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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설명해 줘요

허시원은 허리를 굽혀 절을 한 뒤 하영을 바라보았다.

“강하영 씨, 대표님은 그런 분이 아닙니다. 대표님 곁에 3년 동안 있으면서 그런 비열한 수단을 쓰는 것을 본 적 있으십니까? 대표님께서 그 의료 팀을 모셔오느라 꽤 많은 인력과 자금을 들였습니다. 오늘은 하영 씨가 너무 심한 것 같네요.”

말을 마친 시원이 자리를 떠나고, 하영은 무덤 앞에서 침묵을 지켰다.

‘내가 너무 했다고?’

하영도 어쩌면 유준이 정말 아주머니를 구하려고 진심으로 애쓰고 있었다고 생각하고 싶었다.

하지만 결국 아주머니는 유준이 청해온 의료 팀의 수술에 의해 세상을 떠났다.

심지어 맹세의 말조차 한마디 못 하는데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는가?

한참을 그곳에 서있던 하영은 양운희의 무덤으로 향했다.

무덤 앞에 도착한 하영은 미리 준비한 꽃다발을 앞에 놓고, 티슈를 꺼내 비석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엄마, 저 왔어요.”

하영은 힘없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제가 보러 오지 않았다고 탓하지 않아요?”

“해외에서 그동안 이름도 바꾸고 5년 동안 숨어 살았거든요. 이제는 나름 어느 정도 성공한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 돌아왔어요. 엄마가 하늘에서 저를 지켜준 덕분에 제 사업이 이렇게 잘 되고 있는 거겠죠? 엄마, 엄마한테 손주들도 셋이나 있는데 다들 얼마나 귀여운지 몰라요. 다음에 올 때 같이 와서 보여드릴게요.”

하영은 말하면서 양운희의 따뜻한 미소가 담긴 영정 사진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코끝이 찡해나면서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러내렸다.

“엄마, 찾아 올 용기가 없었던 저를 용서해 주세요. 아직 원수에게 복수를 하지 못해서 엄마 보러 올 용기가 없었으니 용서해 주세요.”

차 안.

돌아가는 길에 유준의 얼굴은 그 어느 때보다 어두웠다.

차창밖으로 지나쳐 가는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던 유준의 가슴이 거의 질식할 정도로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대표님.”

허시원이 불안한 듯 입을 열어 위로를 건넸다.

“사실 강하영 씨도 지금 속상한 마음에 안 좋은 얘기를 했을 거예요.”

유준은 눈을 들어 시원을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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