올라간 거예요. 그런데 금단경의 무술 고수가 나올 줄 어찌 알았겠어요. 만약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분명 죽었을 거예요.”

온세호는 온유를 노려보며 아무 말 없이 가까스로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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