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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0화

작가: 김평화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1-01 19:00:01
강유진은 눈이 휘둥그레져서 진도하를 바라보며 물었다.

“도... 도하 씨, 이 봉황의 눈물을 저에게 준다고요?”

그녀의 목소리에는 의아함이 가득했고 얼굴에는 감격과 함께 홍조가 드리웠다.

“네, 처음부터 유진 씨에게 주려고 했어요.”

진도하가 차분하게 말했다.

그는 봉황의 눈물의 효과를 안 뒤로 강유진에게 주리라 마음을 먹었다.

강유진은 얼굴에 감동한 기색이 어린 채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자신이 그의 마음속에서 이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 줄이야, 그가 이렇게 진귀한 물건을 자신에게 주다니. 감동받은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녀는 결국 거절하며 말했다.

“안 돼요. 이렇게 귀한 물건을 받을 수 없어요.”

진도하는 코를 문지르며 말했다.

“이 봉황의 눈물은 유진 씨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나에게는 아무런 쓸모가 없어요.”

“그래요?”

강유진은 의심스러운 듯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물론 그녀는 믿지 않았다. 비록 그녀는 봉황의 눈물의 효과가 어떤지 몰랐지만, 이렇게 비싼 가격에 낙찰받았다는 건 기필코 귀중한 물건일 것이라 생각했다.

진도하는 고개를 격하게 끄덕이며 말했다.

“네, 이 물건은 유진 씨에게는 큰 도움이 되겠지만, 나에게는 아니에요.”

눈치 빠른 자양파 노조는 진도하의 의도를 따라 말을 이어갔다.

“강유진 아가씨, 수장님 말씀이 맞습니다. 이 물건은 수장님에게는 정말 아무 쓸모가 없지만, 당신에게는 아주 유용할 겁니다. 그러니 어서 받으세요.”

허 장로도 옆에서 거들었다.

“강유진 아가씨, 저희 수장님의 마음을 거절하지 말아 주세요.”

강유진은 그 말들을 듣고 할 수 없이 봉황의 눈물을 받았다.

하지만 그녀는 말했다.

“도하 씨, 그럼 제가 먼저 이걸 가지고 있다가, 도하 씨가 필요할 때 돌려줄게요.”

진도하가 말하려는 찰나 강유진이 또 말했다.

“그러기로 약속해요. 아니면 저 안 받을 거예요.”

