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7화 다시는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

캐리도 자리를 떠나고 싶지 않았다.

“저 쓰레기 같은 인간이 너 괴롭히면 어쩌려고?”

하영은 사람들을 둘러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 무덤인데 그럴 일 없어. 오빠, 진석 씨, 저기 주례사 분 모셔다 드려.”

사람들은 하영의 단호한 태도에 더 얘기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고 다른 길로 떠났다.

그리고 사람들이 떠나자마자 유준이 무덤 앞으로 다가왔다.

하영은 서늘한 눈빛으로 유준을 바라보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손을 들어 그의 뺨을 때렸다.

뺨을 내려치는 소리에 깜짝 놀란 허시원이 눈을 휘둥그레 떴다.

“강하영 씨!”

“당신이 무슨 자격으로 여기 나타나요?”

하영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꾹 참으며 물었다.

어둡게 가라앉은 얼굴로 고개를 돌린 유준의 서늘한 눈빛도 하영의 분노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네가 지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해?”

유준의 목소리는 무서울 정도로 차가웠다.

“무슨 짓이라뇨?”

하영은 유준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오히려 제가 묻고 싶은 말이에요. 대체 무슨 짓을 한 거죠?”

하영의 말에 유준의 이마에 핏줄마저 드러났다.

“무슨 말인지 똑바로 얘기해!”

하영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당신이 나한테 의사를 보내서 수술 동의서를 받으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수술 결과는요? 결국 아주머니가 돌아가셨잖아요!”

유준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운이 더욱 서늘해졌다.

“수술 중에 일어난 예기치 못한 사고를 내가 어떻게 막아? 나는 아주머니를 위해서 최고의 의료 팀을 꾸렸는데 그건 보이지 않아?”

“그런 거창한 말은 듣고 싶지 않아요! 정유준 씨는 그저 나한테 복수하려는 거잖아요!”

“내가 너한테 복수하기로 마음먹었다면, 네가 지금 이렇게 무사히 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해?”

“정유준이라는 사람은 항상 남의 상처를 이용한다는 거 누가 몰라요?”

하영은 유준을 차갑게 비웃었다.

“이제 드디어 뜻대로 했네요. 내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쁘죠? 내가 기댈 곳하나 없는 것을 보니 아주 즐거워 죽겠죠?”

“네 눈엔 내가 그렇게 비열한 인간으로 보여?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