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73화 매일 오셨습니다

진석이 소리내 웃었다.

“나는 전혀 불만 없지. 자기감정에 책임을 지는 것이야말로 제일 기본이잖아.”

하영은 진석이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이 말을 꺼내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

“기분 나쁘지 않아?”

“나쁘지.”

진석은 담담하게 앞을 보며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는 감정적인 면에선 누구한테 강요하는 걸 좋아하지 않거든.”

“진석 씨는 속도 참 편하네.”

“네 말투에서 왠지 나한테 서운해하는 것 같은데?”

진석이 가볍게 농담을 던지자, 하영은 이마를 짚었다.

“놀리지 마. 나 진지하단 말이야. 지금까지도 정유준에 대한 마음을 내려놓는 법을 모르겠다고…….”

“감정은 쌍방 통행이야. 만약 그 남자가 정말 최악이었다면 진작에 포기했겠지. 그런데 네가 돌아와서도 내려놓지 못하는 걸 보면, 분명 네가 감동할 만한 행동을 했을 거야.”

“…….”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진석과 이런 얘기를 터놓고 나니 하영의 짜증스러운 기분도 훨씬 홀가분해졌다. 어찌 보면 진석과 만남을 가질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5시 30분.

학교 정문에 도착해서 진석은 차에서 내려 아이들을 데리러 갔다.

그리고 아이들을 데리고 차에 돌아왔을 때, 하영은 분위기가 달라진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두 녀석은 비록 여전히 진석과 얘기를 나누고 있긴 하지만, 이상하게 예전처럼 사이가 좋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진석의 표정은 여전히 평소처럼 담담했고, 세희가 보조석에 앉아있는 하영을 발견하고 깜짝 놀라더니 이내 하영을 보고 외쳤다.

“엄마! 언제 돌아왔어요?”

막 차에 오른 세준도 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렸다.

“엄마, 이제 퇴원해도 돼요?”

하영은 고개를 끄덕이며 웃었다.

“그래, 너희들이랑 오래 떨어져 있고 싶지는 않거든.”

세희는 환호성을 질렀다.

“정말 잘됐네요. 엄마, 저 저녁에 엄마랑 같이 잘래요…….”

말을 하다말고 세희는 멈칫하더니 조심스럽게 진석을 힐끔 쳐다봤고, 하영은 그 모습을 포착하고 시선을 따라 진석을 쳐다보았다.

하지만 더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