강유진의 말을 듣고 진도하는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는 이미 모든 사전 계획을 세웠고, 기회를 찾아 강유진을 설득해 이 봉황의 눈물을 흡수하게 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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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자 그녀는 반박에 나섰다.“저는 유씨 가문을 건드리지 않았어요. 유현빈이 사람을 너무 깔보았을 뿐이에요.”임주란이 그런 그녀를 질책했다.“그래도 공개적으로 무릎을 꿇리는 건 아니지, 넌 애가 도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그 일로 두 가문 사이에 빚어질 갈등은 생각하지 않는 거야?”강유진은 침묵했다.하지만 그녀는 자신과 유현빈 사이의 문제로 인해 두 가문 간의 갈등을 빚는다는 말에 이해하기 어려웠다.진도하는 강유진 앞을 가로막으며 말했다.“이번 일은 유진 씨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요. 저와 유씨 가문의 원한일 뿐이에요.”진도하가 나서자 임주란이 언짢은 기색을 보이며 말했다.“진도하, 자네 무성경이라고 기주에서 마음껏 설쳐도 된다고 생각하나 본데, 앞으로 더 이상 우리 유진이와 연락하지 말게, 정녕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말이야.”진도하는 미간을 찌푸리고 조금 불쾌한 듯 말했다.“지금 저를 협박하시는 거예요?”“이건 충고라네.”임주란은 냉정하게 말했고 진도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지팡이를 잡은 손을 쥐었다 폈다 하더니 갑자기 온화하게 말했다.“사람들 눈에 보이는 기주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야, 겉으로는 무술 고수 세가와 파벌 그리고 무술 고수연맹이 기주의 기둥처럼 보이겠지만, 음지에는 아주 많은 세력이 존재한다네. 비록 자네가 무성경이라 자신을 지키기엔 문제가 안 되겠지만, 유진이는 지킬 수 있겠어?”진도하는 여전히 말이 없었고 임주란이 계속 말했다.“자네가 정말 유진이를 위한다면, 더 이상 유진이와 연락하지 말아 주게. 자네들은 결국 같은 세상 사람이 아니란 말이야. 자네가 무술 고수 중 뛰어난 인재라고는 하나, 이 세상에는 무술 고수만 존재하는 게 아니란 말일세.”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순간 눈빛이 빠르게 흔들렸다.설마 이 세상에 자신과 같은 신선 수련자가 또 존재 한단 말인가?생각을 마친 그는 임주란을 똑바로 바라보았고 임주란은 그의 시선을 회피하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다.“아무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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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주란 뒤에 있던 사람들도 따라서 나갔다.정원 문 앞에 도착했을 때 강재만은 문을 잠가 버렸다. 그리고 네 사람을 시켜 강유진이 달아나지 못하게 문 앞을 지키게 했다.그들이 떠난 뒤, 강유진은 진도하가 떠난 자리를 보며 말했다.“도하 씨, 내가 당신을 따라가지 않았다고 해서 나를 너무 탓하지 마요. 난 그저 당신이 다치는 게 싫었어요. 그리고 내 일 때문에 당신이 우리 강씨 가문과 척지는 것도 싫고요. 또 나 때문에 주의력을 분산시키는 것도요. 한 달 뒤면 방천후와 겨뤄야 하잖아요.” 강유진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그때 벽 뒤에 있던 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흠칫 놀랐다. 그는 멀리 가지 않고 담벼락을 넘은 뒤 멈춰 서 있었다. 그는 강유진의 말을 듣고 그제야 그녀가 자신을 따라가지 않겠다고 한 이유를 알았다. 사실 강유진도 그녀만의 걱정이 가득했다.강유진은 정원에 한참을 서 있다가 방으로 돌아가 풀이 죽은 채 소파에 앉아 조용히 있었다.진도하는 벽 옆에 얼마간 서 있다가 강씨 저택을 떠난 뒤 아무 생각 없이 여기저기 돌아다녔다.한순간 그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랐고 끝내 그는 강씨 자택 근처에 머물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부동산 중개소를 찾아 집을 구매했다.보통은 새집에 이렇게 빨리 입주할 수 없다. 하지만 진도하는 돈을 쓰는데 망설임이 없었고 그래서 일은 쉽게 돌아갔다. 바로 그날로 입주가 가능했고 수속절차는 중개사가 알아서 해줄 테니 그가 신경 쓸 필요가 없었다.집을 마련한 뒤 진도하는 약국에 가서 약초들을 구매하고 집으로 돌아갔다.이 집은 한 채의 연립 별장이였다.진도하는 정원에 나가 단로를 세우고 단약을 제조하기 시작했다.최근 한동안 기운 상승 속도가 아주 느려졌고, 설사 자양파 노조가 그에게 999가지 약초를 다 찾아 준다고 해도 그가 백 퍼센트 돌파한다는 보장이 없었다.그래서 그는 이 기회를 빌려 기운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그리고 임주란의 말에서 그는 이 세상에 아마 무술 고수만 있는 게 아닐 거란 사실을 알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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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하가 물었다.“서 선생이... 무슨 일로 저를 찾는 거예요?”“정확히는 몰라요. 아마 당신이 방천후와 겨룬다는 말을 들었나 봐요. 당신을 도와드린다고 고집을 부리네요.”허 선생이 말했다.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의아해서 물었다.“저를 도와준다고요?”“그래요. 서정식이 그렇게 말했어요.”허 선생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했다.“지금 저희 집에 들러붙어 가려고 안 해요. 무조건 당신을 찾아내겠다면서... 저도 어쩔 수 없이 연락드렸어요. 진 선생의 뜻은 어떤지요?”진도하는 그제야 허 선생이 자신에게 연락한 이유를 알았고 웃으며 말했다.“그럼 제 번호를 서 선생한테 알려줘요.” “좋아요, 바로 알려주죠. 저는 진 선생이 꺼리시는 줄 알았어요.”허 선생이 웃으며 말했다.진도하와 전화를 끊은 뒤 허 선생은 진도하의 번호를 바로 서 선생에게 넘겼고 그는 바로 진도하에게 연락을 취했다.진도하가 전화를 받자마자 서 선생이 전화기 너머에서 격양된 목소리로 외쳤다.“진 선생, 저예요!”“알아요. 무슨 일로 저를 찾으시는 거죠?”진도하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서 선생이 말했다.“당신이 방천후와 겨룬다는 말을 듣고 단약을 좀 드리려고요.”말을 마친 서 선생이 진도하가 거절이라도 할까 봐 서둘러 말했다.“상처를 치료하는 단약, 기운을 모으는 단약들이에요. 저번 단약 감별회에서 본 그런 겉만 번지르르한 단약이 아니에요.”그리고 그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비록 진 선생의 단약 제조술이 저보다 뛰어나다는 걸 알고 있지만, 직접 단약을 만들 시간이 없을 것 같아서요... 만약 이 단약들이 필요 없다면 필요한 단약을 말해줘요. 제가 만들어 드리죠. 물론 약초도 제가 준비하고요.”진도하는 서 선생의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하며 말했다.“지금 저더러 당신의 단약 제조를 지켜봐 달라는 얘기 아닌가요?”진도하가 자신의 속마음을 알아채자 서 선생은 얼굴이 달아올랐지만 다행히 전화 통화를 하고 있었기에 서 선생은 어색함을 참으며 말했다.“진 선생,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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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 선생이 가지고 온 이 약초들은 진귀할 뿐만 아니라 마침 진도하가 찾고 있던 많은 약초가 들어있었다.생각을 마친 진도하가 말했다.“서 선생, 이 약초들 제가 전부 가지고 싶어요. 가격을 알려줘요.”서 선생은 화난 척하며 말했다.“진 선생, 저를 너무 우습게 보는 거 아닌가요! 제가 원해서 가져왔지, 무엇을 얻고자 가지고 온 게 아니에요.” “하지만... 이 약초들은 너무 귀중해요.”진도하가 난처한 듯 말했다. 그러자 서 선생은 개의치 않고 말했다. “이것들은 모두 몸 밖의 물건들이니, 당신 곁에서 단약을 만들 수 있다면 이 약초들은 고사하고 제 목숨도 당신께 드릴 수 있어요.”진도하는 그의 말을 듣고 조금 감동하였다. 그는 사실 서 선생이 그의 돈을 받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서 선생에게서 이렇게 많은 약초를 공짜로 받을 수는 없었다. 그도 이 약초들이 어렵게 얻은 것이라는 것을 안다.서 선생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지만 자신은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었다. 아무래도 다른 방식으로 서 선생에게 보상해야 할 것 같았다.서 선생은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진 선생,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말아요. 당신이 지금 해야 할 일은 당신이 필요로 하는 약초를 가져간 다음 저에게 필요로 하는 단약을 말해주시면 제가 제련을 시작하겠습니다.”“한 달 뒤 방천후와의 결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실력을 키워야 해요. 게다가 방천후가 여러 명의 신의를 찾아 그를 위해 단약을 만들고 다음 경지를 돌파하려고 한다고 들었어요.”서 선생이 그렇게 말하는 걸 들으니 진도하도 더 이상 사양하지 않았다.그는 나지막이 말했다. “약초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에요.”이 약초 중 진도하가 필요로 하는 것이 있는 것을 보고 선 선생은 진도하 보다 더 흥분했고 그는 약초 목록을 꺼내 진도하에게 건네며 말했다.“모든 약초의 목록입니다. 보시고 무엇이 필요한지 알려주시면 제가 찾아 드리겠습니다.”진도하는 목록을 받아 훑어보았다.이 목록을 훑어보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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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도하는 서 선생을 돌아보며 말했다.“제가 만들려고 하는 단약을 위해 999종의 약초가 필요해요. 방금 서 선생이 가져온 것까지 합치면 이미 600종을 찾았고 아직 300종이 남았어요.”서 선생은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그는 단약 한알을 만드는데 999종의 약초가 필요하다는 말을 처음 들었고 아마 아주 신비한 효능을 지닌 단약일거로 생각했다.그는 격동되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물었다.“진 선생, 어떤 약초가 부족한지 알려줄래요?”“물론이죠. 안 될 게 뭐 있어요.”진도하가 웃으며 말했다.진도하는 자양파 노조와 전화를 끊은 뒤 고개를 돌려 부족한 약초의 목록을 서 선생에게 적어주었다. 진도하의 기억력은 매우 뛰어났고 바로 전부 써내려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약초 목록을 서 선생에게 건넸다.서 선생은 목록을 받아 든 뒤 대충 훑어보며 말했다.“진 선생, 이 약초들은 제가 방법을 찾아 볼게요.”진도하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방법이 있으신가요?”서 선생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신경 쓰지 마세요. 내일 제가 다 모아 보도록 하죠.”진도하는 침묵했다.그는 그렇게 서두를 필요 없다고 서 선생을 설득하고 싶었지만 서 선생은 휴대전화를 들고 이미 옆으로 가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다음 날, 진도하가 잠에서 깨자마자 정원에서 떠들썩한 소리가 들려왔다.그가 방에서 나가보니 서 선생이 많은 사람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진도하는 이 사람들을 보고 낯이 익다고만 느꼈다.나중에 그는 이 사람들이 단약 감별회에 있던 신의들이라는 것을 떠올렸다.서 선생은 진도하가 깨어나자 곧장 다가가서 말했다.“진 선생, 이 사람들은 모두 제 벗입니다. 당신이 이 약초들이 필요하시단 걸 알고는 밤낮으로 뛰어왔죠.”그 신의들은 앞으로 나서 존경을 담아 말했다.“진 신의를 뵙습니다!”애당초 이들 중 상당수는 진도하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었지만, 그가 현장에서 단약을 제련한 뒤 이들의 의혹은 모두 존경으로 바뀌었다.진도하는 당시 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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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말을 들은 열몇 명의 수련자들은 더욱 두려워졌다.이때 문 밖에서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자 수련자들은 의아한 표정으로 문 쪽을 바라보았다.곧 그들 앞에 나타난 사람들은 다름 아닌 같은 문파의 동료들이었다. 그들의 얼굴에는 놀란 표정이 가득했다.“이...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일흔 명이 넘는 동료들이 입가에 피를 흘리고 창백한 얼굴로 절망적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이었다.“너희 단전이 파괴된 거야?”금세 누군가가 상황을 깨닫고는 두려움에 떨며 물었다.하지만 그 수련자들은 아무 말 없이 진도하와 은소혜를 비켜 지나 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이 광경을 목격한 나머지 수련자들은 커다란 충격을 받았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들은 동료들의 단전이 파괴된 것이 바로 진도하 때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진도하는 숫자를 세기 시작했다.“10!”“9!”“8!”세 개의 숫자가 떨어지자마자 그중 한 명이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가격했다.첫 번째로 나선 사람이 나오자 두 번째, 세 번째로 자진해서 단전을 파괴하는 이들이 연달아 나왔다.결국 열몇 명 모두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그제야 진도하는 만족한 듯 몸을 돌려 문을 나섰고 은소혜도 뒤를 따랐다.두 사람은 독고 청의와 주선우가 기다리고 있던 곳으로 돌아왔다.독고 청의가 물었다.“다 해결된 거죠?”“네, 해결됐어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러자 주선우가 물었다.“그럼 저들을 그냥 이렇게 놔둬도 되는 거예요?”진도하는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그냥 두죠.”비록 그들이 고천혁과 함께 악행을 저질렀지만 이제 그들은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굳이 끝까지 몰아붙일 필요는 없었다. 게다가 때로는 살아 있는 것이 죽는 것보다 더 고통스러울 때도 있으니까.주선우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갑자기 흥분한 듯 진도하에게 말했다.“형님! 고천혁도 죽고 고문파도 거의 전멸했으니 이제 상고성에는 더 이상 문파가 없어졌어요.”“네?”진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30화

