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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80화 굴욕

유준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하영 앞으로 걸어갔다.

“가자, 내가 데려다줄게.”

“정유준, 왜 나한테 이런 굴욕을 주는 거예요? 대체 무슨 자격으로?”

하영의 목소리는 유난히 차가웠다.

유준은 얇은 입술을 오므렸다.

“그런 뜻 없었어. 난 네가 그런 병에 걸릴까 두려워서 그래.”

“날 병원에 데려왔다는 것은 바로 나와 정주원 사이에 무슨 일 생겼다고 묵인한 거 아닌가요?”

하영은 차갑게 웃었다.

만약 의사가 그녀에게 무슨 검사를 하는 것인지 알려주지 않았다면 그녀는 아무것도 몰랐을 것이다.

만약 의사가 그녀에게 정주원이 에이즈에 걸렸다고 말하지 않았다면, 그녀는 자신이 왜 이런 오해를 받았는지조차 몰랐다!

‘이 남자 눈에 난 아무나 하고 잘 수 있는 그런 여자로 보이나 보지?!’

‘내가 그렇게 더러워? 그렇게 비천하냐고?!’

하영의 점차 떨리는 몸을 보며 유준은 심장이 쥐어뜯긴 듯 아팠다.

“난 그런 생각 해 본 적이 없어!”

하영은 문득 고개를 들더니 유준을 매섭게 쳐다보았다.

“그걸 나보고 믿으라고요?!”

“내가 어떻게 설명하면 되는데?”

“설명?”

하영은 크게 웃었다.

“아직도 그깟 설명이 쓸모 있다고 생각해요?!

정주원 그 사람은 자신이 에이즈에 걸렸다는 거 알고 있나요? 모른다면 당신은 또 뭐가 두려운 거죠? 설마 나에게 불리한 짓 할까 봐 두려운 거예요? 내가 마시는 것에 그의 피라도 탈까 봐?!!!”

유준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강하영, 진정 좀 해!”

“나보고 어떻게 진정하란 거예요?! 말해봐요!”

하영은 눈물을 흘렸다.

“당신은 진정했나요?! 나한테 물어봤어요? 내 말을 들어봤냐고요?!”

유준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럼 나더러 어떻게 진정하라고? 네 몸에 약간의 상처라도 있으면, 또 우연히 정주영의 피와 접촉한 적이 있다면 일정한 위험이 있을 텐데! 강하영! 나도 무서워! 난 네가 이런 치유할 수 없는 병에 걸리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볼 수 없다고!!”

“정말 어이가 없네요!!”

하영은 실망을 느끼며 유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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