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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1화 저는 명령에 따를 뿐이에요!

현욱을 호텔로 데려다준 뒤 유준은 다시 병원으로 향했지만, 하영이 잠든 것을 보고 괜히 방해가 될까 봐 병실로 들어가지 않았다.

다음 날.

인나와 예준은 아침 일찍 병원에 와서 하영을 위해 병원 이전 수속을 밟았고, 9시쯤 수속을 마쳤다.

인나는 하영의 짐을 챙겨주며 얘기했다.

“네가 갖고 온 짐이 많지 않아서 거의 다 된 것 같아.”

멍하니 의자에 앉아 있는 하영은 인나의 말을 듣지 못했고, 예준이 못 말린다는 표정으로 그녀를 불렀다.

“하영아,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하영은 그제야 제정신을 차리고 답했다.

“아니야. 짐 정리는 다 됐어? 오빠, 삼촌이랑 외숙모는?”

“밖이 너무 추워서 차에서 기다리라고 했어.”

예준은 새로 산 패딩을 하영의 몸에 걸쳐주고, 또 모자와 목도리를 꺼내 하영에게 둘러서 꽁꽁 싸맨 덕분에 곰돌이가 되어버렸다.

하지만 하영의 마음은 다른 사람도 한눈에 눈치챌 수 있을 정도로 여기에 있지 않았다.

인나는 어이없는 눈빛을 던지며 입을 열었다.

“너 혹시 정유준 기다려? 차라리 문자를 해보지 그래?”

하영은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기계적인 동작으로 유준에게 오늘 병원을 옮긴다는 문자를 보냈다.

별다른 뜻은 없었다. 그래도 며칠 동안 간호를 해줬는데, 아무 말도 없이 떠날 수는 없었으니까. 아무리 싸우고 화를 냈다 해도 얘기는 해주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

예준과 인나가 서로를 쳐다보더니 인나가 중얼거렸다.

“정유준이 며칠을 여기 있더니, 하영의 혼마저 데리고 간 모양이네.”

예준은 오히려 웃으며 얘기했다.

“둘이 정말 화해한다면 나도 막을 수는 없지.”

“예준 오빠, 하영이 지금 화가 머리끝까지 나 있단 말이에요.”

인나의 말에 예준이 약간 놀란 표정을 지었다.

“왜? 무슨 일 있어?”

“누가 하영의 심기를 건드릴 수 있겠어요?”

인나가 입을 삐죽하며 말을 이었다.

“양다인밖에 더 있어요?”

예준의 얼굴이 약간 어두워졌다.

‘정유준과 양다인이 다시 만난다고?’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정유준에게 다시는 하영에게 상처 주지 말라고 확실히 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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