    그 한 마디가 마치 천둥소리처럼 크게 울려 퍼졌다.은소혜는 귀를 문지르며 속으로 생각했다.‘도하의 실력이 점점 강해지고 있구나.’문 앞에 있던 독고 청의와 주선우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도 본능적으로 귀를 막았다.진도하의 목소리는 고문파의 본거지에 울려 퍼졌고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들었을 것이다.아니나 다를까 1분도 지나지 않아 십여 명의 수련자들이 장검을 들고 진도하 앞에 분노에 찬 얼굴로 모습을 드러냈다.그들 중 선두에 선 마흔 즈음의 중년 남자가 화난 표정으로 진도하를 노려보며 말했다.“우리 고문파 앞에서 감히 고함을 치다니, 너 죽고 싶어?”그러자 진도하는 무표정하게 대답했다.“고천혁은 이미 죽었어. 너희도 단전을 스스로 파괴하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는 죽음을 맞이하게 될 거야.”그 중년 남자는 갑자기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너희 둘 미쳤어? 여기가 어딘 줄이나 알아? 감히 여기서 그런 허튼 소리를 하다니, 죽고 싶어서 안달이 났구나!”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에 그는 고천혁이 죽었다는 사실도, 다른 수련자들이 이미 단전을 스스로 파괴했다는 사실도 전혀 몰랐다.그는 진도하를 분노에 찬 눈빛으로 바라보며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였다.진도하는 화를 내지 않았고 그저 웃으며 중년 남자에게 물었다.“너희 고문파 사람들은 모두 여기에 있어?”그와 동시에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넓혀 주변을 탐지했다.중년 남자는 대답 대신 화를 내며 소리쳤다.“어서 나가! 안 그러면 우리 세 개 주성의 수장님이 돌아오시면 넌 반드시 죽을 거야!”그는 진도하와 은소혜가 풍기는 강력한 기운을 느끼고 자신이 그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직감했다.그러나 평소 상고성에서 악명을 떨치며 권력을 휘두르던 그는 이들을 딱히 신경 쓰지 않고 세 개 주성의 수장을 언급하며 그들을 위협하고 쫓아내려고 했다.이때 은소혜가 칼을 들고 중년 남자 옆으로 성큼 다가가며 말했다.“네가 말하는 ‘세 개 주성의 수장’이 고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9화

