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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62화 자존심 때문에 그래?

유준의 말을 들은 하영은 어떤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그녀는 시선을 거두더니 사색에 잠겼다.

‘난 도대체 마음의 준비를 다 한 것일까?’

이때, 갑자기 찬바람이 불어오더니 장미꽃은 춤을 추며 은은한 향기를 풍겼다. 하영의 복잡한 마음도 따라서 점차 가라앉았다.

하영은 눈을 들어 산기슭의 등불을 바라보았다. 그녀도 자신을 밝혀줄 등불이 필요했다.

순간, 그녀의 마음은 갑자기 평온해졌다.

하영은 유준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 감정을 위해 그녀는 다시 한번 대담하게 유준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하영은 눈을 들어 조용히 유준을 바라보았다.

“나…….”

“하영아!”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인나의 목소리가 그녀의 말을 끊었다.

하영은 힘겹게 용기를 냈는데, 인나 때문에 또다시 자신의 마음을 숨겼다.

그녀는 씁쓸하게 웃으며 인나를 쳐다보았다.

“왜 그래?”

“현욱 씨가 따뜻한 음료 준비하고 있는데, 몸 좀 녹일 겸 같이 마시지 않을래?”

인나는 쥐도 새도 모르게 가방 하나를 꺼내 뒤지기 시작했다.

하영도 좀 춥다고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현욱이 말했다.

“넌 앉아 있어, 내가 하면 되니까.”

말이 끝나자 현욱은 컵을 꺼내 그들을 위해 따뜻한 차 한 잔씩 따라줬다.

4인분으로 나눈 후, 현욱은 인나를 데리고 하영과 유준 곁에 앉더니 손을 들었다.

“자, 우리 이 차로 술을 대신하여 건배하자고. 앞으로 매일매일 이런 아름답고 평온한 생활을 즐겼으면 좋겠군!”

네 사람은 컵을 들고 잔을 부딪쳤다.

차를 한 모금 마신 후, 추위가 많이 사라지더니 하영은 몸이 많이 편안해졌다.

인나는 찻잔을 들고 불빛으로 반짝이는 도시를 바라보며 감탄했다.

“매일 이런 즐거운 나날을 보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영은 웃으며 말했다.

“그러게, 매일 이러면 얼마나 좋을까.”

평생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다툼도 싸움도 없이 머리에 하얀 서리가 내려앉을 때까지 사랑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때의 하영은 그 이후로 오랫동안 이런 조용한 밤을 감상할 수 없을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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