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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7화 좋아할 수 있겠어?

하영은 천천히 몸을 돌리고 왼손으로 눈을 가렸다.

“우리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

인나는 턱을 받치고 얘기했다.

“도리로 따지면 정유준이 다시는 양다인과 접촉하지 않는 게 맞아. 양다인이 희민이한테 그런 짓까지 했는데 어떻게 참을 수 있겠어?”

“만약 감정이 남아있다면?”

하영이 비웃었다.

“그건 더욱 말이 안 되지!”

인나가 분석하듯 얘기했다.

“생각해 봐, 만약 진석 씨가 네 자식을 학대했다면 좋아할 수 있겠어? 그리고 만약 진석 씨가 정유준의 모든 신분을 훔쳤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 좋아할 수 있어?”

“아니.”

하영은 고민도 해보지 않고 대답했다.

“그럼 됐잖아.”

하영은 팔을 내리고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럼 정유준과 양다인은 지금 무슨 상황인데?”

“맞아!”

인나가 이해할 수 없는 눈빛으로 하영을 바라보며 물었다.

“어떤 상황인지 왜 직접 묻지 않는 건데?”

“그 사람과 양다인에 대한 일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

하영은 상처를 받은 트라우마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인나는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라 그저 말을 바꿀 수밖에 없었다.

“언제쯤 병원 이전할 거야?”

하영은 그제야 퍼뜩 정신을 차렸다.

“의사한테 물어봐 줄래? 될 수만 있다면 오늘 바로 돌아가고 싶어.”

인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래. 지금 가서 물어볼고, 될 수 있으면 바로 수속 밟을게.”

30분 후.

병실로 돌아온 인나는 하영에게 김제에 있는 병원에 먼저 연락해야 이전 수속을 밟을 수 있다고 전했고, 하영은 별말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오후가 되자 인나는 다른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놀다가 그대로 잠들어 버렸고, 하영도 잠시 눈을 붙이려 할 때, 베개 밑에 있던 휴대폰이 두 번 진동했다.

휴대폰을 꺼내 화면에 뜬 이름을 확인하던 하영이 눈을 찡그리며 대화창을 열자 주원의 문자가 눈에 들어왔다.

[지금쯤이면 정신을 차렸을 것 같아 문자 보냅니다. 이번 자선활동 정말 쉽지 않네요.]

하영은 주원이 그녀의 말을 기다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기에 답장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주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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