    그때 백발의 노인이 말했다.“길을 안내해드릴까요?”“좋습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였다.이미 고천혁을 제거한 이상 고문파의 나머지 사람들도 빨리 처리해야 했다. 그들을 놓쳐서 도망가게 한다면 더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이런 생각이 들자 진도하는 말했다.“어르신, 젊은 분 한 분만 보내주세요. 어르신께서 굳이 함께 가실 필요는 없습니다.”백발의 노인은 진도하의 뜻을 알아차리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철수야, 네가 발도 빠르고 민첩하니 진 대사님을 안내해드려라.”“알겠습니다!”철수는 사람들 속에서 뛰어나와 신나게 말했다.“진 대사님, 저를 따라오시죠!”“가요!”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고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철수의 팔을 가볍게 잡았다.“철수 씨는 방향만 알려주면 돼요.”“알겠습니다!”철수는 곧장 대답했다.“이 길 끝까지 가서 왼쪽으로 꺾으면 됩니다!”철수가 방향을 알려주자 진도하는 환허보를 발휘해 고문파 본거지로 빠르게 향했다. 가는 동안 철수는 입을 틀어막고 있었고 언제든지 토할 것처럼 보였지만 이를 악물고 참아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 일행도 그 뒤를 따랐다.얼마 지나지 않아 단전을 자진 파괴한 고문파 수련자들이 진도하의 눈에 들어왔다.그들도 진도하를 보자마자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우린 이미 단전을 끊었는데 왜 또 우리를 죽이려는 거야?”그들은 진도하를 두려워하며 물었다.그러자 진도하는 냉담하게 대답했다.“걱정하지 마. 나는 약속은 꼭 지켜.”“그런데 왜...”그들은 여전히 불안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그러나 진도하는 대답하지 않고 철수에게 다시 방향을 물었다. 철수가 또 다른 방향을 가리키자 진도하는 곧바로 그 자리를 떠났다.단전이 파괴된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사라지자 그제야 긴장을 풀고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그들은 서로 눈을 마주쳤고 얼굴에는 씁쓸한 표정만 남아 있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상고성에서 위세를 떨치던 수련자들이 이제는 단전이 파괴된 폐인이 되었으니 당연히 감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8화

