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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8화 의심병

인나가 더 얘기하고 싶어 하지 않자, 하영도 더 묻지 않았다.

“하영아…….”

“응?”

“난 네가 너무 부러워.”

인나의 탄식에 하영은 눈을 뜨고 인나를 바라보며 물었다.

“뭐가 부러운데?”

“정유준이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눈에 보이니까.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의 눈빛은 숨길 수가 없거든.”

인나는 하영이 대답하기 어려운 화제를 다시 꺼냈다.

“그나저나.”

“왜?”

“설날 전날에 말이야. 너랑 정유준이 위층에 한참이나 있었는데, 진석 씨는 전혀 속상해 보이지 않더라.”

하영은 다시 천장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쩌면 이제 단념했겠지.”

“아니.”

인나는 고개를 저으며 말을 이었다.

“6년이나 너한테 좋아하는 마음을 품고 곁을 지켰는데,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아무리 단념했다고 해도 적어도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을 거야. 그런데 진석 씨 표정은 시종일관 차분했거든.”

“진석 씨 마음을 헤아려 본 적은 없지만, 나는 늘 미안한 마음뿐이야.”

“그건 진석 씨 본인이 원해서 한 일이잖아. 너는 분명 계속 거절 의사를 밝혔고.”

“아니.”

하영은 숨을 돌리고 다시 입을 열었다.

“지난해에 내가 양다인 일을 마무리 지으면 진석 씨와의 관계를 진지하게 생가해 보겠다고 얘기한 적이 있거든.”

“뭐?”

인나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고개를 돌렸다.

“너 진석 씨한테 좋아하는 마음이 안 생긴다며.”

“나도 내가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때 그렇게 얘기했던 건, 결혼하기 좋은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야.”

“뜻대로 되지 않는 건 언제나 하늘의 뜻이지. 그렇다고 부진석을 위해 남은 인생을 걸 수는 없잖아.”

“그냥 너무 미안해서 그래.”

“만약 너를 좋아하는 게 아니라면?”

인나가 물었다.

“부진석의 눈빛은 전혀 속상해 보이지 않았어.”

“그렇다면 참 다행이고.”

인나는 잠시 망설이다가 갑자기 몸을 돌리더니 하영을 향해 물었다.

“하영아, 너 혹시 그거 발견했어?”

“뭐?”

“진석 씨는 분명한 감정을 드러낸 적이 없다는 거!”

인나는 마치 놀라운 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충격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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