    그 수련자는 눈빛이 흔들리며 혼란스러워졌다.진도하는 분노에 차 소리쳤다.“설마 나를 직접 나서게 만들 생각이야?”고문파의 수련자들이 자진하여 단전을 끊고 있을 때 진도하는 자신의 감지력을 모두 풀어놓았다. 혹시라도 누군가가 거짓으로 단전을 끊는 척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지금 진도하 앞에 있는 이 수련자가 바로 그런 경우였다. 그는 자신의 단전을 때리는 시늉만 했을 뿐 실제로는 기운을 모으지 않았고 피를 뱉는 척까지 했다. 그의 단전은 멀쩡했다.그 수련자는 복잡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더니 침을 몇 번 삼키며 눈을 감았다. 이어서 그는 제대로 자신의 단전을 향해 손바닥을 내리쳤다.퍽.이번엔 진짜로 선홍빛의 피가 튀어나왔다.그제야 진도하는 손을 휘저으며 말했다.“꺼져!”그 수련자는 단전이 파괴된 고통을 억지로 참고 비틀거리면서 자리를 떠났다.곧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단전을 스스로 끊고 떠났다. 그제야 진도하는 용음검을 거두었다.그는 뒤돌아 은소혜와 그녀 뒤에 있는 수련자들을 보며 물었다.“우리는 사상자가 있어?”“사상자는 없지만 부상자는 몇 명 있어.”은소혜가 대답했다.조금 전 그들이 고문파의 수련자들과 싸울 때 은소혜는 계속해서 상황을 주시하고 있었고 위험한 상황이 생길 때마다 바로 달려갔기 때문에 다행히 죽은 사람은 없고 몇 명의 부상자만 나왔을 뿐이었다.“그래도 부상 당한 사람들은 이미 치료를 받았어. 지금 다들 몸 상태가 좀 허약할 뿐이지 큰 문제는 없어.”은소혜가 덧붙였다.그러자 진도하는 안도하며 품에서 약병을 꺼냈다.“이 약들은 내가 직접 만든 거예요. 수련에 큰 도움이 될 테니 모두 한 알씩 가져가요.”이들은 진도하의 부탁을 거절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를 도왔기에 진도하는 그들에게 깊은 감사를 느끼고 있었다. 그는 수련자들에게 보답하고 싶어 이 약을 내놓은 것이었다.진도하는 약병을 가장 가까이 있던 수련자에게 건네주었고 그 수련자는 약을 하나 꺼낸 다음 옆 사람에게 다시 약병을 넘겼다.바로 그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7화

    진도하는 말을 마치자마자 다시 한번 용음검을 뽑아들고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향해 검을 겨누었다.검 끝에서 느껴지는 서늘한 살기가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압도했고 이에 모두가 침묵 속에 휩싸였다.‘어떻게 해야 하지?’아무도 쉽게 입을 열지 못했다.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은소혜와 독고 청의를 비롯한 다른 수련자들이 모두 다가와 고문파 수련자들을 포위했다.그들의 숫자는 고문파보다 적었지만 그들의 전의와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했다.그들은 무기를 움켜쥔 채로 고문파의 수련자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응시했으나 말은 하지 않았다. 그들의 의도는 명확했다. 시간이 다 되면 진도하와 함께 일제히 달려들겠다는 것이다.“남은 시간은 50초.”진도하의 냉혹한 목소리가 울렸다.고문파의 수련자들은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 누구도 진도하의 검을 견딜 자신이 없었고 죽고 싶지도 않았다.“내가 단전을 끊으면 정말로 날 살려줄 거야?”갑자기 누군가가 물었다.진도하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대부경 1단계의 수련자였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스스로 단전을 끊는 자는 살려 보낼 거야.”“그 말 꼭 지켜.”그 남자는 그렇게 말한 뒤 손에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향해 내리쳤다.퍽.남자는 입에서 피를 뿜어내며 단전의 파괴로 인한 고통을 억지로 참아냈다. 그는 이를 악물고 진도하를 바라보며 말했다.“이제 난 가도 되는 거지?”“가.”진도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 번째로 단전을 끊은 자는 몸을 돌려 휘청거리며 멀리 걸어갔다. 10미터쯤 걸어간 뒤 누구도 그를 쫓지 않자 그는 단전을 움켜쥐고 빠르게 거리 끝으로 도망쳤다.이 광경을 본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은 진도하가 정말로 그 남자를 놓아주었다는 사실에 더욱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다시 한번 말했다.“남은 시간은 이제 30초.”이 말을 듣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당황했다.퍽.또 한 명의 수련자가 기운을 모아 자신의 단전을 내리쳤다.“푸우...”그는 피를 뱉어내고 몸을 돌려 떠나갔다.진도하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6화

    진도하의 영적 기운이 섞인 외침은 천지를 진동시키는 것 같았다.은소혜와 다른 일행들, 그리고 고문파의 수련자들까지도 순간 멈칫하며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가 어깨에 메고 있는 고천혁을 보자 은소혜 일행은 놀라움과 기쁨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진도하가 또다시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를 처치했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진도하는 대부경 7단계가 아니었지만 그 이상의 실력을 보였다.반면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당황스러워했다.“우리 문주님이 죽었어?”“어떻게 문주님이 저놈을 이기지 못할 수 있어?”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그들은 고천혁이 다른 수련자들과 겨루는 모습을 여러 번 봐왔고 고천혁이 대부경 7단계의 수련자 앞에서조차도 주눅 들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었기 때문이다.상대가 아무리 강하더라도 고천혁이 옥판을 꺼내 들면 그 즉시 상대는 가루가 되어 사라지곤 했다. 그런데 이번엔 고천혁이 실패했다니.그들은 마음이 혼란과 두려움으로 가득 찼고 더 싸워야 할지 망설이기 시작했다.진도하는 고천혁의 시체를 땅에 던지고 고문파 수련자들을 향해 냉정하게 말했다.“고문파의 수련자들, 잘 들어라! 고천혁은 죽었어! 너희가 자진해서 단전을 끊는다면 목숨만은 살려줄게! 그렇지 않으면 너희를 맞이할 건 죽음뿐이니까 각오해!”진도하의 말이 떨어지자 고문파의 수련자들은 모두 침묵에 잠겼다.그들의 얼굴에는 망설임이 드러났다. 단전을 자진해서 끊어야 할지, 아니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할지 갈등에 빠진 것이다.그때 누군가 외쳤다.“우리를 속이려 해도 소용없어! 단전을 끊으면 결국 죽을 운명 아니야?”진도하는 그 말을 한 이를 바라보았다.“음? 대부경 4단계군.”그 대부경 4단계의 남자는 고문파의 다른 수련자들을 향해 돌아서더니 외쳤다.“모두 속지 마요! 죽을 각오로 싸우면 어쩌면 살 수 있는 길이 있을지도 몰라요! 단전을 끊는다는 건 우리 목숨을 칼 위에 올려놓는 거나 다름없어요. 저놈들이 우리를 살려줄지 죽일지는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5화

    쿵.거대한 굉음이 울렸지만 이번에는 피가 튀지 않았다.고천혁은 순간 멍해졌다.그는 속으로 생각했다.‘설마 진도하 몸에 또 무슨 비장의 무기가 있단 말이야?’그는 재빨리 진도하를 향해 시선을 돌렸다.그리고 그 순간 진도하가 크게 외쳤다.“아아아!”이 외침은 매우 고통스럽게 들렸고 천지를 뒤흔들 듯했다. 고천혁은 그 외침에 영혼마저 뽑히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다음 순간 한 줄기 빛이 진도하의 어깨뼈에서 튀어나왔다.퍽.그 빛줄기는 바로 고천혁의 가슴 앞에 닿았다.크게 놀란 고천혁은 생각했다.‘이건 또 뭐야?’그는 서둘러 옥판을 조종해 방어하려 했다.그리고 그제야 공격해 온 것이 뼈 한 조각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곧바로 그 뼈 조각이 옥판과 충돌했다.쾅.두 물체가 부딪히며 엄청난 에너지가 폭발했다.끼익.옥판은 깨졌고 수많은 조각으로 부서져 주변으로 흩어졌다.“젠장!”고천혁은 차가운 숨을 내뱉었다.옥판을 소유한 이후 그는 거의 무적이었는데 귀일경 이하에서는 그와 맞설 자가 없었다.옥판 덕분에 그는 상고성과 다른 두 주성의 문파를 멸망시키고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다.하지만 지금 그의 비장의 무기가 산산조각이 났다니?고천혁은 얼어붙은 채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그의 어두운 눈빛 속에 갑작스럽게 빛이 스쳤다.‘뭐지?’뼈 조각은 옥판을 부순 후 고천혁을 향해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다.눈 깜짝할 사이였다.“오지 마!”고천혁의 얼굴은 공포로 일그러졌다. 그는 급히 몸을 뒤로 뺐지만 그의 속도는 뼈의 속도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쉭.뼈 조각은 고천혁의 호신 영기에 부딪혔다.쾅.고천혁의 호신 영기는 산산조각이 났다.“뭐야?”고천혁의 눈이 커졌다.뼈 조각은 여전히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고천혁의 가슴을 뚫고 지나갔다. 고천혁은 움직임을 멈췄고 얼굴에 당혹감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리고 가슴에는 축구공만 한 구멍이 뚫려 있었다.그는 그 자세를 유지한 채 3초간 서 있다가 결국 땅

  • 수행 비서의 이중 신분   제1024화

    고천혁은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고 있던 옥판을 던졌다.옥판은 빠르게 회전하며 진도하와 고천혁 사이에 자리 잡았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다. 어차피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가 있으니 이 목걸이는 귀일경의 전력을 막아낼 수 있었다.그러니 옥판의 힘도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고 믿었다. 그것이 진도하가 가진 자신감이었다.진도하는 마음을 굳혔다. 만약 옥판의 공격을 막지 못한다면 바로 스승님이 준 비취색 목걸이를 꺼낼 생각이었다.하지만 그 순간 옥판에서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슝.옥판에서 수많은 빛줄기가 쏟아져 나왔고 곧이어 검기와 영기가 진도하를 완전히 뒤덮었다.진도하는 반응할 틈도 없이 공격을 당했다.따다다다.그 빛줄기들이 빗방울처럼 진도하의 몸을 강타했고 그의 몸에서 피가 뿜어져 나왔다.고천혁은 잔인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이건 네가 자초한 일이야!”옥판은 여전히 회전 중이었고 진도하의 호신 영기는 이미 산산조각이 났다. 그의 몸에는 상처가 끊임없이 늘어났다.진도하는 저항하고 싶었지만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상처가 늘어날 뿐만 아니라 죽음의 기운이 그의 온몸을 감싸고 있었다.진도하는 자신의 수명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음을 느꼈다. 피가 다 흘러나가기도 전에 그의 수명은 모두 사라질 듯했다.“아아아!”진도하는 크게 소리치며 억지로 체내의 영기를 끌어모았다.다시 한번 호신 영기를 형성했지만 머릿속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해야 할지 방법을 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고민했다.그러나 죽음의 기운에 압도당해 비취색 목걸이조차 꺼낼 수 없었다.이것이 옥판의 무서움인가? 고천혁이 3대 주성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던 건가?수많은 수련자들이 그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그 순간 호신 영기는 다시 산산조각이 났다.끝없이 쏟아지는 빛줄기들이 진도하를 향해 끊임없이 날아왔다.푹. 푹. 푹.진도하의 몸은 점점 더 많은 상처로 가득 찼고 그의 영기도 계속 소모되었다.결국 진도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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